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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경동맥 혈관벽 두꺼워지면 치매 가능성 높아져

중앙일보 2016.07.11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5면 지면보기
최근 일본에서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보기 힘들다는 이유로 85세 아내를 살해한 남편 사연이 보도됐다. 남편은 치매에 걸려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무려 10년 동안 간병했다. 아내를 돌보는 일에 지쳐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이런 비극적인 사고는 일본만의 문제일 수 없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국내 치매 환자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11.7%씩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한 해 동안 치매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약 4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의 칼럼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 중 하나인 치매 환자는 대부분 70세 이상이다. 최근에는 40~50대에서도 치매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치매를 더 이상 노인성 질환으로만 보기 어려우므로 미리 치매 예방에 힘써야 한다. 꾸준한 운동과 금연, 금주, 스트레스 줄이기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방법 외에 현재까지 밝혀진 뚜렷한 치매 예방법은 없다.

그런데 최근 연구를 통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인자들이 밝혀졌다. 치매 발병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동맥 혈관벽 두께다.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뇌로 지나가는 통로인 경동맥의 혈관벽이 두꺼워지면 뇌로 가는 혈액의 양이 줄어든다. 결국 혈관성 치매에 걸리거나 가벼운 인지장애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

뇌졸중 발병 위험성도 증가

실제 국내 연구팀이 65세 이상 노인 348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보통 0.6~0.7㎜인 경동맥 혈관벽 두께가 0.825㎜ 이상 두꺼워졌을 경우 정상인보다 혈관성 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2배가량 높았다. 경동맥 혈관벽 두께가 0.1㎜ 두꺼워지면 5년 뒤에는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이 25%나 증가했다. 치매 예측인자로서 경동맥 혈관벽 두께가 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두꺼워진 경동맥 혈관벽 두께는 혈관성 치매뿐 아니라 뇌졸중과 같이 생명과 직결된 심뇌혈관 질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경동맥 혈관벽 두께가 1㎜ 이상일 때 3년 내 뇌졸중 발병 위험이 남성은 3.6배, 여성은 5.5배까지 증가한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경동맥 혈관벽 두께를 알고, 혹시 좁아지지 않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검사가 필요하다.

간혹 눈에 보이지 않는 경동맥의 혈관벽 두께를 측정한다고 말하면 검사 과정이나 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이 있다. 간단한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혈관벽의 두께는 물론 막히고 딱딱한 정도를 통증 없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가까운 내과에서 진행할 수 있다. 혈관성 치매 발병 가능성뿐 아니라 뇌졸중의 위험까지도 70~80% 이상 예측할 수 있다.

앞으로 정부가 치매 유병률 증가에 적극 대처한다니 매우 반가운 일이다. 보다 많은 혈관성 치매 고위험자들이 경동맥 초음파 검사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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