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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패밀리 채용’ 파문 열흘 만에 보좌진 30명 짐쌌다

중앙일보 2016.07.02 01:24 종합 5면 지면보기
의원 친인척 보좌직원 채용 파문이 동심원을 그리며 국회의원회관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다. 딸 인턴 채용(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에서 시작된 ‘특혜채용’ 논란은 동서(박인숙 의원, 5급 비서관)와 6촌(더민주 안호영 의원, 5급 비서관), 시조카(더민주 추미애 의원, 9급 비서)를 거친 후 1일 ‘형의 처남’(국민의당 송기석, 7급 비서)까지 번졌다. 형의 처남은 민법상 친인척의 범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송 의원은 “해당 비서를 면직처리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 보좌진 채용 문제가 불거진 건 처음이다.

국회의장 직속 자문기구 설치
새누리, 8촌 내 보좌진 전수조사
김종인, 친인척 채용 두번째 사과

면직 처분된 의원 보좌진 규모도 불어나고 있다. 서영교 의원의 딸·동생 보좌진 채용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면직된 보좌직원(인턴 제외)은 24명이다. 1일 면직을 신청한 보좌직원만 6명으로, 이들의 면직 절차가 완료되면 총 30명의 보좌진이 국회를 떠난다. 국회 관계자는 “상당수가 친인척 채용 논란이 벌어지자 의원실에서 자체 정리한 사람들”이라며 “집계되지 않은 인턴을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거의 매일 친인척 보좌진이 짐을 싸고 떠나고 있는 의원회관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새누리당의 한 고참 비서관은 “십수 년 국회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걸 보면 안타깝다”며 “회관이 흉흉하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물러난 사람들 중엔 나름 실력을 인정받던 사람도 있었는데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다 그만둬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더민주의 한 의원실 관계자도 “의원회관은 지금 초상집”이라며 “‘어느 방에 누가 친척이더라’라는 소문이 쫙 다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직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가서 (국회사무처에) 서류 하나 내고 (의원실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고참 보좌관도 “자격 없는 사람이 의원 덕으로 들어오는 것은 문제지만 능력 있는 보좌진이 촌수도 모를 정도의 친인척이란 이유로 실업자가 되는 상황은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친인척 보좌관 논란이 갈수록 커지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윤리법 개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각계 의견을 들은 뒤 국회의원실천규범 등을 국회운영위원회에 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친인척 채용에 대해 두 번째로 사과했다. 김 비대위 대표는 “국민에게 우리 당 의원이 윤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조만간 8촌 이내 친인척 보좌진 채용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전수조사 결과를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 일괄보고 한 후 처리방침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전날(6월 30일) 합의한 국회의장 직속 ‘특권 내려놓기’를 위한 자문기구 설치 작업도 시작됐다. 이 기구에서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발표한 불체포특권 개선 문제 등을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세탁기에 흰 와이셔츠를 넣어 빨듯 국회의원에게 묻은 때를 모두 빼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대 이준한(정치외교학) 교수는 “역대 국회처럼 특권 내려놓기 약속이 공염불로 끝나지 않으려면 각 정당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지금 입법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효성·박가영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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