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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핵심 3인, 카톡 등 공모 증거 다량 확보”

중앙일보 2016.07.11 02:05 종합 10면 지면보기
‘김수민 의원에게는 사기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세미콜론 관련 부분만 포함시켰다’.

영장으로 본 국민의당 비리 의혹
사안마다 범죄 혐의 복잡하게 얽혀
검찰 “세 사람 책임 떠넘기거나 부인”

‘박선숙 의원이 세미콜론과 허위 계약을 맺은 대목은 구속영장 혐의에서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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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의 4·13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이 법원에 청구한 박선숙(56·비례대표 5번)·김수민(30·비례대표 7번) 의원, 왕주현(52) 전 사무부총장의 구속영장 속 세 사람의 혐의는 미묘하게 엇갈린다. 이번 수사는 각 사안마다 주동자가 달라 ‘공모’ 여부를 가르는 게 검찰의 핵심 과제 중 하나였다. 검찰 관계자는 “각 사안마다 주동자와 공모자가 누구인지, 당시 세 사람의 신분이 어땠는지 등에 따라 범죄 혐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말했다.

먼저 지난달 28일 구속된 왕 부총장의 영장에는 이번 리베이트 의혹의 핵심 내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 지난 3~5월 선거공보 인쇄업체 비컴과 광고대행사 세미콜론에 계약 사례비(리베이트)로 총 2억1620만원을 받아 이를 김 의원이 속한 당 홍보TF에 지급한 데는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또 지난 4월 이 돈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전 청구해 1억여원을 보전받고 이를 은폐하려고 업체들과 허위 계약서를 작성한 것과 관련해선 사기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지난 8일 검찰이 청구한 박 의원의 영장 기재 혐의는 왕 부총장의 혐의와 대부분 일치한다. 총선 당시 회계 책임자였던 박 의원이 최종 결재자로서 왕 부총장과 공모했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박 의원에 대해 ‘세미콜론과 허위 계약을 맺은 혐의’는 제외했다. ‘공모’ 여부가 확실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원에 대해서는 사기를 제외한 세 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당시 홍보TF 소속이던 김 의원은 국민의당 당직자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사기 혐의가 제외됐다. 정치자금법 및 범죄수익은닉 혐의와 관련해 세미콜론으로부터 받은 1억620만원만 포함됐다.

이렇게 검찰의 법 적용이 갈린 이유는 이번 사건의 주동자가 리베이트를 받은 업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왕 부총장은 자신의 지인이 대표로 있는 1인 업체 비컴을 김 의원의 브랜드호텔에 소개해 계약서를 쓰게 했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직후 광고대행사 세미콜론을 당에 소개했다. 사실상 비컴과의 계약을 주도한 건 왕 부총장이고, 세미콜론과의 계약을 주도한 건 김 의원인 셈이다.

현재 세 사람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세 사람에게 적용된 법률의 특성상 ‘고의성’이 없는 경우 처벌하기 어렵다. 하지만 공모 정황이 담긴 여러 증거들을 확보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사건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리베이트 관련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다량 확보했다고 한다. 박 의원과 김 의원의 구속 여부는 11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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