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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발견 못한 세무사, “징계 처분 정당”

중앙일보 2016.07.11 11:39
자신이 맡은 사업자의 회계보고서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아 분식회계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성실신고확인서’를 써준 세무사를 징계한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유진현)는 세무사 유모씨가 “직무정지 2년은 가혹하다”며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낸 세무사직무정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세무사로서 확인해야 할 내용들을 성실하게 검토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유씨는 지난 2011년과 2013년 석유회사와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씨 부자의 종합소득세 신고를 위해 세무 업무를 수행하며 ‘성실신고 확인서’를 작성해줬다. 유씨는 확인서에 ‘신고내용 확인한바 필요경비 계상 등 소득금액이 적정하게 이뤄졌다’는 내용을 기재하고 '성실'하다는 취지의 신고서를 작성해줬다. 하지만 지방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김씨 부자가 비용계정 약 32억원을 자산계정으로 바꾸어 분식회계 처리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성실신고확인제'란 한 해 수입금액이 일정규모 이상인 사업자가 종합소득세 신고 전 세무대리인에게 신고 내용을 검증받도록 하는 제도다. 한데 검증이 불성실하게 이뤄져 세금을 덜 낸 사실이 적발될 경우, 당사자 뿐 아니라 세무대리인도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세무사징계위원회는 “유씨가 성실하게 장부와 증명서류 등을 살펴보지 않아 세무사로서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며 직무정지 2년의 징계처분을 내렸고 유씨는 이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세무대리인은 사업장의 실제 재고자산이 얼마인지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없고 김씨가 알려주는 대로 적었을 뿐”이라며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씨가 사업자의 성실신고확인서를 작성하며 확인해야 할 부분을 살피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무사로서 해야할 일을 게을리했다”는 판단이다.

정혁준 기자 jeong.hyuk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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