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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어찌하오리까…고민 깊은 LG전자

중앙일보 2016.07.12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8일 발표된 LG전자의 2분기 실적 잠정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수준이었다. 매출(14조17억원)도 양호했지만 영업이익(5846억원)이 1년 사이 139%나 늘었다. 프리미엄 가전 제품군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날 회사 내부 분위기는 마냥 밝지 않았다.스마트폰을 만드는 MC 사업부의 분기 손실이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1분기(-2022억원)보다는 손실 폭을 줄였지만, 5분기 연속 적자의 늪을 탈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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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LG전자·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잘 나가는 LG전자의 가장 큰 고민은 MC 사업부다. 4월 출시된 이 회사의 전략폰 G5의 판매가 신통치 않은데다 생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적자가 쌓였다. 실적이 크게 나아질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게 더 문제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성이 주춤한데다 중국 기업과의 가격 경쟁은 갈수록 격화된다.

2분기 이익 1년새 139% 늘었지만
스마트폰 부문은 5분기 연속 적자
힘 쏟은 G5, 초기 불량 많아 고전
IoT 사업 맞물려 접을 수도 없어

G5는 2분기에 220만 대 정도 팔린 걸로 업계는 어림잡는다.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7의 추정 판매량 1500만 대에 크게 못미친다. 하지만 적자의 원인은 판매 대수만이 아니다. 초기 제품에서 불량률이 높아 생산 비용과 사후 서비스(AS) 비용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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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LG전자·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카메라 등 부가기능을 하는 모듈을 끼웠다 뺐다 하는 컨셉은 참신했지만 모듈 접합부에서 불량이 많아 초기 판매 수요에 대응하지 못했다” 고 지적했다. 이 판도를 뒤집기엔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선 세계 시장의 성장세는 확실히 꺾였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3310만 대로 지난해 4분기(4억300만 대)보다 후퇴했다. 중국발 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이 쫓아오면서 가격 경쟁은 더 심해졌다.

이달 초 MC사업부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한 건 이런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다. 조준호 사장 직속으로 생긴 PMO(프로그램 매니지먼트 경영자) 조직은 기존의 상품기획·디자인·마케팅·영업 부서에 흩어져있던 제품 개발 기능을 하나로 묶었다.

MC사업부의 영업 조직도 가전 사업부의 영업 조직과 통합해 시너지를 꾀했다. 실적이 부진하다고 스마트폰 사업을 접을 수도 없다. 그룹 차원에선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의 경쟁력과 부품 계열사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MC사업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나 LG이노텍의 스마트폰 부품 사업은 LG전자와의 개발 시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미래 성장 동력인 스마트 가전 사업을 위해서라도 MC사업부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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