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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선거운동 혐의…김병원 농협회장 기소

중앙일보 2016.07.12 01:57 종합 1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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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63·사진) 농협중앙회장이 11일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시효(6개월)가 딱 하루 남은 상태였다. 회장 선출제가 농협에 도입된 1988년 이후 취임한 모든 농협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 관련자 12명도 재판에 넘겨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지난 1월 농협 회장 선거에서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한 후보와 공모해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위탁선거 관련 법률 위반)로 김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1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수사의뢰를 받아 압수수색 6차례, 관련자 200여 명을 조사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검찰은 또 김 회장의 선거 부정에 연루된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가운데 김 회장과 담합한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출신의 최덕규(66) 후보 등 3명을 구속했다. 사건에 연루된 김 회장 측 인사 2명은 잠적해 기소중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 측은 지난해 12월 최 후보 측과 1차 투표에서 3위가 된 쪽이 2위를 돕자는 약속을 했다. 1차 투표에서 김 회장이 2위로 결선에 올랐다. 상대는 농협 감사위원장을 지낸 이성희(67) 후보였다. 최 후보는 약속대로 김 회장을 돕기 시작했다. 최 후보 측은 결선 투표 당일인 지난 1월 12일 ‘김병원을 찍어 달라. 최덕규 올림’이란 문자를 대의원 107명에게 보냈다. 이 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이 들통나지 않도록 외국인 명의의 대포폰을 사용했다. 이들은 선거 당일에도 함께 김 회장 지지를 호소했다. 결국 1차 투표에서 1위였던 이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 떨어지고 김 회장이 당선됐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뒷돈이 오가거나 선거 뒤 대가 제공을 약속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

검찰은 김 회장의 불법 사전 선거운동도 확인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5월부터 대의원 105명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올해 1월까지 언론 기고문과 여론조사 결과를 다룬 기사 등을 문자로 전송하며 자신이 회장으로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농협은 61년에 탄생했다. 회장은 정부에서 임명했다. 88년 민주화 바람 속에서 선출제로 바뀌었다.

오이석·송승환 기자 oh.i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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