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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럼프 옆 지한파 장성들…판문점서 총격전 경험도

중앙일보 2016.07.08 02:30 종합 16면 지면보기
한국 때리기를 계속하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안보 자문단에 한국군과 공동 작전을 하고 한국에서 총격전까지 겪은 미군 예비역 장성·장교들이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한국을 비판하는데 이들은 “한국군은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전문가들”, “한국군과 함께 복무해 영광이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자문단의 한국 인연과 트럼프의 동맹 비판이 어색한 ‘트럼프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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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찰스 큐빅, 버트 미즈사와, 제프리 고든ㅡ

트럼프는 지난 3월 뉴욕타임스 전화 인터뷰에서 찰스 큐빅 예비역 해군 소장, 버트 미즈사와 예비역 육군 소장을 안보 자문 인사로 공개했다. 큐빅 전 소장은 지난 5월 본지 e메일 문의에 “이라크전 당시 한국군 공병부대를 파견 받아 함께 지휘했다”며 “한국 공병·의무부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라크서 서희부대 지휘한 큐빅
한국서 근무 미즈사와 등 자문역
트럼프 한국관에 영향줄지 관심

2003년 큐빅 전 소장이 이끌던 ‘시비 공병 사단’엔 한국군 서희부대가 배속됐다. 당시 서희부대에 근무했던 한국군 장성은 “큐빅 장군은 한국군에 호의적이었다”고 말했다. 서희부대를 지원했던 김국현 중령은 “특공무술 시범을 미군 지휘부에 보여줬더니 큐빅 소장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고 기억했다. 큐빅 전 소장은 “베트남전 복무 때 한국 업체들과 인연을 맺었다 ”고 밝혔다.

미즈사와 전 소장은 판문점에서 북한군과 실전을 벌이며 분단 상황을 몸으로 겪었다. 1984년 판문점 북측 지역을 관광 중이던 소련인 청년이 갑자기 군사분계선을 넘어 망명을 시도하자 북한군 30여명이 따라와 유엔군·한국군과 총격전을 벌였다. 이때 부대를 지휘해 대응 사격을 하며 소련인을 망명시킨 현장 지휘관이 미즈사와 당시 대위였다. 교전 과정에서 한국군 1명이 전사하고 미군 1명이 부상을 입었던 한반도 돌발 사태였다.

지난 2월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한 제프리 고든 전 국방부 대변인은 본지에 “90년대 주일미군으로 근무하면서 한국군과 많은 작전을 함께 했는데 이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전문가들”이라고 추켜 세웠다. 그는 “프리덤배너·을지포커스렌즈 등 많은 훈련을 함께 했다. 이는 미국과 한국의 강력한 연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억들”이라고 말했다. 고든 전 대변인은 “ 한국 해군 대변인이 줬던 기념품 술잔을 갖고 있다”며 “진해·부산·포항·대구·군산·오산·인천부터 서울을 거쳐 임진각까지 곳곳을 다녔는데 정말 멋진 기억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들 지한파 인사들이 트럼프의 한국관에 긍정적 영향을 줬는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는 여전히 한국을 안보 무임 승차국으로 비판하며 동맹 관계 재조정을 내걸고 있다. 큐빅 전 소장과 고든 전 대변인은 “때가 아니다”며 트럼프의 한국 정책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외교 소식통은 “미 의회에선 트럼프가 80년대 일본 자본이 대거 들어와 부동산을 사들이며 자신의 부동산 개발 사업이 어려움을 겪자 일본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됐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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