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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뉴스] "Creative Korea는 표절" "영·미도 사용한 슬로건"

중앙일보 2016.07.07 02:06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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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의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로고가 ‘크레아티브 프랑스’와 비슷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오른쪽은 관련된 영국·미국·아프리카 로고들. [사진 박종근 기자]

“새 국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는 명백한 표절이다.”

국가브랜드 베끼기 논란, 진실은
“일반 용어, 표절 몰아가는 건 무리”
“표절 아니라 해도 창의성엔 문제”

브랜드 네이밍 전문가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이처럼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새 국가브랜드가 프랑스 의 경제 진흥 캠페인 브랜드인 ‘크레아티브 프랑스(Créative France)’ 문구와 도안을 베꼈다는 주장이다.

손 의원은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표절의 근거로 크리에이티브라는 문구가 국가명 앞에 온 것과 빨간색·파란색을 쓴 것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태극의 색이라고 우겼던 색깔이 사실 프랑스 국기의 색이었다”며 “더 불행한 것은 표절한 슬로건에 크리에이티브(창의적)라는 말이 들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표절한 창의…. 참으로 비극적인 코리아”라는 말도 했다.

손 의원의 말처럼 2개의 브랜드는 유사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표절이란 주장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았다. 원유홍 상명대(시각디자인학) 교수는 “ 국가브랜드에 쓴 색은 모두 태극기에 있다”며 “크리에이티브라는 말도 일반적으로 쓰는 말이라 표절로 몰아가기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보도자료에서 “프랑스 로고와의 유사성은 전문가들이 사전 검토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4일 발표 당시 준비한 ‘예상 답변 자료’에도 “크리에이티브 프랑스를 모방한 게 아닌가”라는 예상 질문이 있다. 답변서엔 “크리에이티브는 한 국가가 독점해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니고, ‘크리에이티브 브리튼’ ‘크리에이티브 아메리카’ 등으로 이미 많은 나라가 쓰고 있다”고 돼 있다.

박영국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단지 같은 단어를 썼고 색깔이 유사하다고 디자인 폰트까지 확연히 다른 브랜드의 표절 운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작업에 자문으로 참여했던 한 민간 홍보전문가도 “크리에이티브는 정부의 ‘창조경제’를 연상케 해 내부 이견이 있었을 뿐 프랑스 문구를 베꼈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라는 표현과는 정반대로 브랜드에 창의성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익명을 원한 디자인 전문가는 “‘크리에이티브 ○○○’란 유사한 브랜드가 이미 많이 있는데, 35억원을 들여 저렇게밖에 국가브랜드를 만들지 못했느냐”고 지적했다. 정병규 전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장도 “유사한 색 때문에 모방 얘기가 나오지만, 더 큰 문제는 35억원이나 들였다는데 디자인이 유치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혹평했다.
 
▶관련 기사
① 새로운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② 손혜원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표절"… 국가적 망신


디자인 평론가 최범씨는 “표절은 아니라 해도 선정 과정에서 (유사한 디지인이 다수 존재하는데) 필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해선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지난 2013년 9월 정부가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설한 ‘창조경제타운’의 홈페이지 주소(www.creativekorea.or.kr)와 똑같다는 비판도 나왔다. 손 의원은 “1년 동안 35억원을 들인 게 그냥 ‘카피’에 불과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글=강태화·최민우·한은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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