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선숙·김수민 영장 기각…급제동 걸린 검찰 수사

중앙일보 2016.07.12 02:00 종합 12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국민의당 박선숙(왼쪽)·김수민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이날 법원은 4·13 총선 때 선거 홍보비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두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사진 김현동 기자]

4·13 총선 때 선거 홍보비 리베이트(계약 사례금)를 받은 혐의로 국민의당 박선숙(56·비례대표 5번)·김수민(30·비례대표 7번) 의원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다. 두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서울서부지법 조미옥 영장전담판사는 “김 의원의 경우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으며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대해서도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법원 “도주 우려 없고 방어권 필요”
“검찰, 무리한 수사” 비난 일 듯
구속된 왕주현과 대질신문 차질
박지원 “법원 결정은 사필귀정”

박 의원은 지난 3~5월 당 회계책임자로 왕주현(52·구속) 전 사무부총장과 공모해 선거공보 인쇄업체 비컴과 광고대행사 세미콜론에 리베이트로 총 2억1620만원을 받아 김 의원이 속한 당 홍보TF에 지급한 혐의(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4월 리베이트로 지급한 금액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전 청구해 1억여원을 받고 이를 은폐하고자 비컴과 허위 계약서를 작성한 혐의(사기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도 받고 있다.

김 의원에게는 비례대표 후보가 되기 전 자신이 대표로 있던 브랜드호텔에 특별팀을 구성해 선거 홍보의 대가로 업체와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1억여원의 사례금을 받은 혐의가 있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날 김 의원과 박 의원은 한 시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했다. 검은색 반팔 티와 녹색 바지 차림의 김 의원이 낮 12시50분쯤 먼저 법원 청사에 도착했다. 김 의원은 “법정에서 모든 사실을 상세히 소명하겠다”고 밝힌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고 10분 뒤 심사가 시작됐다. 박 의원은 오후 2시쯤 베이지색 정장 차림으로 나왔다. 그는 “사법적 절차를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하고는 법정으로 향했다.

두 사람에 대한 심사는 각각 1시간30분, 2시간가량 진행됐다. 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의원과 박 의원은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리베이트 수수에 관여한 적이 없다’(박선숙), ‘업체와 계약한 데는 당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김수민)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두 사람 다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김 의원의 핵심 측근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광고 만들던 사람을 정치판이 스카우트해 데리고 가더니, 이제 알지도 못하던 법명을 (검찰과 선관위가) 들고 한 사람을 전과자로 만들려 한다”며 검찰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측근은 또 “검찰이라는 데가 카카오톡 내용이나 통신기록 등 사건 관련 자료들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해 나가는 곳인 줄 알았는데 가보니 이미 판은 다 짜여 있었고 거기에 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었다”며 “이제 믿을 건 법원의 판단뿐이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법원의 기각 결정이 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사필귀정이다.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고 입장을 밝혔고 박 의원 또한 “앞으로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위기에 몰렸던 국민의당은 한숨 돌리게 됐다. 앞으로 ‘검찰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됐다’는 역공 또한 가능해졌다.

반면 지난달 9일 선관위 고발로 시작해 한 달여간 이어져 온 검찰 수사는 벽에 부딪혔다. 검찰은 지난달 말 구속된 왕 전 부총장을 16일까지 기소해야 한다. 두 의원이 구속될 경우 이미 구속된 왕 전 부총장과 삼자 대질신문 등 보강 수사를 계획했던 검찰 수사는 차질을 빚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 재청구 여부는 기각 사유에 대한 분석과 검토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글=홍상지·김유빈 기자 hongsam@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