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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샤워 몰카, 민낯 드러낸 월드스타 빅뱅

중앙선데이 2016.07.03 00:42 486호 6면 지면보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했던가. 빅뱅은 처음부터 남달랐다. 2006년 10부작 다큐멘터리 ‘리얼다큐 빅뱅’으로 얼굴을 알린 빅뱅은 8월 19일 YG 패밀리의 10주년 콘서트에서 첫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후 매달 싱글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데뷔곡을 정확히 기억하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먼저 나온 곡은 ‘위 빌롱 투게더(We Belong Together)’지만 다같이 활동을 시작한 곡은 ‘라라라(La La La)’니 말이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은 필모그래피는 이들을 어느 순간부터 여느 아이돌과는 다른 아이콘으로 격상시켰다. ‘거짓말’ ‘하루하루’ ‘판타스틱 베이비’ 등 직접 만든 곡들이 잇따라 히트하면서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는 한층 짙어졌고, 멤버별 솔로곡도 누구 하나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쟁쟁했다. 덕분에 빅뱅은 아이돌의 고비라 여겨지는 ‘마의 7년차’를 가뿐히 넘어 지난해에만 4개의 싱글을 발표, 골든디스크 등 주요 시상식에서 21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데뷔 10년 첫 프로젝트 영화 '빅뱅 메이드' 개봉

이쯤 되니 사람들은 이제 빅뱅의 이름에 대놓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그들이라면 무언가 다른 것을 보여줄 것이란 막연한 호기심이 생겨난 것이다. 빅뱅 데뷔 10주년의 첫 번째 프로젝트인 영화 ‘빅뱅 메이드’(6월 30일 개봉)는 이 같은 기대에 착실히 부응한다. 지난해 4월 서울을 시작으로 13개국 32개 도시에서 150만명이 관람한 두 번째 월드 투어 콘서트와 그 무대 뒤로 카메라를 들이대 이들이 어떻게 빅뱅이 되었고, 그 이름값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권지용(지드래곤ㆍ28)ㆍ동영배(태양ㆍ28)ㆍ최승현(탑ㆍ29)ㆍ강대성(대성ㆍ27)ㆍ이승현(승리ㆍ26). 본명으로 등장하는 이들이 대형 무대를 하루앞 둔 모습은 진지함을 넘어 사뭇 살벌하기까지 하다. 최종 리허설에선 “다들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은데” 같은 멘트는 기본. “우리가 매번 조명이 밝아서 욕을 처먹는데 왜 계속 이렇게 되냐” 등 날카로운 말이 오간다. 늘 최고의 것만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지난번보다 더 나은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는 갈망이 이들 스스로를 한계점까지 몰고 가는 것이다.



쓰리캠으로 찍은 콘서트 실황은 180도를 넘어 270도로 펼쳐지는 스크린X를 만나 마치 콘서트 현장에 와 있는 듯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수만 명의 팬들이 노란 왕관이 달린 응원봉을 흔드는 가운데 눈 앞에선 태양이 노래를 부르고 있고 왼쪽에선 지드래곤이, 오른쪽에선 탑이 춤을 추고 있으니 두 개 뿐인 눈은 도대체 누구를 좇아야 할 것인가. 라이브 사운드도 제법 빵빵해 특별히 빅뱅의 팬이 아니어도 자기도 모르는 새 어깨를 들썩인다거나 노래를 따라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분위기다.



월드스타의 민낯을 보고 싶은 팬들의 기대도 저버리지 않는다. 샤워하는 멤버를 따라 들어가서 몰래 동영상을 찍는다거나 수건만 두르고 나와 쌍욕을 하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20대 청년들의 모습이니 말이다. 재계약과 입대 등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지난해 멤버 전원이 재계약에 성공하긴 했지만 지금 모습 그대로 언제까지나 무대에 설 수 없다는 아쉬움과 섭섭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십이 되고 육십이 되도 롤링스톤즈처럼 계속하고 싶다”는 이들은 슬퍼하는 대신 계속 빅뱅 스타일대로 즐기는 쪽을 택한 듯 하다. 영화에 이어 데뷔 10주년 두 번째 프로젝트인 콘서트 ‘0.TO.10’가 8월 20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고 밝힌 걸 보니 말이다. BIGBANG10 사이트에는 아직도 세 개의 프로젝트가 ‘Coming Soon’ 상태로 남아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그들이라면 계속해서 대중의 기대를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



 



 



글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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