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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드, 국회가 충분히 논의해 국론 모으길

중앙일보 2016.07.11 20:53 종합 30면 지면보기
주한미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배치키로 하면서 국내외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런 때일수록 사드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선택한 군사적으로 정당한 자위권적 조치라는 확고한 인식을 나눌 필요가 있다. 북한군은 “남조선 괴뢰들이 미국 상전의 사드 체계를 끌어들여 자멸의 비참한 말로를 더 앞당기고 있다”며 “위치와 장소가 확정되는 그 시각부터 우리의 물리적 대응조치가 실행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인데 핵과 미사일이 우리 영토에 투하돼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고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강조한 건 시의적절했다.

문제는 사드가 군사적인 본질 외에 외교적·이념적·생활적·정치적·절차적 문제들을 머금은 복합적 이슈라는 점이다. 대통령이 피력한 원칙론으로 담아내기엔 너무 많은 크고 작은 의문들이 남아 있어 이를 해소하는 노력들이 요구되고 있다. 어제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선 회의 벽두에 심재권(더불어민주당) 위원장이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주장을 하는 바람에 여야 간에 충돌이 일었다. 심 위원장을 비롯해 야당 일부 의원은 사드는 ‘한국 방어가 아닌 중국 공격용’ ‘중국의 무역보복 가능성’ ‘사드는 한국 국민 아닌 미군 안전용’이라는 주장을 반대론의 논거로 들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상임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하면서 사드 배치 반대라는 개인적 의견을 피력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정부의 설명도 듣기 전에 상황을 단정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공방은 국방위원회에서도 이어졌는데 더민주의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민들한테는 비밀로, 국회도 모르게 결정한 절차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같은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정치인들이 한·미 당국이 4개월간 협의하고 정부의 외교안보 의사결정기구인 청와대 안전보장회의(NSC)의 결정을 반대부터 하는 언행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지만 국민 생활과 의식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만한 이런 사안을 정부가 국민에게 설득하는 과정이 미흡했던 건 사실이다. 오죽하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충분히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사드가 발표된 배경이 석연치 않다. 정부 내에서 긴밀한 정무적 협의 같은 게 간과됐다는 인상이다”(국방위)는 얘기나 윤상현 의원이 “전략적 카드를 너무 성급하게 써버렸다”(외교통일위) 같은 말을 했겠나.

앞으로 정치권에서 더 많은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런 논란들은 집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부작용들을 줄이고 국론을 결집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당국과 여야의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정치인들이 비공개로 정보와 의견을 긴밀하게 나눌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도 야당의 이해와 국회의 협조를 통해 국민을 설득하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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