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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톡톡 3회] 가족친화 사회, 어떻게 해야 가능한가?

중앙일보 2016.07.01 00:01
맘스토크 3회_가족친화
 
  • 참여자 : 효창동 현모양처, 파워짱짱맘, 강남 열공맘, 금수저 링거맘, 평촌 이지맘, 여의도 휴직맘(6명)

채인택 논설위원(이하 채인택) : : 안녕하십니까, 서울대 공부하며 육아하는 엄마들과 중앙일보 논설위원실이 함께 하는 저출산 대화의 장, 저출산 톡톡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중앙일보 논설위원 채인택입니다.  본명이 아니고 별명으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별명으로 부르면 더욱 더 동등해지고 친숙해진다는 주장에 따라서 계속 별명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자, 시작하겠습니다.
 
효창동 현모양처(이하 현모양처) : 안녕하세요, 저는 효창동에 사는 현모양처, 효창동 현모양처입니다.
 
채인택 : 네, 반어법이시죠?
 
파워짱짱맘(이하 짱짱맘) : 네, 저는 파워짱짱맘 짱짱맘이에요. 체력 하나는 뒤지지 않는다는 짱짱맘입니다.
 
채인택 : 체력 강조하시는 파워짱짱맘이십니다. 네, 반갑습니다.
 
강남 열공맘(이하 열공맘) : 안녕하세요. 저는 부끄럽지만 강남 열공맘입니다.
 
채인택 : 그게 왜 부끄럽나요?
 
열공맘 : 열공!
 
채인택 : 열공이 부끄러운 시대가 됐나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현모양처 : 반어법이래요.
 
채인택 : 아 역시 반어법. 오늘 모든 별명이 반어법인가요?
 
금수저 링거맘(이하 링거맘) : 안녕하세요 저는 금수저 링거맘입니다. 육아하다가 맨날 아프고 골골대서 링거로 근근이 이어가고 있어요.
 
채인택 : 금수저를 물고 나오셔도, 링거로 연명하시는 것은 똑같다. 참 반어법이라는 것을 제가 잊었습니다. 아하, 죄송합니다.
 
평촌 이지맘(이하 이지맘) : 안녕하세요 평촌 이지맘입니다. 모든 것을 이지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채인택 : 쉽게 생각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현실은 굉장히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말씀이시죠?
 
이지맘 : 어려운 것도 그냥 쉽게 살려고 합니다.
 
채인택 : 쉬운 것도 어렵게 부딪히시고? 그럼 안되죠.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야죠.
 
여의도 휴직맘(이하 휴직맘) : 안녕하세요. 여의도 휴직맘입니다. 원래는 워킹맘이었는데요. 지금 잠깐 휴직하고 있어요.
 
채인택 : 잠깐 휴직이십니까 상당기간 휴직이십니까?
 
휴직맘 : 사실은 휴직 중에 둘째를 임신해서 좀 더 길어졌는데요. 복직은 해야죠.
 
채인택 : 그러시군요. 일은 계속 하고 현재는 휴직이시다? 알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가족친화를 잡아봤습니다. 가족이 가장 친할 수 있는 어떤 공간, 그리고 그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 그리고 공간과 인간과의 서로의 상호작용. 이런 것을 화두로 삼아서 재미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가족친화라는 단어, 이 단어 들으면 굉장히 친화적으로 볼 수도 있는데 좀 생소해 보이기도 해요. 가족은 친할 수 밖에 없고, 서로 굉장히 붙어서 살 수 밖에 없는 그런 관계인데 가족에 굳이 친화라는 말을 붙여서 이런 용어를 만들어야 하는지, 가족친화라는 말이 우리에게 피부로 어떻게 와 닿는지 이야기를 좀 들어보겠습니다.
 
현모양처 : 일단 영어로는 family friendly라고 해요. 그런데 가족친화는 우리가 딱 생각했을 때 화장실에서 기저귀 갈이대 있는 것, 아니면 모유수유실 있는 것 이렇게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것보다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그걸 가능하게 하는, 가족친화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의 맥락에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명 ‘가족친화법’이라고 하는 ‘가족친화 사회환경의 조성 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가족친화를 뭐라고 정의하는가 제가 한 번 찾아봤어요. “가족친화 사회환경이란 일과 가정 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고 아동 양육 및 가족 부양 등에 대한 책임을 사회적으로 분담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을 의미한다.”
 
채인택 : 교과서에 나와있는?
 
현모양처 : 법에 나와있는!
 
채인택 : 법에. 굉장히 딱딱하군요.
 
현모양처 : 그런데 가족친화는 화장실에 있는 기저귀갈이대가 아니라는 거예요. 일과 가정생활을 양립할 수 있게 하는 사회 제반 환경이라는 거죠. 근데 우리는 가족친화라고 하면 그냥 화장실에 기저귀 갈이대 있는 것, 모유수유실 있는 것(처럼) 기대치가 굉장히 낮고 협의로 생각하는 게 있어요. 가족친화를 생각할 때에는 노동 환경이 고려되어야 하지 않나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채인택 : 그러니까 지금 보면 병원, 혹은 학교, 회사, 특히 저 같으면 기차에서 많이 봤는데요. 기저귀 갈이대가 있고, 그리고 모유수유공간 같은 것이 있는 회사도 봤는데요. 그런 것을 설치 했다고 해서 ‘가족친화형 시설, 가족친화형 사회가 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우린 얼마나 그렇게 했느냐, 저출산 회복하고 극복하고 할 수 있게 이런 노력을 했다고 하는데 실제 애를 기르면서 일과 학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이게 거의 법전에 있는 것만 하고 있지 별로 와 닿지 않는다(는 말씀이군요).
 
현모양처 : 네 그렇죠. 특히 이 법에서는 ‘가족친화 인증제도’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어요. 그래서 스티커 하나 붙이는 가족친화 인증제도 스티커를 붙이면 그 기업이 가족친화 기업인 것처럼 할 수 있는데, 사실 그 기업이 여성들이, 아이를 낳은 여성이 얼마나 일가정 양립이 되는지 남성들이 얼마나 육아휴직 쓸 수 있는지를 봐야 하는데 그게 아니고 인증제도 붙이면 이제 마치 가족친화적인 것처럼 약간 좀 왜곡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 법에서 처벌하는 규정이 있는데 가족친화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처벌한다 이게 아니라 가족친화 인증제도를 거짓으로 받은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법은 어떤 강제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는데 여기에서 가지고 있는 강제성은 인증제도로 되게 국한 되고 있는 거예요. 가족친화 하지 않은 일가정 양립제도, 그러니까 여성이 여기에서 얼마나 부모인 여성과 남성이 얼마나 일가정 양립이 안 되는가가 아니라 인증제도 거짓으로 받은 기업에 대한 처벌이니까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고 봐요).
 
채인택 : 실제 제도, 의식, 그리고 있는 사람들의 만족도를 고려하지 않은 시설 기준만 따지고 있다는 이런 말씀이시군요. 직장에서 남녀 간, 젠더 사이의 특수한 필요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공간, 그렇기 때문에 불만이 많은데요. 예를 들어 화장실에서 수유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놨는데 정작 안에만 들어가보면 공간뿐이다. 휑하니 빈, 그런 경우도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신문에도 나고 했는데. 그런 경험이 (있으신지요)?
 
이지맘 : 일단 화장실에서 유축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고요.
 
채인택 : 아, 옛날 다니시던 직장에서는 유축을 화장실에서 할 수 밖에 없습니까?
 
이지맘 : 네, 수유실이 없으니까요.
 
채인택 : 아예 없었다. 없어서 화장실에서 유축을 했다?
 
이지맘 : 없는 곳이 굉장히 많고요. 저는 시간강사 일을 하고 있는데 대학교에는 유축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집 밖의 모든 공간들은 누군가의 일터이거나 그렇지 않습니까? 이게 우리가 음식점을 가지만 음식점 종업원한테는 그 사람들의 일터이고요. 공공으로, 집 밖으로 나가게 되면 모든 공간에 이런 것들이 있어야 하는 게 맞는 거예요. 근데 되지가 않고요. 아까 효창동 현모양처께서 기저귀 갈이대, 수유실 이런 게 아니다 말씀하셨지만 솔직히 한국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기저귀 갈이대, 수유실 조차 없습니다. 그게 굉장히 문제이고요.
 
채인택 : 아 그러면 기저귀를 갈려면은 특수한, 구석이라던지 이런 곳을 찾아갈 수 밖에 없다?
 
이지맘 : 네. 화장실 굉장히 좁은데 거기에서 아이가 똥을 싸고 이러면 엄마랑 아빠랑 같이 막 한 명은 엉덩이를 들고 한 명은 이걸 처리하고 닦고 해야 하는데, 여자화장실에 들어가서 혼자 하거나 남자화장실 좁은 칸에 아빠가 혼자 들어가서 하거나 이것 밖에 없고요. 저 같은 경우는 아까도 말씀 드렸는데, 강의 하는데(요). 화장실에서 유축을 하는데 문제가 뭐냐면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랑 같이 쓰는 화장실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정말 제가 유축을 하면서 굉장히…… 정말로 이건 무슨 기분인지……
 
채인택 : 엄마라서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고.
 
이지맘 : 굉장한 모멸감을 느끼게 되죠. ‘저 선생님이 지난 학기에 배 나와서 강의하더니 이제는 화장실에서 되게 시끄럽게-휴대용 유축기가 굉장히 시끄럽거든요-되게 시끄럽게 이걸 하는구나’. 이걸 과연…… 잘 모르겠습니다.
 
채인택 : 그런 것에 대한 배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낳고 키우도록 사람들에게 어떤 격려하는 사이가 아니고 불편한 것을 최소한은 방치하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혹은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그렇다는 말씀이시군요?
 
이지맘 : 일을 하면 모유수유를 하지 말라, 딱 양분화되어서 일을 하거나 아이를 키우거나 이걸 양립 가능하지 않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에요..
 
채인택 : 집에 가서 애나 봐라 이런 소리를 사회가 혹은 이 가족 친화적이지 않은 시설이 나에게 강요하고 있다, 외치고 있다 이런 느낌이 들고.
 
링거맘 : 그렇죠. 그리고 화장실이라는 게 위생 상에서도 걱정이 되는 게 화장실에서 유축한다는 것이, 유축하는 것이 아이의 밥을 생산해내는 것인데 화장실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성인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비슷한 논리예요. 아무리 아기라고 하지만 모유수유 하는 과정에서도 위생문제가 굉장히 크게 걸려있고 그걸 화장실에서 해야만 한다는 것은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것과 비슷한 논리라고 (볼 수 있고) 그만큼 배려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채인택 : 화장실에서 엄마들이 유축을 하도록 내모는 사회. 듣고 보니 굉장히 답답한 이야기네요. 파워짱짱맘께서는 어떤 파워짱짱한 이야기가 있으신지요?
 
짱짱맘 : 가족친화라는 말을 들으면 이게 이상적으로는 사회가 가정의 한 주체로서 가정에 대해서, 이 주체인 가정에 대해서 친화적이다 이런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요. 실제로 어떤 느낌이 드냐면 남자가 사회에서 일을 하고 남자의 가족들, 식솔들이 사회에 잠깐 나왔을 때, 잠깐 외출 했을 때 좀 편하게 해주는 것 이런 정도 느낌이 항상 있어요.
 
이지맘 : 그 정도.
 
채인택 : 이 정도?
 
짱짱맘 : 딱 이정도(요). 식솔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식솔들이 나왔을 때 ‘아, 기저귀 가는 데도 있고, 집에서 좀 나왔으니까 수유도 좀 편하게 해줘야 하고’ 이 정도 해주는 게 가족친화라는 개념을 좀 많이 가지고 있지 않나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지맘 : 내가 가족친화를 허하노라 이런 느낌!
 
짱짱맘 : ‘좀 배려해줄게. 밖에 나왔으니까’ 뭐 이런 느낌? 근데 가족 자체가 사회의 한 구성 주체라는 것에 대해서 그런 관점에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채인택 : 네 가족친화, 정말 기업친화라는 말은 많은데 그렇게 해서 기업이 마음껏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그렇게 해서 경제를 키우자 이런 논리가 오래 전부터 사회적으로 많이 나왔는데요. 저출산이 지금 사회적 이슈가 됨에도 불구하고 가족친화, 그러니까 가족들이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를 마음껏 할 수 있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제도, 제도보다 어떤 마인드에서 문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열공맘 : 네, 아마 대기업에 다니는 분들도 같은 처지에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채인택 : 강남 열공맘께서는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도 계시고 한데, 어떤 가족친화라는 것도 가족들이 같이 그러니까 애는 가족이 키우는 것이지 이게 엄마가 키우는 것이 아닌데, 그러면 과연 남편이 가족친화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대기업에서의 생활이 그런 것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현실은 어떤가요?
 
열공맘 : 모두들 아시겠지만, 주중에는 거의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없다고 봐야겠죠. 아이가 밤 10시, 에너지가 너무 넘치는 아이라 밤 10시가 넘어서 자러 들어가도, 계속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제 잠이 드는데, 한 3-4번 물어봐요. 아빠가 언제 오냐고요. 그런데 그 때마다 회사에 일하러 가셨고, 너를 너무 사랑해서 열심히 일을 해야 되고 (라고 말해줘요),
 
채인택 : “아빠 언제 와?”, “아빠는 너를 너무 사랑해서 너를 못 본단다.” 어릴 때부터 이런 걸 배우는 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열공맘 : 그렇죠. 그렇게 설명해주면서도 정말 기분이 좋지가 않은데, 주중에는 그렇다고 치고 주말까지…… 문제는 주말까지 불러내는 거죠.
 
채인택 : 주말에는 누가 불러내나요?
 
열공맘 : 그것도 일의 연장이라고 하면 저도 할 말은 없는데요.
 
채인택 : 아 직장 상사, 동료?
 
열공맘 : 뭐 등산이라든지, 예를 들어 그런 식으로 가면 정말 주말이라도 아이와 너무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아빠에게는 결국 가족친화라는 것은 매우 매우 멀고도 먼 개념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채인택 : 아빠는 주말이라도 애들과 함께 놀면서 가족친화적인 삶을 살고 싶은데 직장에서 준강제적으로 등산을 함께 가자, 운동을 함께 하자 이러면서 부르는데 안 가면 이게 조직 생활에 제대로 적응을 못하는 사람이 된다?
 
열공맘 : 그렇죠.
 
채인택 : 대기업에 다녀도 그런, 아 대기업에 다닐수록 그런 일이 생기는 겁니까?
 
이지맘 : 네.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채인택 : 지금 뭐 여의도 휴직맘께서는 휴직하고 계시는데 다니던 직장에서는 어땠나요?
 
휴직맘 : 저는 지금 육아휴직 중인데, 출산휴가를 다 쓰고 복직을 했다가 다시 휴직을 하게 된 케이스에요. 그래서 제 경우를 말씀 드리면 두 번째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했을 때 저의 상사분이 “그래. 아이한테는 엄마가 있어야지. 근데 그러면 너 그만둘거야? 언제 돌아와?” 바로 그런 질문으로 이어지는 거에요.
 
채인택 : 아 휴직을 하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언제 그만두십니까?” 라는 대답이 왔다.
 
휴직맘 : 그렇죠. 그건 마치 시어머니한테 제가 임신했다고 말씀 드렸을 때 “아이고, 나는 네 건강이 너무 걱정된다. 근데 아들이래, 딸이래?”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채인택 :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이런 질문하고 똑같네요.
 
휴직맘 : 그렇게 똑 같은 거죠. 배려를 해주는 척 하지만 사실은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고요. 근데 사실은 저도 그 분들이 이해가 되는 게 제가 휴직하는 동안 (인력)충원이 되고 하는 게 아니니까, 그 분들이 봤을 때에는 제가 개인의 가정친화적인 제도를 활용한다기 보다는 단순히 업무력, 노동력의 로스로만 볼 수 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휴직을 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좀 들기도 하고 그런 상황이죠.
 
채인택 : 가족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우리 직장의 동료로 같이 일하고 있다라는 생각보다 일정 0명분의 노동력이다 그렇게 본다는 거죠?
 
휴직맘 : 그렇죠.
 
채인택 : 특히 육아 때문에 잠시 휴직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는데 사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바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겁니까?
 
휴직맘 : 그렇죠. 근데 사실은 저희 선배 중에도 대부분 돌아오신 분이 없어요. 복직을 하신 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해를 충분히 하는데 아쉬운 거죠.
 
채인택 : 그러니까 지금 좋은 롤모델이 별로 없다는 말씀이시네요?
 
휴직맘 : 그렇죠 근데 저 사람들이 왜 돌아오지 못할까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은 채 그냥 현상만 보고 여자들은 육아휴직을 하면 돌아오지 않는다는 그런 팩트만 남아서 후배들도 악순환이 (계속 되는 거죠).
 
채인택 : 그렇다면 여의도 휴직맘께서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아이를 또 낳고 ‘어떠한 고난의 길을 걷더라도 계속 직장과 육아를 병행해 가신다’ 그런 생각하시는 겁니까?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듣지 말고 본인의 의지를 말씀하시면 됩니다.
 
휴직맘 : 저는 당연히 복직을 하고 싶고 한데 제 뒤에서 제가 ‘복직을 할 것이다’, ‘안 할 것이다’라는 것으로 내기한다는 것을 들었고요.
 
채인택 : 세상에.
 
휴직맘 : 그 정도의 분위기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 참고로 저는 아까 대기업 이야기 나왔는데요.
 
채인택 : 저는 복직을 한다에 100만원을 (걸겠습니다), 사행성이 있으니까 조금만 걸겠습니다.
 
휴직맘 : 대기업 이야기 나왔는데 대기업이 이러할진데 중소기업이나 이런 데는 환경이 더 열악하겠다는 이런 생각이 들죠.
 
채인택 : 그러면 지금 내기를 ‘복직한다’, ‘안 한다’에 거는 분들 비율이 어떻게 된다고 그러십니까?
 
휴직맘 : 그러니까 대부분이 안 하는 쪽으로 걸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채인택 : 복직 하시면 ‘한다’에 건 분들이 엄청난 배당을 받으시는 거죠?
 
휴직맘 : 그렇죠.
 
채인택 : 가족친화, 가족은 당연히 친화를 해야 하고 그리고 사회는 당연히 가족친화적이라야 하는데 이 말이 굉장히 낯설고 친화적이지 않다는 이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아까 또 말씀하신 것 중에 ‘애를 엄마만 키우느냐, 아빠도 키워야 한다’. ‘아빠는 일하지 않냐? 엄마는 일 안 해?’ 그런 식으로 현실에 대해서 자꾸 19세기로 가는 현실을 지적해 주셨는데, 우리는 육아라고 하면,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만 나이 많은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물어보면 ‘어, 육아? 엄마가 하는 것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의외로 주변에 많은 것 같더라고요. 근데 남의 나라 말 써서 이상하지만 영어로는 parenting이라고 부모 노릇 하기, 부모로서 부모가 애 양육하기 이런 개념, 이런 용어를 요즘 굉장히 많이 쓰고 있고 미디어에서도 많이 보고 있는데요. 이런 것이 전공이라든지 이런 쪽에서는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현모양처 : parenting이라고 하면 다른 말도 child rearing 이라고 해서 자녀양육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채인택 : Child rearing?
 
현모양처 : 네. 자녀 양육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이게 자녀를 위한 일상적 노동의 기획과 조직이에요. 그게 영유아기에서부터 성인기까지 끊임 없는 신체, 정서, 사회, 물질, 지적 발전을 지원하고 증진하기 위한 일련의 총 기획과정이죠. 거기에 필요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이거 잘 해야 해요. 계속 업그레이드 하면서 일관적으로 훈육해야 하죠. 공동체 일원이 되도록 자원 계속 개발해줘야 해요. 친구, 재능, 또 재능 발굴 및 교육, 적절하게 과외와 또 여러 가지 활동들 체육과 음악과 미술과, 또 교과과목 학습. 그리고 끊임없이 이 아이와 상호작용해서 아이가 어느 정도인지 우리가 판단하고 피드백하고 하는 이 일련의 과정을 parenting이라고 학자들은 정의를 해요. 근데 그러면 어머니 역할, mothering, 아버지 역할, fathering 사전에서 어떻게 정의하고 있느냐? 사전에는 fathering이라는 단어가 없어요. 캠브리지 사전에는 fathering이라는 단어가 없어요. father까지 나와요. 근데 mothering이라는 단어는, 자녀 양육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과 과정이라고 정의되어 있어요. Parenting은 1955년에서부터 60년 사이에 처음 나타난 단어더라고요.
 
채인택 : 양성평등이 이야기가 되고 그런 개념이 나타나면서 비로소 등장한 말이라는 거죠?
 
현모양처 : 네. 그러면서 자녀를 양육하고 책임을 가지며 그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를 하고 있어요. 아까 처음에 말씀드린 것은 조금 더 학문적으로 구체적으로 정의를 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제가 이것들을 보면서 ‘엘리자벳 게른스하임’이라는 사회학자, 독일의 사회학자가 쓴 ‘모성의 발명’이라는 책에서 한 구절을 찾았는데 이게 현재 우리의 parenting에 대한 현실을 되게 잘 보여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잠깐 인용해 볼게요. “자녀양육과 교육에서의 아버지들의 참여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아이에 대한 주된 책임은 예나 지금이나 어머니들에게 있다. 아버지들은 놀이적 특성을 지닌 활동에 우선적으로 참여한다. 이에 반해 매일 반복되는 일, 그러니까 아이를 돌보고 일상을 조직하는 일은 주로 어머니들의 일이다.” 그러니까 모든 아이 키우는 허드렛일과 그 관련된 활동을 전체 조망하는 일은, 그리고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들 을 배정하는 일은 엄마가 하는 일인데 아버지들은……
 
열공맘 : 이벤트적으로?
 
현모양처 : 그렇죠. 그래서 육아예능에서는 아빠가 계속 놀아주는 일만 하잖아요. 그게 마치 아버지 일인 것처럼. 그게 아버지 역할인 것처럼. 근데 그렇지 않잖아요. 옳고 그른 것을 가르쳐주고 훈육해주고 이 아이와 미래를 계획하고 일상을 계획하는 일도 사실은 parenting인데 (말이죠).
 
채인택 : 아, 육아의 개념을 단순하게 아이가 물리적으로 먹고 배변하고 아프면 병원 가고, 이걸 떠나서 하나의 인간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에 엄마뿐이 아니고 가족이 특히 절반을 만들어주는 아빠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서로의 가치관, 생활태도부터 해서 하다못해 체험도 아이와 엄마가 같이 나눌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네요.
 
현모양처 : 그렇죠.
 
채인택 : 근데 지금 현실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현모양처 : 위원님은 어떻게 사셨어요?
 
모두 : (하하)
 
채인택 : 저는 둘 다 직장을 다녔기 때문에 애를 봐주시는 분에게 맡기고, 저희들은 월급을 잘라서 그 분에게 드리고, 애는 뭐 거의 못 만나고, 주말에 오면 이제 애 보시는 분이 퇴근하시기 때문에 그 때는 제가 애를 데리고 처가 마감하고 돌아올 때까지 그럴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죠).
 
현모양처 : 그러니까 그 시간을 막 때우면서 메꾸면서 그렇게 사셨죠?
 
이지맘 : 비슷하게 살고 계시네요.
 
채인택 : 아, 그렇죠. 서로 방법은 달라도 어떻게든 해야 하고 (하니까요). 저 같은 경우 자취를 오래했기 때문에 나중에 결혼해서 애 낳고도 자취 비슷하게 살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짐작하시는 그런 불편은 별로 없습니다만. 게다가 처가 워낙 마감이 긴 직장을 다녔기 때문에 한달에 한 20일은 마감을 하는 상황이었고, 잡지 비즈니스가 그래요. 그랬는데, 사람마다 그리고 또 가정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서로 부부사이에 권력관계가 다르고. 그리고 서로 사회경제적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아주 다양한 환경이 있는데, 지금 말씀하시는 그런 이상적인 모습이 조금씩 조금씩 서로 달리 적용되는데 거기에서 또 보면 근본적인 문제가 좀 있겠죠. 이게 보면 육아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육아는 엄마가 하는 것. 아빠는 놀아주는 것으로 끝’ 이런 게 있는데요. 거기에 대한 경험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을까요?). 평촌 이지맘께서 이지하지 않은 경험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지맘 : 아니 오늘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좀 많이 하기로 했기 때문에 공간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모성이라는 단어만 우리한테 있고 parenting이라는 부모가 같이 양육한다는 단어 자체가 없지 않습니까? 그게 지금 현재(의 현실이에요).
 
채인택 : 법도 그렇죠. 모자보건법이라고는 들어봤는데.
 
현모양처 : 없어졌어요 이제.
 
채인택 : 아 양성평등 때문에? 그러면 뭐로 바뀌었습니까?
 
현모양처 : 비슷한 걸로 바뀌었어요.
 
채인택 : 이름은 뭘로? 부모 양육법?
 
현모양처 : 그것까지는 제가 조사를 못했네요.
 
이지맘 : 그런데 지금 현재 되어 있는, 구조되어 있는 그 공간자체가 그걸 너무나 잘 반영하고 있고요. 저희 남편 같은 경우는 약간 교육 많이 받고, 그래도 의식 있고, 남녀평등 사상에 많이 따르고 그리고 딸을 굉장히 사랑하는 어떤 굉장히 힙하고 스타일리쉬한 신아빠의 모델로서 (살아가고 있는데요).
 
현모양처 : 남편 자랑?
 
이지맘 : 자랑이 아니고, 본인이 그런 것을 자기를 과시하기 위해서 아이와 둘이 같이 외출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제가 주말에도 일이 갑자기 생기고 이런 경우가 좀 있어서 남편이 그런 것을 도와주고 있는데, 그 때 나가서 아빠가 애를 혼자 데리고 외출할 때 자기는 너무 힘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힘들어서 이걸 시정해야겠다”가 아니고 “나 이렇게 힘들었어”라는 어떤 무용담화시켜서 이야기하는데 이야기 들어보면 내용이 너무나 처참해요. 그러니까 왼팔로 아기를 들고 오른팔로 바지 지퍼를 내리면서 남자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이런 (거에요).
 
현모양처 :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요? 뭘 도와줘야 할까요? (하하)
 
이지맘 : 여자화장실은 유아 거치대가 없어도 우리가 동동 구르면 아줌마들이라도 “아, 새댁. 잠깐 봐줄테니까 들어갔다 와” 해주는데 남자들은 그런 것 자체가 되지 않다는 거죠. 그리고 분유를 먹여야 하는데, 아빠랑 나가서 모유를 못 먹이고 분유를 수유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분유를 수유할 곳이 없어요. 모유수유실에는 엄마 밖에 못 들어갑니다. 여성 밖에 못 들어가게 되어 있고요.
 
채인택 : 아, 그러면 분유수유실이 아니고, 뭐 분유는 남이 보는 데에서 타도 된다는 그런 생각을 해서 아무 데에서나 하라고 두는 것 같죠? 예를 들어서 놀이공원이라든지 한강시민공원에 갔는데 약간 좀 추운 날인데 애를 든든히 입혔습니다마는 애한테 분유를 타주려는데 보온병 물을 붓고 뭐 흔들고 어쩌고 하고 있으면 금방 식는데, 좀 바람 피하는 데에 들어가서 할 수가 없었다는 뭐 그런 경험은 제가 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비슷하게, 한 번 해보니까 이거 뭐 모유수유는 뭐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자리를 만든다는 개념이 있는데 분유수유는 생각을 안 한 거에요. 애를 키운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이게 무슨 부끄럼가리개라는 개념으로 시설을 (만든 것 같습니다).
 
이지맘 : 그렇죠. 가족친화가 아닌 거죠.
 
채인택 : 이건 가족친화가 아니고 남녀유별(이란 건가요)?.
 
이지맘 : 그런 비슷한 느낌입니다.
 
짱짱맘 : 사실 아이도 시끄러운 공간에서 먹지 않아요.
 
이지맘 : 저희 아이는 사람들 많은 곳에서 분유를 먹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 남편이 정말 너무나 힘들어가지고 외출할 때마다 그런 무용담을 저한테 해주는데 정말 눈물 없이 들을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다니는 것도 정말 힘들지만요. 평촌이 애 키우기가 굉장히 좋아요. 애기가 굉장히 많고요. 그래서 들어가서 살고 있는데, 그게 저한테만 해당이 되고 남편한테는 전혀 해당되지 않더라고요.
 
현모양처 : 생각나는 게 제가 논문 쓸 때 주말에 남편이 아들 둘을 보게 한 적이 있어요. 저희는 원래 주말에 하루는 제가 보고 하루는 같이 보고 이런 식으로 하는데요.
 
채인택 : 서로 요일을 나눈 겁니까?
 
현모양처 : 시간을 좀 나눠요. 그러면 개인 시간을 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가족이 같이 하기도 하고 하거든요. 근데 그 때는 제가 논문 쓰느라고 남편이 주말 육아를 담당했었는데, 저희 집에 차가 없잖아요. 남편이 하나는 걷게 하고 하나는 유모차에 태워서 버스를 타고 박물관에 가려고 갔는데, 기사님이 남편을 보고 막 신경질을 냈대요. 근데 그 때 남편이 되게 상처를 받았대요. ‘아, 나도 이렇게 무겁고 힘들고 또 이렇게 면박을 당하니까 이렇게 당황스러운데, 우리 부인이 왜 택시타고 다니는지 알겠다’ 이러면서 (많은 생각들이 들었대요). 적용은 그렇게 되기는 했는데요. 되게 난감한 경험들인 거죠. 아빠도 그렇게 대중교통이나 또 아이들을 데리고 그런 시설을 이용하기에 곤란한 경험이 많은 거죠.
 
이지맘 : 가족친화 이런 시설들이 백화점이나 마트, 이런 상업시설에만 되어 있고요. 그나마 있는 것도 엄마 위주고, 아빠들은 자기가 계몽된 아빠로서 신아빠 스타일을 막 과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 현실이에요.
 
채인택 : 근데 백화점은 어떤가요? 상업시설이라서 좀 투자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제가 경험이 없어서요.
 
이지맘 : 그래도 모유수유실은 남자를 금지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채인택 : 아, 그러니까 어차피 백화점에서도 아빠가 애를 데리고 가방 챙겨서 갔는데 애 우유먹일, 분유먹일 시간이 되면 엘리베이터 앞이나 화장실 앞에 있는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서, 아니면 푸드코트에 가서 거기에서 타서 먹이면은 “여기는 손님들이 먹는 공간인데 왜 이렇게 독차지 하세요?”라는 소리를 듣고 그럴 수가 있다는 거죠? 아, 그 생각은 잘 못해본 것 같습니다. 기업 하는 사람들도 엄마 입장, 그리고 가족친화의 입장이 아닌 어떤 고객의 입장만 생각한 것이 아닌지. 물건을 사는 사람, 그렇죠? 좋은 충고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짱짱맘 : 네. 제가 한 좋은 예를 봤는데요.
 
채인택 : 네, 파워 짱짱맘께서는?
 
짱짱맘 : Mothering의 어떤 관점에서 모유수유실이 있고 그런 거잖아요? 근데 제가 어느 한티역 근처에 있는 백화점 지하에 갔다가 (본 거에요). 다른 층은 모르겠어요. 다른 층 중에 제가 가본 층은 없었는데요. 남자화장실을 지나서 (따로) 여자화장실을 가게 보통 구조가 되어 있잖아요? 근데 (그 지하층에만) 그 중간에 ‘가족화장실’이 있는 거예요. 이건 정말 가족이 같이 들어가서 (일을 볼 수 있는 거에요). 사실 저는 애가 커요. 젖 먹이는 애 없거든요? 한참 지났어요. 근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애들 어렸을 때) 그 때 생각이 나면서, ‘그 때 저런 것 있었으면 같이 들어가서 기저귀 갈고 같이 뭘 할 수 있었을텐데’ (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너무 좋은 사례다 했는데 이 기업이 전반적으로 다른 데에도, 아울렛에도 또 그렇게 가족화장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요.
 
이지맘 : 예술의 전당에도 비슷하게 (좋은 예가 있어요)
 
짱짱맘 : 네. 예술의 전당에도 원래 8세 이상 아이들만 볼 수 있잖아요, 공연을?
 
채인택 : 그렇죠. 아이들이 와서 뭐 운다든지 잘 모르고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그건 어떤 에티켓으로 하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그럼 그게 맞다고 보시는 겁니까?
 
짱짱맘 : 네. 그건 맞죠.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4세 이상 어린이를 데리고 간 부모가 볼 수 있게 봐주는 시설이 있어요.
 
채인택 : 아, 애들을 볼 수 있는? 유통업체에서 애 보는 것은 있는데 아 공연장에서 (그럴 수 있다는 건가요)? 정말 참 좋은 일입니다.
 
짱짱맘 : 네. 이게 엄마고 아이한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가족화장실을 만들어주고 뭔가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나와서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은 참 좋은 사례이다(라고 생각해요).
 
채인택 : 기업에서 오히려 역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 자기들에게 시설 투자에 대한 부담이 아니고, 비용이 아니고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겠네요.
 
현모양처 : 근데 그게 소비자를 타겟하고 있지, 거기에서 생산 노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을 타겟하고 있지는 않다는 거죠.
 
채인택 : 아, 예술의 전당도 직원용은 없다는 거죠?
 
현모양처 : 네. 문화 소비자를 위한 것이고 백화점도 구매력 높은 여성 소비자, 그러니까 아이 키우는 동안 할 일 없어서 백화점 가면 모든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서 유모차 밀기도 좋고 (하니까요). 근데 남성들이 낮에 백화점을 아이 데리고 가지는 않잖아요. 그러니까 없는 것 아닐까요?
 
이지맘 : 제가 대학에 강사로 갔을 때 유축실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채인택 : 한 글로벌 유통업체를 보면요. 이케아인데, 제가 처음 이케아 가 본 데가 런던 이케아를 가봤는데요. 거기에 갔더니만은 들어가는 입구 쪽 왼쪽에 아이를 맡길 수 있어요. 한바퀴를 빙글빙글 돌고 맨 끝에 나오면 아이를 찾는 데에요. 입구에 아이를 맡기는 공간하고 찾는 공간하고 교묘하게 되어 있어요. 우리는 굉장히 먼 길을 왔다고 생각했는데 한 바퀴 빙글빙글 고동처럼 돌아서 바로 그 뒤쪽으로 온 거예요. 그래서 아이를 찾으면 바로 앞에 식당이 있습니다. 가족끼리 같이 앉아서 아이 의자도 있으니까 아이와 먹을 수 있는 (그런 식당이죠). 그러니까 애를 맡기고 거기에서 마음껏 직원들이 와서 일을 해주죠. 쇼핑을 할 수 있고요.  또 옛날에 보면, 지금 사라졌습니다만 메멘백 식당이라고 있었는데요. 마르쉐라는 곳이 있었는데 거기를 보면 전체 1/3 정도가 아이 맡기고 애들이 노는 데에요. 어른들은 실컷 먹다가 애 데리고 와서 좀 먹이다가 다시 놀게 하고 마저 식사를 할 수 있고요. 아이는 또 전문적인 애 봐주는 사람이 근무를 하고 있더라고요. 근데 그런 업체가 잘 되면서 계속 파장을 이끌어나가야 하는데 아쉽게도 문을 닫는 바람에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 효창동 현모양처께서 지적해주셨다시피, 거기에 대한 소비자 혹은 고객뿐만 아니고 일하는 사람에게도 그런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 있어야 한다 그런 거죠?
 
현모양처 : 네. 그렇죠.
 
채인택 : 비용과 단계의 문제일 수도 있고 혹은 성의의 문제일 수도 있고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링거맘 : 그리고 그 워터파크 갈 때요. 저는 딸을 데리고 가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데요. 조금 나이가 애매한 아들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 엄마를 보면, 나는 혼자서 아들과 둘이 워터파크나 놀이시설을 가고 싶은데 들어가면 아들이 나이가 엄해서 들어갈 수가 없는데, 그래서 못 간다는 거죠. 누구랑 함께 가거나 아이는 아이 아빠와 같이 가거나. 또 아이 아빠가 육아를 굉장히 많이 하는 집이 있는데 외동딸을 키우고 있어요. 그런데 (이 집은) 딸아이가 워터파크나 물놀이 시설을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너무 가고 싶은데 애기 엄마가 없으면 자기는 갈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자기 혼자 들어가고 아이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거죠. 그걸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줌마들 모임에 낑겨 가던가, 아니면 애 엄마가 거기에 무조건 동행해야 한다는 거예요.
 
채인택 : 아, 그것도 참 문제가 있네요. 그러면 애를 데리고 혹은 가족 단위로 집 밖으로 나갔을 때에 아주 즐겁고 훌륭한 추억을 만드는 날이 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저도 그렇습니다만, 오래 전 기억이 있습니다만, 굉장히 뭔가 좀 안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떤 사람은 애를 데리고 같이 여러 사람들 모여서 식사를 하다가 잠깐 한눈을 팔았더니 아이가 안보여가지고 악몽이 되었다. 애는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8층에 갔다, 9층에 갔다 하는 놀이를 하고 있었고, 부모는 1층부터 계속 돌고 있었고 (했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어떤 가족친화적인, 애를 맡기고 논다든지 아니면 가족이 함께 유아 동반을 할 때 시설이 좀 충분하다든지 혹은 부족하다든지 이런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각자 경험에 따라 한 말씀 해주시죠. 평촌 이지맘께서는 (어떤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지맘 : 저는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공간, 특히 공공 공간, 이런 단어를 떠올리면 거기에서 가족이 지워져 있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아요. 공공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것은 양복 입은 남자성인이거든요. (그리고) 그 사이에 그나마 좀 들어갈 수 있는 것이 하이힐을 신은 여자이고요. (그런데) 거기에 너저분하게 애 둘 데리고 짐을 막 잔뜩 들고 있는 여자와 아이들은 별로 그렇게 편안하게 그려지지가 않아요. 한국사회에서는요.
 
채인택 : 애 안고 기저귀통과 분유와 보온병이 들어 있는 가방을 들고 있는 엄마는 소위 말해 성인 남자에도 끼지 않고 성인 여성에도 끼지 않는 제 3의 성? 제 3의 젠더? 이런 것이 (느껴진다는 거죠)?
 
이지맘 : 그 분들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공공 공간 여기저기에 있다고 생각했을 때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아요. 일단 그게 문제인 것 같고요. 제가 출장 때문에 효창동 현모양처와 함께 나리타공항 들러서 미국에 간 적이 있어요. 근데 저희가 나리타공항에서 너무 깜짝 놀란 것이 아이들과 수유(에 도움이 되는) 그런 시설이 되어 있었는데 너무나 화려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놀이공간도 24개월 미만과 이상이 놀 수 있는 곳이 따로 분리되어 있고요. 좀 작지만요. 그리고 분유 수유할 수 있게끔, 굉장히 안전하게 몇 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 정수기를 어른이 눌러야만 작동할 수 있게끔 디자인 되어 있는 것이 있었고요.
 
채인택 : 지금 정수기가 우리는 80도 정도의 뜨거운 물만 나오는 겁니까? 조절이 안되네요.
 
이지맘 : 네. 보통 분유 온도에 맞춰져 있지 않죠. 한국에서는요.
 
현모양처 : 아이가 80도짜리를 마시지는 않잖아요?
 
이지맘 : 60도나 50도에서 타서 좀 식혀서 먹이는 게 일반적인데요. 그리고 모유수유실도 enclose된 개별 수유실이 있었고 그런 (것을 볼 때) 안전함과 배려 이런 것이 느껴졌어요. 우리나라 시설에서는 볼 수 없는 느낌이었고요. 그리고나서 미국에 출장을 가서 그 국내 공항, 보스턴공항 같은 국내 공항들을 봤는데 거기에도 (이런 시설들이) 많이 되어 있더라고요. 거의 모든 공항에 어린이 시설이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 제가 매주 비행기를 타고 지방으로 대학에 강의를 나가는데요. 김포공항에 수유실이 있는데요. 공간이 의자가 딱 하나 밖에 없어가지고요.
 
채인택 : 거긴 남자가 들어가 본 적이 없는 데겠네요. 의자 하나가 있는 겁니까?
 
이지맘 : 네. 소파 하나가 있는데요.
 
채인택 : 다른 엄마가 들어오면 어떡하죠?
 
이지맘 : 제가 유축을 하고 있는데요, 그 유축기 소리가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근데 이제 배가 고프다고 우는 아이 엄마가 모유수유를 하러 들어오시면 저는 소파는 포기하고 서서 유축을 하는데, 그 시끄러운 소리에 아이도 막 더 울고요. 정말 이게 난장판이 따로 없어요. 그러면 제가 속으로 ‘아, 나는 그러면 화장실에 가서 해야 하나’, 이분과 이 아이가 우는 것에 너무 미안하고요. 그런 되게 복잡한 감정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요.
 
채인택 : 그러니까 수유실은 아이에게 직접 젖을 물리는 것만 할 수 있다? 유축을 해서 아이한테 통에 넣어서 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제대로 배려가 되지 않고 있다?
 
이지맘 : 김포공항에 유아 동반 부모가 얼마나 많습니까. 제주도, 부산 이런 데에 아이들 데리고 엄청 놀러가는데 거기에 수유실이 있긴 있어요. 있긴 있는데 정말 작고요. 그리고 기저귀 갈이 할 만큼 딱 그거지, 뭐 아이들이 놀 수 있다거나 이런 것은 (힘들어요).
 
현모양처 : 그 제가 집이 충청도 시골이잖아요. 그래서 주말에 친정엄마한테 내려갈 때 동서울 터미널을 이용하는데 동서울 터미널에 모유수유실이 계속 없었어요. 제가 광진구청에 계속 이메일과 민원을 넣어서 생겼는데, 그 생긴 공간이 뭐냐면 면피는 했어요, 일단. 표파는 창구 옆에 있는 조그만 회의실, 탕비실 같은 것을 모유수유실이라고 해놨는데 거길 들어가려면 일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사무실을 통해서 들어가서 그냥 원탁에서 모유수유하거나 기저귀를 갈아야 되는 거죠. 그러니까 팻말은 붙여놓고 면피는 해놨는데 실제로 이용할 수 있게 시설은 (되어 있지 않은 거에요). 표준이 없으니까.
 
채인택 : 서류상 ‘수유실1’ 이라고 되어 있는데 거기를 가려면 직원들 사이를 관통해서 저 아래 탕비실 좁은 방까지 가야 되는데 (그나마도) 가보면 거기도 아무 것도 없다(는 거군요).
 
현모양처 : 네. 대부분의 전철역도, 저는 차가 없기 때문에 전철을 애용하는 사람으로서, 전철역도 마찬가지에요. 모유수유실이나 기저귀 가는 공간이 있다고 가면 역장실이거나, 제가 모유수유를 하러 가면 역장님이 일어나서 “여기에서 하세요” (그러세요).
 
채인택 : 배려는 감사합니다만 제대로 되지 않은 거네요. 아, 너무 부담스럽겠습니다. 정말.
 
현모양처 : 아니면 역무원 선생님들 일하시는 옆에 있는 소파. 그 소파에요. 거기 파티션 있어서 “여기에서 하세요” 하는데, 한 쪽에 거울이 붙어 있네요? 굉장히 부담스럽죠. 뭔가 공간은 별도로 마련을 해놨다고 간판은 있는데 그 기능을 담는 어떤 공간, 그 표준이 없기 때문에, 어떤 표준모델이 없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합니다). 이제는 (표준모델이) 있는 것 같아요?
 
이지맘 : 표준 모델이 있다 치더라도 강제력이 없으면 지금과 같이 해놓는 것에 대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죠.
 
채인택 : 뭐 수긍합니다만은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 모델 말씀하셨는데 화장실 같으면 수원시에서 시작해서, 지금 전국적으로 고속도로 화장실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화장실 깨끗하고 멋있고 인상적으로 만들기 경쟁이 붙었어요. 그러다보니까 전국 지자체,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화장실이 이제는 만족할 만 하거든요. 심지어 전부 다 수세식 양변기로 되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어떻게 하나 했더니만 또 그 분들을 위해서 1/3은 남겨두는, 인구 비례까지 세서 했다고 하는데요. 수원 같은 모델이 있으면, 지자체장 같은 분이 ‘우리 시는, 우리 군은 아니면 우리 구, 군, 시 여기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모든 종류의 예산을 다 상정을 해서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하고, 그래서 하면 다른 데에서 서로 벤치마킹하고 경쟁적으로 ‘우리 쪽으로 오시면 더 잘해드리겠습니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현찰도 주는데, 이게 스웨덴에서 이야기 들어보니까 현찰 복지는 지양하고 서비스 복지(를 지향하는데요), 서비스복지가 사실 돈이 더 들어요. 돈(이야) 뭐 사람 1인당 백만원 주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 있어요. 근데 도로 한 번 닦으려면 1km에 수십억 들어가는데 그렇게 따지면 이런 모델 같은 게 처음 말씀하신 것 모으면 어떤 모델이 될 수 있고 이걸 어떤 곳에서,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시범적으로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현모양처 : 그래서 지금 평촌이지맘이 재능기부를 해서, 서울대에는 모유수유실을 아이를 가진 엄마가 유축하기 좋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을 재능기부 했어요. 서울대 모유수유실에 공간디자인을 (적용한 것이라든가), 그리고 또 저희가 가는 공공시설이나 도서관이나 역 이런 데에 모유수유실이나 화장실을 저희가 계속 사진 찍어서 이런 좋은 모델을 저희 카페에 계속 올리고 있거든요? 왜냐하면 저희가 이런 것이 엄마들 불편이라고 말할 때 실제로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대안이 뭘까 하다가 우리가 한 번 아카이브를 만들어보자 해서 그런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어요. 그런 맥락에서 또 평촌이지맘이 선진 사례를 보러 출장을 가셨을 때 그걸 또 참고해서 재능기부 할 수 있는 디자인을 도출 했고요.
 
채인택 : 네. 아주 좋은 일 같습니다. 그런 식으로 엄마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모델이 구성되어야지 저출산 해소에 도움 되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인생 가치를 찾는,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 우리가 좀 아까 했던 이야기 계속 하면요. 외출, 지금 보면 외출하는 것까지 그렇게 다 해주어야 하느냐, 또 집에서 애 키우는 것이 안전하지 않냐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교육적 차원, 혹은 아이의 정서 발달 심리발달에 대해서 할 말씀이 좀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이지맘 : 네, 제가 먼저 말씀드릴께요.
 
채인택 : 평촌 이지맘께서 (말씀해 주시죠).
 
이지맘 : 효창동 현모양처랑 같이 보스턴으로 출장을 갔을 때 굉장히 춥고 진눈깨비가 오고 밖에 나가기도 싫은데 연구 인터뷰 일정이 잡혀서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했는데, 그 날씨에 공원에 유모차가 한 대도 아니고 여러 대가 보호 비닐도 없이 정말 신생아, 그런 신생아 유모차 있지 않습니까? 바구니형. 거기에 애를 데리고 부부가 산책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저희는 정말 문화적인 충격이 컸어요. 사실 집에만 갇혀 있으면 정신건강에도 안 좋고 아토피도 심해지고 폭력성도 높아지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엄마한테는 산후우울증 같은 것이 더 심해질 수 있고요. 밖에 나가는 삶이 건강한 삶인데 우리가 외출하겠다 라는 것이, 뭐랄까…… 민폐맘이 되는 그런 주장 같이 보이고요. 당연한 건데 마치 쓸데없이 요구하는 것처럼, 이런 식으로 보여지는 인식이 많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좀 굉장히 (육아를 더) 어렵게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채인택 : 아, 그렇네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외국영화를 보다 보면, 특히 서구를 배경으로 (한 것을 보면), 유모차를 몰고 공원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주 일상적인 풍경인데 우리는 아주 날씨 좋은 날의 상징인 (거군요). 추운 날에도 데리고 와서 애가 외부를 맛보게 하는 것, 그리고 엄마나 아빠가 애를 같이 데리고 밖에 나가면서 서로 감정적인 교류를 하는 것. 이런 것이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외출이 민폐가 되지 않는 그런 것이 중요한 것 같은데요.
 
현모양처 : 저 같은 경우는 큰 공원 옆에 살아요.
 
이지맘 : 효창동이니까요.
 
현모양처 : 굉장히 좋은 공원이라 저희는 이사를 갈 수 없어요. 물론 집이 너무 낡아서 안 팔리기도 하는데 공원이 주는 혜택이 있는 거죠.
 
채인택 : (집이) 팔리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현모양처 : 아이고. 그런데 저희 아이는 그 공원에서 사계절을 (보내고), 그 공원과 함께 지내는 아이라서 비가 오면 가서 막 맞으면서 “엄마, 빗방울이 얼굴에 내려 앉아요” 라고 말하는 아이에요. 근데 아이가 우비와 장화를 신고 공원에서 그러고 있으면(늘 듣는 얘기가 있어요). 거기는 할머니, 어르신들이 굉장히 많으시거든요. 저한테 “아이고, 추운데 왜 애를 데리고 나와서 비를 맞히고 그래.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오늘과 같은 겨울에 아이와 함께 산보를 가면 또 어른들이 저희 둘째, 아이 말 못하는 둘째 보고 “아이고, 엄마가 추운데 데리고 나왔어? 엄마 나쁘지? 엄마 때찌!” 하면서 (말씀을 하세요).
 
채인택 : 노키즈존이, 공원이 노키즈존이 되는 순간이군요.
 
현모양처 : 네. 저는 어르신들에게 반어법도 있고 (해서 이해는 해요). 어르신들이 아이에 대한 사랑과 우려와 관심을 표현하는데 그 방식이 엄마를 비난하는 방식이에요. 엄마를 비난하는 방식으로 아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거죠. 아이에 대한 관심과요. 근데 이런 양육에 있어서 전통적으로 아이와 관련된 모든 잘못과 우려는 엄마를 비난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 것 같고, 그것 때문에 아이가 혹시 다른 주변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끼치게 될 폐. 우리가 민폐라고 많이 하죠? 폐나 언짢음에 대한 비난을 사회제도가 잘 갖춰지지 않은 것,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것에 두지 않고 엄마의 잘못으로 두는 거에요. 가령 엄마가 애를 여기 데리고 와서 다치게 했다? 사실 공원에 난간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애가 다친 건데 그건 난간의 잘못이 아니라 엄마의 잘못이고 (라며 받아들여요).
 
이지맘 : 그래서 우리나라는 그것 많이 팔리잖아요. SD Drug, 비타민D 제재인데 아이들에게 권장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이요. 그게 밖에 나가서 햇빛 맞으면 되잖아요.
 
현모양처 : 15분만 받으면 되는데요.
 
채인택 : 비타민D를 권하는 대상은 외출을 잘 할 수 없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그런 분에게 비타민D를 권하고요. 최근 들어서는 좀 불행한 일입니다만 입시가 고3만 시달리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에서 햇빛을 못 받는 애들이 많아서 그런 쪽에 권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영유아가 밖에 나갈 데가 없어서 비타민D를 먹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이제 지하도시로 내려가도 되겠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짱짱맘 : 감옥에서도 가장 큰 벌이 독방 가는 것 아니에요. 각자 독집에서 그냥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거죠. (이지맘 : 창살 없는 감옥이죠) 그래서 외출하게 도와주게 해줘라 이런 식이 아니라 공존하고 상생하려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이것이. 이런 접근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우리가 밖에 나가려니까 이런이런 것이 없으니까 이런 것을 해줘라 이런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사회고 함께 공존하고 지속가능하게 살려면 이것들을 인프라로 만들어서 모두 행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하는 일이고 정책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채인택 : 애들이 나와서 부모와 함께 놀 수 있는 공원이라든지 키즈존, 주변에 안전하게 교통도 통제하고 약간의 자연도 있고. 햇빛도 쬘 수 있는 안전하고 편안하고 자연친화적인 그래서 가족친화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근데 이게 보면 산후우울증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산후우울증에 사실은 산후우울증은 물론이고, 우울증 자체에 도움되는 것 중 하나가 햇빛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외출을 좀 많이 이야기를 하고 권장하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이지맘 : 네. 많은 도시 사회학자들이 그런 주장을 많이 펴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제인 제이콥스라는 미국 도시사회학자가 있는데 그 사람 책을 보면 공공 영역이나 집 밖을 나가서 활동하는 그런 것이 모두의 정신건강이나 육체건강을 위한 것이고, 이게 이런 것들이 잘 되어 있어야 하고, 아이들을 안전하고 그런 아이들의 놀이터? 일련의 그런 곳에만 가둬놓는 것이 전혀 유효하지 않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고요. 그 사람 책을 읽어보면 현대도시에 업무시설, 주거시설, 놀이시설 이런 공간 그러니까 공간의 목적이 있는 이런 공간의 분리는 남성성의 공간이라고 봐요. 그리고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놀이공간을 따로 분리해놓는 게 경제적으로, 교육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로도 번역이 되어 있으니까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면 될 것 같아요.
 
채인택 : 그렇군요. 그리고 지금까지 수유시설, 가족친화적인 다양한 시설, 외출을 보장할 수 있는 키즈존 이야기까지 나왔는데요. 이 키즈존도 엄마만 데리고 가면 곤란하겠죠. 남자들이 함께 (갈 수 있어야겠죠). 아까 남자들이 함께 수유는 아니고 분유를 타 먹이는 공간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아주 공감이 갑니다. 이런 남자들이 parenting을, 애를 엄마와 함께 보면서 아빠가 외출도 할 수 있고 또 가족 간의 관계에서 이제 재정립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런 데에 대해서 의견 한 번 들어볼까요? 대기업 다니시는 남편을 둔 강남 열공맘께서는 외출은 그럼 주로 애 데리고 혼자만 나가시는 겁니까?
 
열공맘 : 애를 데리고 나가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입니다. 일단 애를 준비시켜서, 옷을 입혀서, 또 가방도 싸야 하고, 애가 커갈수록 그 짐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그래도 일단 기본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준비해서 나가는 것조차도 육체적으로 힘든데, 밖에 나갔을 때 “이렇게 추운데 애가 너무 발이 시렵겠다, 어머나 목도리를 안 했구나” 이런 (소리까지 들을) 것들을 생각하면, 저 같이 소심한 사람의 경우는 나가기 전부터 그것도 상상해서요. 저의 마음도 매우 힘들어집니다. 나가서 내가 왜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잔소리 들어야 하는가 (싶어서요).
 
채인택 : 그래서 열공맘께서는 어떤 결론을 내리십니까? 안 나가는 게 좋다? 아니면 ‘에이, 그래도 난관을 뚫고 나가보자’ 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좀 많으신 편입니까?
 
열공맘 : 근데 저는 참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나가고자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아이가 있을 때 돌아다니는 것이 좀 환영 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매우 강하죠. 근데 산후우울증 이야기 요즘도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기사에서도 많이 다뤄지고 있더라고요. 산모 중 90%가 겪는 그런 매우 흔한 병인데 정작 치료는 1%정도 밖에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0% 넘게 치료를 받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게 굉장히 ‘저 사람 정신 이상한 것 아니야?’ 이렇게 비춰지다 보니까 또는 본인 스스로 이게 질병인가 싶어서 (움츠러들고요).
 
채인택 : 우울증에 대해서는 스스로 연약하다고 판단해서 밖으로 내지 않고 끙끙거리는 경우가 많다는 말씀을 들었고요. 그리고 치료 받는 것을 말씀처럼 꺼리고 불편해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산후우울증은 단순하게 한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에서 겪는 하나의 질환일 뿐 더러 육아, 가족관계에서도 전부 해당이 되는 엄청난 큰 수준 같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자꾸 나올 것 같고요.
 
현모양처 : 산후우울증에 대해서 되게 보도가 많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제가 좀 찾아봤어요. 정부에서는 산후우울증에 대해서 얼마나 인식하고 있고 무슨 정책이 있는가 찾아봤는데, 언뜻 보건복지부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지원사업이라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 이게 산후우울증 도와주는 건가’하고 봤는데 실제로 이 사업은 중위소득 80퍼센트 이하 가정에 대한 산후도우미 파견 사업이에요. 그리고 산후우울증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보여주는 정책이 수립된 것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는 없었어요. 근데 자치구 보건소에 산모 건강관리 사업 해가지고 산후우울증 검사 받고 몇 번 상담 받는 프로그램이 있는 자치구가 있어요. 그런데 저희 또 다른 지인께서 그걸 이용하셨대요. 근데 문제는 영유아를 데리고 가서 검사지에 막 표시를 해야 하는데 애가 울고 이러니까 이걸 제대로 할 수도 없고, 그러니까 어떤 명목적으로 검사도 하고 상담도 몇 회 해주는 것 같은데 실제로 상담 받을 수 있는 세팅이 아닌 거죠.
 
이지맘 : 애를 누가 봐주고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거군요).
 
현모양처 : 그렇죠. 상담이 이완한 상태에서 자기이야기를 하고 성찰을 하고 그래야 하는데 이건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아이가 어떤 욕구를 표명하면 이건 이완이 될 수 없는 분위기잖아요. 그러니까 산후우울증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고, 내담자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거에요).
 
이지맘 : 명목적인 (거죠).
 
열공맘 : 애를 데리고 힘들게 갔을 때 아마 다시 돌아가면 전화로 연락해준다고 했다는 그 분의 이야기인가요?
 
현모양처 : 전화로 상담해주겠다고 (했다는 거였어요).
 
채인택 : 아 전화로 이야기를 하겠다? 그렇게 힘들게 왔는데?
 
이지맘 : 너무 속상해했었던 (분이었어요).
 
현모양처 : 아무래도 정부에서는 일단 출산 했으니까 뭐 잡은 고기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것일까. 일단 올렸으니까 ‘산후우울증은 알아서 처리 하시오’라는 건지.
 
채인택 : 잡은 고기. 아, 과격한 용어 나왔습니다.
 
현모양처 : 해산한 여성에게는……
 
짱짱맘 : 우리 낚인 거야.
 
현모양처 : 정부의 아젠다에 낚인 거지.
 
채인택 : 사실 산후우울증은 제대로 관리만 되면 약도 좀 많이 나와 있고 (해서 치료할 수 있어요). 오래 전부터 우울증을 넘어서서 조울증으로 가서 본인과 주위가 불편할 수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그 자체가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애를 낳아서’, ‘애 때문에’, ‘뭐 하러 낳았을까’ 그런 식으로 해서 또 이제 안 좋은 가족관계가 형성될 수 있고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수도 있고요. ‘내 동생은, 우리 이모는 뭐 애 낳고 굉장히 안 좋아졌다더라’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사실은 그 때문이 아니고 관리할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는 질환에 걸렸을 뿐인데 말이죠.
 
이지맘 : 사실은 아이를 낳고 살이 찌는 이유도 우울증이랑 저는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채인택 : 그렇죠 우울증의 증상 중에 먹는 것으로 자기 자체를 치유하기 때문에 포만감이 이제 대사를 편안하게 하기 때문에 자꾸 먹다 보면는요. 모든 세상의 살찐 분들을 위한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짱짱맘 : 외출도 못하니까요, 뭐.
 
현모양처 : 저는 산후우울증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 외출을 많이 했던 거죠.
 
채인택 : 햇빛도 쬐고 바람도 쐬고.
 
현모양처 : 네, 그게 저한테 가장 큰 치료법이었어요. 나갔다 오면 피곤해서 잠을 잘 자거든요.
 
이지맘 : 저도 마찬가지에요. 저는 사람들이 민폐맘이라고 손가락질 할 수 있겠지만 저는 나갈 겁니다. 애 한달만 지나면 나갈 거구요, 저희 딸도 49일부터 백화점 외출했고요, 사실 시부모님이나 어른들은 모르시는데요. 그게 아이와 저의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채인택 : 네 그렇군요. 지금 말씀 들어보면 임신, 출산, 육아의 전 과정에서 가족친화가 필요하고 특히 사람들의 심리, 산후우울증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고, 아이를 위해서 배려와 함께 외출이 민폐가 되지 않는 그런 사회를 만들고자 가족도, 이건 남의 일이 아니고 돕는 게 아니고 같이 해야 한다 그런 것을 강조해주셨습니다. 자, 가족친화. 오늘 꼭 새기고 가야 될 단어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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