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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 수백만 처형·고문"···미, 김정은 포함 15인 제재

중앙일보 2016.07.07 02:37 종합 1면 지면보기
미국 정부가 6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인권 유린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인권 유린 혐의, 기관 8곳도
국무부, 의회에 보고서 제출

미 국무부는 이날 의회에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적시한 인권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재무부는 이를 근거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이 포함된 제재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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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재 단독 보도한 중앙일보 6일자 1면.

애덤 주빈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대행은 성명을 통해 “김정은 정권하에서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사법 외 처형, 강제노동, 고문을 비롯해 견딜 수 없는 고난을 겪고 있다”며 제재 이유를 밝혔다.

김 위원장 외에 명단에 오른 인사는 이용무 전 국방위 부위원장, 오극렬 전 국방위 부위원장, 황병서 국무위 부위원장 및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최부일 국무위 위원 및 인민보안부장, 박영식 국무위 위원 및 인민무력부장,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경옥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강성남 국가안전보위부 국장, 최창봉 인민조사부 조사국장, 이성철 인민보안부 참사, 김기남 선전선동부장, 이재일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조일우 정찰총국 5국장, 오종국 정찰총국 1국장이다.

기관은 국방위원회(6월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폐지, 현 국무위원회에 해당), 조직지도부, 국가보위부와 산하 교도국, 인민보안부와 산하 교정국, 선전선동부, 정찰총국 등이다.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금 동결, 미국 입·출국 금지 등 조치가 취해진다. 해외 교류가 없는 북한 지도부에 대한 제재는 현실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지만 김 위원장을 국제사회의 ‘인권 범죄자’로 낙인찍는 것은 어떤 제재보다 큰 압박과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번 인권 제재의 법적 근거는 지난 2월 1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대북제재 강화법(HR757)의 304조에 있다. 이 조항은 국무부 장관이 인권유린과 내부 검열에 책임 있는 북한 인사들과 그 구체적인 행위들을 파악해 120일 이내에 의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북한의 ‘지존’을 직접 겨냥한 제재안으로 앞으로 상당 기간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한 대화 시도는 봉쇄되고 북한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미국이 관계 회복 불가능성을 감수한 데엔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으로 이미 경색된 북·미 관계는 물론 남북 관계도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포함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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