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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에 뭐 볼래?… 납치당한 물고기 '도리를 찾아서' vs 희망의 울림 '로렐'

중앙일보 2016.07.07 00:01
이 영화, 볼만해?
지금 영화관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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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리를 찾아서` 스틸컷]

도리를 찾아서
원제 Finding Dory
감독 앤드류 스탠턴, 앤거스 맥클레인
출연 엘런 드제너러스, 헤이든 롤렌스, 앨버트 브룩스, 에드 오닐
각본 앤드류 스탠턴, 빅토리아 스트로즈
프로듀서 린지 콜린스 총괄 프로듀서 존 라세터
촬영 제레미 래스키 음악 토마스 뉴먼 조명 조예원
장르 애니메이션 상영 시간 97분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7월 6일

줄거리 인간들에게 납치당한 아기 물고기 니모(헤이든 롤렌스)가 아빠 말린(앨버트 브룩스)의 품으로 돌아온 지 1년 후. 말린과 함께 니모를 찾아 나섰던 ‘건망증 물고기’ 도리(엘렌 드제너러스)는 이제 말린 부자(父子)와 가족처럼 살아간다. 어느 날 가오리 떼에 휩쓸려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 도리. 문득 오래전 자신이 부모와 생이별했다는 걸 기억해 낸 그는 가족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다.

별점 ★★★★ 13년 전 기억을 되새겨 보자. 1편 ‘니모를 찾아서’(2003, 앤드류 스탠턴 감독)에서 도리는 주인공을 압도하는 감초 조연이자, 온갖 미스터리를 독차지한 캐릭터였다. 건망증이 심한 그는 기억력 지속 시간이 너무 짧아 불과 몇 초 전의 일도 돌아서면 거의 모든 걸 잊고 만다. 그럼에도 니모를 찾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었던 건 소심한 말린을 이끌고도 남을 만큼 ‘무한 긍정 마인드’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또 하나, 도리에겐 위기의 순간마다 튀어나오는 의문의 능력들이 있었다. 특히 그는 언어 구사력이 비상한데, 고래의 말을 할 줄 알고 심지어 영어(!)까지 읽을 수 있다. 문제는 자기가 그걸 할 줄 안다는 사실조차 돌아서면 잊고 만다는 것. 이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는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의 명가 픽사가 가만히 놔둘 리 없다.

‘도리를 찾아서’는 올해로 탄생 30주년을 맞은 픽사의 열일곱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전 세계 9억 달러의 히트를 거둔 ‘니모를 찾아서’의 이 스핀오프 속편은 전작을 뛰어넘는 모험담과 허를 찌르는 감동으로 오랜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킨다. ‘니모를 찾아서’가 소심한 주인공이 집 떠나 용기 찾는 전통적인 성장 드라마였다면, ‘도리를 찾아서’는 기억을 잃어버린 ‘제이슨 본’의 활극이랄까. 타고난 모험가 도리가 잃어버린 가족을 향한 위험천만한 여정에 주저 없이 뛰어드는 모습을 보는 건 아슬아슬하면서도 유쾌하다. 전작에서 흡사 농담처럼 스쳐 지나갔던 대사 한마디마저 도리의 과거를 밝히는 중대한 퍼즐 조각으로 활용하는 앤드류 스탠턴 감독의 스토리텔링 내공에는 혀를 내두를 따름. 도리는 소중한 무언가를 잊지 않으려고 애타게 되뇌고, 그런 도리가 자신들을 잊지 않게 하려 부단히 노력하는 누군가의 애타는 순간들은 예기치 못한 순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상상 초월하게 귀여운 도리의 유년기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영화가 선사하는 큰 기쁨. 속편이 전작보다 훌륭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또 하나의 픽사 시리즈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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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로렐` 스틸컷]

로렐
감독 피터 솔레트
출연 줄리앤 무어, 엘렌 페이지, 마이클 셰넌, 스티브 카렐
장르 드라마 상영 시간 103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7월 7일

줄거리 2002년 미국 뉴저지 경찰 조직에서 23년간 일한 열혈 형사 로렐(줄리앤 무어)은 배구 클럽에서 만난 여성 정비공 스테이시(엘렌 페이지)와 사랑에 빠진다. 서로 평생의 동반자로 여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둘에게 별안간 불행이 찾아온다. 로렐이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 로렐은 사후 지급될 연금을 스테이시가 받게 해 달라고 뉴저지주(州) 의회에 청원하지만 번번이 기각된다.

별점 ★★★☆ 두 사람이 바란 건 ‘평등’한 혜택이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건 미국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지 않은 시절 벌어진 로렐 헤스터(1956~2006)의 사연이다. 당시 뉴저지주 법에 의하면, 연금 혜택자가 사망할 시 그의 연금은 배우자가 대신 받는다. 로렐의 주장은 부부가 받는 혜택을 동성 커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 달라는 것. 한 성(性) 소수자의 실화를 통해 전하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가 영화의 중요한 기반이다. ‘로렐’은 이를 평범한 사랑이란 주제에 맞춰 그린다. 극 중 로렐과 스테이시가 사랑을 쌓아 가는 모습은 여느 커플처럼 애틋하다. 그렇기에 이들이 맞설 차가운 사회는 더욱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편견과 차별 때문에 평범해야 할 사랑이 투쟁이 되는 현실. 두 사람의 사연이 절절하게 다가오는 데는 줄리앤 무어와 엘렌 페이지의 공이 크다. 죽음의 두려움, 연인을 잃는 상실감 앞에서도 투쟁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 두 배우는 로렐과 스테이시의 결연한 얼굴을 섬세하고 선명하게 그려 낸다.

로렐의 동료 형사 데인(마이클 셰넌)과 브라이언 의원(조쉬 찰스)은 이성애자임에도 로렐의 편에 선다. 성 지향성과 상관없이 동료애와 평등, 정의라는 신념으로 세상을 바꾸는 데 한목소리를 내는 것. ‘로렐’이 포착한 아름답고 희망적인 가치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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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이스 가이즈` 스틸컷]

나이스 가이즈
감독 셰인 블랙
출연 러셀 크로, 라이언 고슬링, 앵거리 라이스, 맷 보머, 마거릿 퀄리
장르 액션, 범죄, 코미디 상영 시간 116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7월 6일

줄거리 1977년 미국 LA, 사립 탐정인 두 남자 힐리(러셀 크로)와 마치(라이언 고슬링)는 아멜리아(마거릿 퀄리)라는 젊은 여성 때문에 얽힌다. 두 사람은 이 일이 얼마 전 일어난, 포르노 배우의 자동차 사고와 연관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수사에 나선다. 마치의 딸인 홀리(앵거리 라이스)가 수사에 끼면서 세 사람은 위험에 빠진다.

별점 ★★★ 두 주인공이 파헤치는 사건의 진실이라는 게, 다 꿰맞춰 보자면 아주 터무니없다. 포르노 업계와 자동차 업계, 검찰의 거물급 인사를 총망라하는 이야기의 연결 고리가 허무맹랑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나이스 가이즈’의 재미는 두 주인공이 벌이는 수사의 정교함에 있지 않기 때문. 주먹이 앞서는 힐리와 어설픈 듯해도 결정적 순간에 꾀바른 마치가 보여 주는 캐릭터의 조화, 그 짜릿한 화학 작용을 통해 극 내내 웃음을 선사하는 게 이 영화의 전략이다.

고집 세고 촌스러우며, 말보다 주먹으로 일을 해결하는 힐리 역이 러셀 크로에게 맞춤한 듯한 캐릭터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 없다. 겁 많고 방정맞으며 적당히 자기 속셈을 차리는 마치 역의 라이언 고슬링 역시 제 옷을 입은 듯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가 따발총 같은 대사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았던 ‘빅 쇼트’(1월 21일 개봉, 애덤 맥케이 감독)의 연기를 떠올려 보라. 꼭 맞는 캐릭터를 입은 두 배우의 매력이 만나 이 영화에서 불꽃을 일으키는 느낌이다. 한시도 쉬지 않고 서로에게 툴툴거리는 두 사람. 함께 넘어지고 뒹굴며 빠른 호흡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연기가 압권이다. 대사 곳곳에 미국인이라야 제대로 이해할 만한 유머가 섞여 있지만, 못 말리는 콤비의 유쾌한 활약을 즐기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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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잔예:살아서는 안되는 방 스틸컷]

잔예:살아서는 안되는 방
감독 나카무라 요시히로
출연 다케우치 유코, 하시모토 아이
장르 공포, 미스터리 상영 시간 100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7월 7일

줄거리 독자에게 받은 사연들로 괴담 소설을 쓰는 소설가 ‘나’(다케우치 유코)는, 어느 날 쿠보(하시모토 아이)라는 여대생에게 편지를 받는다. 새로 이사 간 집에서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사연이 낯익어 예전 독자 편지를 찾아보던 ‘나’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으로부터 비슷한 사연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별점 ★★ 불가사의한 사건들의 근원을 추적해 가다 보면 결국 어떤 충격적 진실과 맞닥뜨리게 되고, 그 진실에 접근한 모든 이들이 저주를 받게 된다는 도시 괴담의 전형적 플롯을 충실하게 따른다. 그러나 관객이 공포를 느낄 만한 임팩트 있는 사건과 설정이 거의 없다. 그리고 너무 밋밋한 전개는 마치 TV 재연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무더위를 식혀 줄 오싹한 공포를 선사하기엔 많이 부족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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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친개들 스틸컷]

미친개들
감독 에릭 하네조
출연 귀욤 고익스, 램버트 윌슨
장르 액션, 스릴러 상영 시간 94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7월 7일

줄거리 마지막 한탕을 위해 모인 강도 일당은 은행을 터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총격전으로 공개 수배된다. 이들은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신혼여행 온 여성을 인질로 잡고, 딸 수술을 위해 병원으로 향하던 남자의 차에 올라탄다. 가는 곳마다 예상치 못한 사건에 연루되며 내부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별점 ★★★ “보이는 게 다 진실은 아니다.” 이 대사가 영화의 모든 걸 말해 준다. 영화는 은행털이가 시작된 시각에서 30분 간격으로 시간을 알려 주며, 일곱 시간 후 벌어지는 반전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차 안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강도단과 인질들의 심리전은 숨 막히는 긴장감을 준다. 하지만 시종일관 빈틈 많고 허술한 강도단의 모습이 이어지며 극의 재미가 반감된다. 마리오 바바·람베르토 바바 감독의 ‘미친개들’(1974)을 리메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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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장성란 정현목 이지영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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