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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취약 농촌 산모 위해…찾아가는 ‘첨단 산부인과’

중앙일보 2016.07.08 01:09 종합 21면 지면보기
경남 고성군에 사는 중국인 A씨(30·여)는 수년전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다. 지난해 9월 아이를 임신했지만 고성군에 산부인과가 없어 진료가 걱정이었다. 그러던 중 임신 초기 지인에게서 ‘이동 산부인과’가 고성읍 보건소에 들러 진료를 해준다는 소식을 들었다.

2008년 45인승 버스 개조해 시작
첨단장비 갖춘 새 차량으로 개선
검진횟수도 군별 5회까지 늘려

A씨는 그동안 2주에 1~2번 보건소를 찾는 이 산부인과에서 기형아 검사 등 진료를 받아 다음달 출산을 앞두고 있다. A씨는 “이동 산부인과 덕분에 아이와 산모 건강을 돌보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동 산부인과는 경남도가 2008년 시작한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말한다. 45인승 버스를 개조해 산부인과 진료를 할 수 있는 장비를 갖췄다. 산부인과 병원이 없는 의령·고성·산청·함양군 등 4개 군을 돌며 진료한다. 이 산부인과는 그동안 연평균 150회 순회검진으로 연 2500여 명씩 진료했다. 이 중 10% 가량이 다문화 가정의 임산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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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가 이달부터 첨단장비를 갖춘 새 이동 산부인과(사진)를 운영 중이다. 임산부는 물론 병·의원이 없는 군 지역의 모든 여성을 진료하기 위해서다. 새 이동 산부인과는 15.5t 트럭을 개조해 만들었다. 기존 버스산부인과에 있던 초음파기·심전도기·X선 촬영기 외에 골밀도 측정기, 유방암 촬영장치 등 12종의 첨단장비를 갖췄다. 웬만한 도시 산부인과를 옮겨 놓은 듯하다.

내부는 도시 산부인과처럼 운영된다. 먼저 첫방에서 키와 몸무게, 혈압 등 기본 검사를 한다. 그 다음 초음파실에선 의사와 임산부가 각각 2개 모니터를 보며 태아의 상태를 진단한다. 방사선실과 심전도실에선 유방암과 골밀도, 심장상태를 검사할 수 있다.

인력은 기존 산부인과 전문의, 간호사, 임상병리사, 행정요원 외에 방사선사가 추가 투입됐다. 운전기사까지 6명이 한 팀이다. 장비·인력 확충에 12억원이 들었다.

경남도에서 이 산부인과 차량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인구보건복지협회 최혜숙 주임은 “지금까지 임산부와 가임여성에게만 산부인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새 산부인과는 산부인과가 없는 농촌의 모든 여성에게 부인과 검진 서비스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도내에 산부인과가 없는 4개 군지역 임산부와 가임여성 2만6000명은 물론 비가임여성 10만5000여 명이 추가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검진횟수도 군별로 월 2~4회에서 최대 5회로 늘어난다.

이동 산부인과는 임신 초기검사, 태아 기형검사, 풍진(임신중 감염되면 기형아가 발생할 수 있는 전염병)검사, 자궁암·난소암 등의 검사가 가능하다. 또 산후 여성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이상이 발견되면 큰 병원을 안내한다.

군 지역 보건소에서만 일괄 진료했으나 앞으로는 면 단위까지 순회 진료도 한다. 몸이 불편한 임산부나 노약자를 위한 조치다. 하지만 모든 진료는 무료다.

우명희 경남도 여성정책관은 “이동산부인과에 첨단장비를 갖춰 의료취약 지역의 모든 여성이 의료서비스를 받게 됐다”며 “농촌 여성의 건강관리와 출산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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