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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했지만 당 대표 경쟁은 결국 ‘최경환 vs 김무성’

중앙일보 2016.07.12 02:07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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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옥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오른쪽)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전당대회와 관련해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당의 혁신과 통합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국민이 꿈꾸는 희망 드라마를 준비해 가자”고 말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이번 당권 경쟁은 불출마한 최경환·김무성이 가른다.”

친박 주자로 서청원 미는 최경환
경북 의원들과 만찬 등 보폭 넓혀
측근 “당·청 위해 일할 사람 도울 것”
총선 참패 뒤 잠행 중인 김무성
14일 지지자 모임 뒤 활동 나설 듯
“비박 단일후보 나오면 조직 총동원”

11일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8·9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을 이렇게 전망했다.

친박·비박 후보가 난립하면서 ‘계파 후보’ 단일화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최경환(친박)·김무성(비박) 의원의 막후 영향력이 승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한 선거로 묶어 1위 득표자가 대표를, 2~5위 득표자가 최고위원을 맡았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뽑는다. 당권 경쟁에서 1위만 당 대표가 되고 나머지는 모두 당직에서 ‘아웃’된다는 뜻이다. 계파 간 단일 주자를 만들어내는 게 당 대표 승리의 선결 조건이 됐다. 당의 한 당직자는 “양 계파의 최대주주인 ‘최경환(친박)·김무성(비박)’의 계파 교통정리 역할이 정말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최 의원 측은 11일 “현재 친박 후보군(이주영·이정현·한선교 등) 중에 최 의원이 ‘이 사람이다’고 딱히 지지할 만한 인사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불출마 선언 직전 서청원 의원에게 “나서달라”고 하는 등 사실상 서 의원으로 친박 후보가 단일화되길 바라고 있다. 친박 핵심 관계자는 “두 분(최·서)이 이번에 친박의 당권 확보를 위해 전략적 동지 관계를 형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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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左), 김무성(右)

불출마 선언(6일) 직후 최 의원의 눈에 띄는 행보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경북 의원 12명(부부 동반)과의 만찬 자리(6일)에선 당 대표 경선의 ‘컷오프 도입’을 주장했다. 최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당과 청와대가 혼연일치가 돼 일해줄 수 있는 (친박) 인사가 있다면 최 의원이 어떤 식으로든 주변에 얘기를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비박 대주주인 김 의원은 최 의원보다 적극적으로 비박 후보군을 도우려고 한다.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잠행 중인 김 의원은 오는 14일 당 대표 2주년 기념식을 기해 서서히 발언 기회를 잡아나갈 계획이다. 김 의원 측은 “14일 행사엔 1000여 명의 지지자가 모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비박 단일 후보가 나오면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한다.

김 의원은 최근 “비박 단일 후보가 나오면 조직까지 다 동원해 정당 민주주의 완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 측근이 말했다. 친박계에게 당 대표를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나경원 의원의 등판 여부를 포함해 비박 후보군(김용태·정병국 등)의 단일화 시점이 김 의원의 주요 관심사다.

◆쓴소리 쏟아낸 원외위원장들=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 전체회의에서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비박계 김효재 서울 성북을 조직위원장은 “청와대는 당원과 보수진영,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야 해야 한다”며 “‘진박 마케팅’으로 국민 마음을 후벼 판 인사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친박계 이성헌 원외위원장협의회 위원장도 “국민과 당보다 자기 욕심을 챙기려는 정치권력 투쟁이 참혹한 총선 실패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날 원외위원장 7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선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공천 절차 및 과정의 문제’(20.56%)를 가장 많이 꼽았다.

글=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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