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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5.0 지진에 깜짝…고리 원전 안전한가

중앙일보 2016.07.07 01:47 종합 18면 지면보기
“침대가 들썩일 정도였는데 정작 원자력 발전소 걱정 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어요.”

환경단체 “신고리 5·6호기 중단
해양 활성단층 조사부터 해야”
한수원 “국내 원전 규모 6.5 견뎌
신고리 3·4호기부터 7.0으로 강화”

6일 부산시 기장군에 사는 배모(43·주부)씨는 이렇게 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5일 밤 울산 동구 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하면서 부산과 울산 일대에 흩어져 있는 고리 원전의 안전 문제와 주변 단층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는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해양 활성단층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수력원자력은 “규모 6.5 이상 지진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된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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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원전은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고리 1~4호기, 신고리 1·2호기와 지난해 완공돼 가동을 앞둔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3·4호기를 일컫는다. 최근 공사를 시작한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하면 총 10기가 된다. 신고리 5·6호기가 완공되는 2020년이면 캐나다 브루스 지역(원전 8기)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원전 단지가 조성된다.

이에 대해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팀 처장은 “이번 지진을 계기로 원전 단지 주변에서 발견된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도 이날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 활성단층에 대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1980년 이후 부산과 울산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0 이상 지진은 모두 해상에서 발생했다. 고리 원전 앞바다에는 쓰시마고토 활성단층이 지나고 있다. 이 단층의 길이는 수백㎞에 달한다.

울산 지진과 쓰시마고토 활성단층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교수는 “이번 울산 지진은 대한해협에서 동해까지 이어지는 쓰시마고토 단층의 영향으로 추정된다”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 주변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동에서 서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센터장은 “울산 지진이 난 곳은 쓰시마고토 단층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며 “이번 지진은 부산에서 포항에 이르는 양산단층대 등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국내 원전은 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디도록 설계돼 있고 신고리 3·4호기부터는 규모 7.0 이상으로 기준을 강화했다”며 “핵 반응이 일어나는 곳에서 수직으로 10㎞ 깊이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기준으로 한 만큼 실제로는 더 큰 규모의 지진도 견딜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활성단층=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단층. 지진 발생 가능성이 없는 단층은 비활성단층이라 불린다.

강기헌 기자, 부산·울산=강승우·위성욱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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