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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는데 출마하라니…서청원 고민

중앙일보 2016.07.07 02:27 종합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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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다시 서청원(?).

친박계 잇따라 찾아와 출마 요구
“전화·문자 시달려 잠도 못잘 정도”
거절했지만 불출마 선언은 안 해

친박계 의원들로부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요구받고 있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경환 의원이 6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더 긴박해지고 있다. 이날 오후 최 의원과 가까운 강석진 의원이 윤상직·엄용수 의원 등 PK(부산·경남) 초선 의원들과 함께 서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았다. PK 출신(창원 마산합포)인 이주영 의원이 이미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지만 이들은 서 의원에게 출마를 강권했다.

서 의원은 이 자리에서 “내게 너무 가혹한 요구 아니냐”며 “나는 능력도 없고 흠도 많은 사람”이라고 완강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서 의원은 2년 전인 2014년 7·14 전당대회에 출마했으나 김무성 전 대표에게 뒤져 당 대표가 되지 못했다. 4·13 총선 뒤엔 20대 국회 최다선(8선)인 만큼 전반기 국회의장이 유력했지만 새누리당이 원내 2당이 되는 바람에 의장 경선에 나가보지도 못했다.

서 의원을 찾는 의원들은 전날에도 있었다. PK 5선인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TK(대구·경북) 3선인 조원진 의원이 재선 의원 10여 명과 서 의원실을 찾았다고 한다. 서 의원은 “당 대표 출마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갑자기 내게 이런 요구를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공교롭게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 그룹인 상도동계 출신으론 이미 정병국 의원이 비박계 대표 주자로 대표 경선에 나서고 있다. 상도동계 선배 격인 서 의원으로선 정 의원과 경쟁하는 구도 자체도 껄끄러운 상황이다. 또 다른 당권 후보인 이주영 의원도 서 의원이 당 대표(한나라당)였던 16대 국회 때 초선으로 입문한 사이다. 이래저래 나서기 민망한 상황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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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친박계 한 재선 의원은 “서 의원이 결국 당 대표로 출마할 가능성이 99%라고 본다”고 확신했다. 그는 “서 의원이 경선에 부담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 각 지역의 현역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하면 계속 망설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역은 물론 박종희·심윤조 전 의원 등 원외 인사들도 서 의원의 출마를 원하고 있다. 서 의원의 한 측근은 “전화와 문자에 시달리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그런데도 서 의원이 최경환 의원처럼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 데 대해선 “연일 찾아오는 의원들의 충심도 무시할 수 없어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7일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서 모바일 투표 방식 등 전당대회 룰이 확정될 예정이고, 8일에는 박근혜 대통령 초청 오찬이 있는 만큼 최소한 주말까지는 서 의원이 고심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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