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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베끼기” 공세 손혜원 회사서 만든 이불 상표 6년전 패소

중앙일보 2016.07.08 02:30 종합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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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라는 새로운 국가브랜드가 “프랑스의 캠페인 도안(CREATIVE FRANCE)의 표절”이라고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대표로 있던 회사가 만든 상표가 표절 논란 끝에 대법원 패소 판결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불 모양 ‘이브자리’ 로고
기존 동진침장 것과 유사
대법원, 상표 등록 무효 판결
손혜원 “표절은 아니다” 주장

손 의원이 대표로 있던 ‘크로스포인트’는 2002년 침구 회사 ‘이브자리’의 BI(Brand Identity)를 만들었다. 회사 영문명의 첫 글자인 알파벳 ‘E자’를 이불을 접어놓은 모양으로 형상화한 초록색 로고였다. 손 의원은 저서 『브랜드와 디자인의 힘』에서 이를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의 성공 사례”로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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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당시 두 회사의 로고 비교

그러나 로고는 수년 뒤 1994년 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마친 ‘동진침장’이라는 다른 침구업체의 BI와 유사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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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침장의 BI와 손혜원 의원이 대표로 있던 회사가 만든 이브자리의 BI(왼쪽). 2010년 대법원은 “이브자리의 BI가 동진침장과 유사하다”며 이브자리의 상표 등록을 무효화했다.

동진침장의 BI는 빨간색이지만 이불을 접은 형태를 모티브로 한 점 등이 같았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상표 등록을 놓고 소송전(상표등록 무효소송)을 벌였다. 특허법원의 하급심에선 이브자리의 승리였으나 대법원은 2010년 “이브자리의 상표 등록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문에서 “두 상표는 구성에서 주는 인상이 유사하다. 이불 등 상품의 용도와 수요자가 동일 또는 유사하다”고 동진침장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이브자리는 10년 가까이 쓰던 로고를 바꿔야 했다.

동진침장 관계자는 7일 “같은 업종 회사의 로고를 그대로 베껴 황당했다”며 “처음에는 동종 업계와의 관계를 고려해 문제 삼지 않다가 이브자리가 정식 상표등록을 시도해 어쩔 수 없이 소송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브자리 관계자는 “판결이 BI 교체를 검토하던 시기에 나와 큰 피해는 없었다”며 “크로스포인트에 별도 보상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이브자리 측이 오히려 소송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BI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해했다”며 “현재 쓰고 있는 BI 작업까지 계속 내게 맡겨왔는데 내가 표절했다고 판단했다면 그렇게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2002년 특허청도 유사성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표등록을 허가했던 것”이라며 “지방의 작은 업체가 1위 업체에 대해 8년 가까이 지난 뒤 소송을 제기한 배경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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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손혜원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표절"… 국가적 망신
② 새로운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이런 가운데 국가브랜드 표절 논란과 35억원을 들인 결과물에 대한 혹평이 새누리당에서도 나왔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이날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전혀 크리에이티브(창의적)하지 않다”며 “국가를 상징하고 이미지를 제고할 더 좋은 표현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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