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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뇌물혐의 새 단서…김정주에게 부당한 도움 준 정황

중앙일보 2016.07.07 03:00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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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左), 이금로(右)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해 10년 만에 120억원대 차익을 거둔 진경준(49·검사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는 새로운 단서가 검찰에 포착됐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6일 ‘특임검사’를 지정해 그에게 이 사건을 맡겼다.

이금로 특임검사 “신속하게 규명”
검사 6명, 수사관 10여 명 팀 구성
주식 부당 취득 공소시효 지났지만
최근 10년 내 특혜 줬다면 처벌 가능

특임검사로는 이금로(51) 인천지검장이 임명됐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김 총장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특임검사를 통해 사안의 진상을 명백하게 규명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기존에 수사를 진행해 온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최근 그간의 경과를 김 총장에게 상세히 보고했다. 진 연구위원의 재산 분석과 계좌 추적 및 관련자 조사 과정에서 뇌물죄에 대한 새로운 단서가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진 연구위원이 2005년 넥슨 주식을 매입한 뒤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48) NXC 대표에게 부당한 도움을 제공한 정황이 있다는 보고도 포함됐다고 한다. 2006년 7월 이후 불법적 도움을 준 것이 입증되면 공소시효(10년)가 남아 수뢰 후 부정처사(뇌물)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

김 총장은 이 보고를 받은 뒤 진 연구위원에 대해 크게 화를 내며 지난 4일 이금로 지검장에게 직접 특임검사로 지명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최근 서울남부지검 검사 자살 사건으로 검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고 있고 정치권에서 진 연구위원 사건에 대해 특별검사 도입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특임검사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 특임검사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이 특임검사 외에 팀장인 최성환 중앙지검 특수3부장을 포함해 검사 6명과 수사관 10여 명으로 꾸려졌다. ‘특임검사 운영 지침’에 따르면 특임검사는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다. 수사 기간 제한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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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은 전임팀에서 넘겨받은 각종 기록을 검토한 뒤 진 연구위원과 김 대표에 대한 소환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출국금지된 두 사람은 각각 뇌물 수수와 공여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진 연구위원은 2005년 6월 넥슨의 주식 1만 주를 4억2500만원에 사들인 뒤 지난해 126억원에 팔아 120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었다. 자신의 돈으로 주식을 샀다는 해명과 달리 매입 자금을 넥슨에서 빌렸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이 더 커졌다. 전임 수사팀은 진 연구위원에게 주식을 판 이상백 넥슨 전 미국법인장과 같은 시기 주식을 산 김상헌 네이버 대표와 박성준 전 NXC 감사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검찰은 지금까지 총 세 차례 특임검사에게 수사를 맡겼다. 2010년 정모(57) 전 부장검사가 사건 청탁 대가로 건설업자로부터 그랜저 등 46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특임검사팀 수사를 받아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이듬해 판사 출신 변호사로부터 벤츠 등 5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모(40) 검사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2012년에는 김모(55) 부장검사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 등으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7년에 추징금 4억50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사장급 간부가 특임검사로 지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사 대상이 검사장급인 것을 고려했다고 한다.

오이석·서복현 기자 sphjtb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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