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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울도 떴다…판 커지는 LCC ‘공중전’

중앙일보 2016.07.12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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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두 번째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이 11일 제주-김포 노선에 취항했다. 에어서울 승무원들이 취항에 앞서 김포공항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11일 오전 8시10분. 김포공항 활주로에 서 있던 A321 항공기가 ‘웅웅’ 소리를 내며 엔진을 돌리기 시작했다. 승객 160명을 태우고 제주로 향하는 ‘에어서울’의 첫 취항기였다. 청록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기장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김포~제주 노선 어제 첫 취항
10월엔 국제선으로 영역 확대
LCC 국내선 점유율 56% 넘어
레드오션 우려에도 순항 기대

“오늘 첫 운항을 시작한 에어서울은 승객 여러분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이 항공기는 오전 9시 15분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류광희 에어서울 대표는 “7월 예약률이 90%가 넘는 등 출발부터 순조롭다”며 “안전 운항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만전을 기해 10월엔 국제선에도 성공적으로 취항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이 김포~제주 노선에 처음 취항했다. 에어부산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세운 두번 째 LCC다. 2005년 한성항공(티웨이항공 전신)이 청주~제주 노선에 처음 취항하며 문을 연 국내 LCC 시대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에어서울 취항으로 국내 LCC는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6개사로 늘어났다. 이제 LCC를 이용해 하늘길에 오르는 건 익숙한 풍경이다. 한국공항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1년간 LCC 승객수는 1억1479만 명에 달한다.

특히 국내선 점유율은 56.1%(5월 기준)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같은 국적대형항공사(FSC)를 앞질렀다.

국제선 LCC 점유율도 17.5%로 지난해보다 40.4% 증가했다. 최근 몇 년 새 중단거리 노선을 대폭 확장해 재미를 봤다. 중국·일본·동남아 노선에선 LCC 점유율이 50%에 육박한다. 지난해 12월엔 진에어가 비행시간이 9시간 30분에 달하는 인천~호눌룰'루(하와이) 노선까지 취항해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LCC는 양대 FSC가 과점해 온 항공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권을 늘렸다. 특히 ‘특가 항공권’ 판매를 안착시켜 저렴한 값에 꼭 필요한 서비스만 받으면서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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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C가 수익성 악화로 노선을 줄이고 있는 부산·대구·청주에서 항공기를 띄우는 등 공격적인 지역 마케팅도 펼쳤다. 최근엔 기내식과 좌석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부 공항에 라운지를 마련하는 등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는 기존보다 좌석 공간이 넓고 연료는 2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중단거리 항공기를 2025년까지 150대 이상 순차 도입하는 식으로 LCC 공세에 맞설 계획이다.

항공업계에선 ‘레드 오션’이란 우려를 딛고 당분간 LCC가 순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LCC가 강점을 가진 중국·동남아 등 아시아 노선 항공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5.5%에 달한다. 세계 항공시장 연평균 성장률(4%)보다 1.5%포인트 높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매출에서 기내식·좌석 예약 등 부가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다. 글로벌 LCC는 부가서비스 매출 비중이 30%에 육박해 성장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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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사고를 예방할 안전 확보와 체계적 시스템 구축은 LCC에게 과제로 남았다. 각종 수수료를 신설하고 기내 수하물을 유료화하는 등 ‘초심’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직 한국 시장에 본격 뛰어들지 않은 중국 LCC가 한국에 대거 진출하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 덩치를 키우다 경쟁력을 잃은 FSC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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