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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900㎞ 사드 레이더망 ‘남하’…중국 반발 잠재울 다목적 카드

중앙일보 2016.07.12 02:24 종합 3면 지면보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배치할 후보지 발표가 임박했다. 한민구 국방장관도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에서 “가용 부지에 대한 의견 정리가 끝났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군을 발표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사드를 중부 이남에 배치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마련된 것 같다. 사거리 등을 감안하면 서울 등 수도권이 사드 방어권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다. 이런 결정에는 중대한 군사적·국제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다.

남쪽에 사드 X-밴드 레이더 두면
산둥반도 끝, 북·중접경 정도 탐지
수도권은 북 방사포가 더 위협적
한·미 전투기·다연장포로 대응

①북, 서울 북방에 방사포 집중배치=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휴전선과 불과 40㎞ 떨어져 있을 만큼 가깝다. 그래서 탄도미사일보다는 방사포로 인한 위협이 더 크다. 구경 240㎜ 방사포와 175㎜ 자주포 등 북한의 장사정포는 사거리가 50∼60㎞여서 수도권이 사정권이다. 북한은 장사정포 1000여 문 가운데 300여 문을 서울 북방에 집중 배치하고 있고 유사시 시간당 수만 발을 수도권에 쏟아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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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수만 발의 장사정포에 비하면 탄도미사일은 상대적으로 위협의 크기가 작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500∼600발의 스커드 미사일을 수도권의 민간 지역에 대량 발사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민간인을 공격 타깃으로 삼는 건 공격 초기 심리적으로는 공포감을 심어줄 수 있지만 군사적으로는 큰 실익이 없다. 더구나 사거리를 감안할 때 서울을 목표로 삼는 북한 스커드 B미사일은 명중 오차가 1㎞나 돼 실제 타격 효과도 떨어진다. 사드를 수도권에 배치할 필요성은 그만큼 떨어진다.

그래서 군 당국은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비해 한·미 연합으로 다양한 대응작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공군 전투기와 한·미 군의 다연장포·미사일 등으로 북한의 장사정포를 수일 내에 제거한다는 게 목표다.

②수도권은 사드 대신 PAC-3=사드가 중부지역 또는 그 이남에 배치되면 서울은 사드의 방어 범위를 벗어나거나 사드 방어권 끝부분에 위치할 가능성이 크다. 대전권 이남에만 배치돼도 서울과는 150∼200㎞ 이상 떨어져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정도 거리에서는 사드가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북한이 발사한 스커드 B는 서울 북방에서 4~5분 내에 도달하는데 고도가 20~6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지 참조). 이럴 경우 서울 남쪽 150㎞ 떨어진 지역에서 사드를 발사하면 요격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스커드 B의 고도가 사드의 요격 고도보다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북한이 너무 가까운 곳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시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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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패트리엇이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군은 판단하고 있다. 패트리엇은 요격 고도가 15~20㎞여서 서울 북쪽에서 날아오는 스커드 미사일을 곧바로 요격할 수 있다. 스커드 미사일의 속도나 고도로 볼 때 가까운 데서 요격하기에 편리한 점이 있다는 게 일반적이다. 탄도미사일 1발을 상대로 패트리엇 미사일을 연속 2발 발사하면 대부분 요격해 파괴할 수 있다. 군 당국은 현재 우리 군이 보유 중인 구형 패트리엇(PAC-2)을 보완할 계획이다. PAC-2에 비해 요격 성공률이 훨씬 높은 PAC-3를 2018년까지 도입해 교체하는 게 계획의 일환이다. PAC-3는 수도권에 집중 배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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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외교적 카드로도 활용 가능=사드를 중부 이남에 배치할 경우 중국의 반발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가외의 이점도 있다. 한·미의 사드 배치 발표에 대해 중국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의 일부 관영매체는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되면 “한국이 (중국의) 타격 대상”이라는 과격한 보도까지 내놨다. 사드를 후방에 배치하면 이런 중국의 반발이 무색해질 수 있다. 사드 체계와 관련해 중국이 우려하는 건 X-밴드 레이더(AN/TPY-2)다. 중국은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면 사드의 레이더가 중국을 감시한다고 주장한다. 사드 미사일 포대와 함께 배치되는 사격통제용 레이더(탐지거리 600~900㎞)가 중국 산둥반도와 만주 지역 깊숙한 곳까지 탐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드를 남쪽에 배치하면 레이더파는 산둥반도 끝자락이나 북·중 국경지역 일부까지만 닿는다. 중국이 사드 레이더를 두고 왈가왈부할 명분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석 군사안보전문기자 kim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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