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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지도부 책임" 압박…안철수 거취로 불똥 튄 '리베이트'

중앙일보 2016.06.29 02:37 종합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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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28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비용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박선숙·김수민 의원과 왕주현 사무부총장의 거취에 대해 ‘검찰 기소 시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안철수 공동대표(오른쪽)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박종근 기자]

안철수 공동대표가 28일 총선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거취 표명을 하면서 국민의당이 창당 5개월 만에 최대 위기에 빠졌다.

어제 하루 네 차례 징계 회의
새벽 최고위 “박선숙·김수민 출당”
“기소도 안 된 현역 의원 출당 안 돼”
오전 의총서 최고위 결정에 제동

국민의당은 이날 새벽부터 네 번의 긴급 회의를 릴레이로 열었다.

새벽 3시 박선숙(56·비례 5번) 의원이 2억원대 리베이트 수수 혐의에 대해 17시간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자 국민의당은 세 시간 뒤인 6시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어 긴급 의원총회(오전 8시30분)→최고위원회(오전 10시)→의원총회(오후 4시)를 반복했다.

안 대표는 오전 6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의원과 김수민(30·비례 7번) 의원, 왕주현(52·구속) 사무부총장의 징계 방안으로 “현행 당헌(당원권 정지)보다 더 강력한 정치적 조치(일괄 출당)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국민의당 당헌(11조)은 검찰에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기소될 경우 당원권을 정지하도록 하고 있다. 안 대표가 이보다 강한 제재인 출당을 택한 것은 여론을 의식한 조치였다. 지난 9일 중앙선관위 고발 이후 리베이트 정국을 거치며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폭락한 상태다.

리얼미터가 27일 공개한 6월 4주차 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15.5%(새누리당 29.8%, 더불어민주당 29.1%), 주요 지지 기반인 호남 지지율도 24.9%에 그쳤다. 더민주(37.2%)에 추월당한 데다 20대 총선 호남 정당득표율(47.9%)과 비교할 때 반 토막 수준이다.<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 참조>

하지만 최고회의에선 천정배 대표와 박주선 최고위원, 김성식 정책위원장 등이 “당헌을 어기면 안 된다. 출당을 해도 무소속 의원직을 유지해 또 다른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반대했다.

오전 8시30분 의원총회에서도 박·김 의원에 대한 ‘동정론’이 우세했다. 출당론 대신 오히려 안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져 나왔다고 한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안 대표가 국민 정서에 따라 ‘조기 출당’이란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데 대해 의원들 다수가 ‘왕 부총장은 구속됐지만 두 현역 의원은 기소 여부도 결정 안 됐는데 출당은 너무 빠르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특히 검사 출신인 김경진·이용주 의원 등이 “정말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것인지 억울한 부분이 있고 재판에서 다툴 여지도 있는데 출당까지 해야 하느냐”며 앞장섰다고 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유성엽 의원은 “20대 총선을 지휘하고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한 지도부 책임도 크다”며 “국민들에게 당 지도부도 어떤 식으로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느냐”고 책임론을 꺼냈다. 황주홍 의원도 “의원 개개인의 책임보다 당 체제 전반을 혁신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안 대표는 오후 4시 두 번째 의원총회에서 “나는 출당 등 강력한 정치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의원들이 “그럴 때가 아니다”고 만류하자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논의해보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고 한다.

▶관련 기사
① 안철수 “리베이트 사건 정치적 책임 질 것”
② 김수민 “왕주현 지시” 왕 “지시 안 해” 박선숙 “리베이트 몰라”


안 대표는 세 사람에 대한 징계가 ‘검찰 기소 뒤 당원권 정지’로 결론 난 직후 기자들에게 “당의 책임자이자 대표자로서 뼈아픈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사법적 판단 결과에 따라 한 점의 관용도, 한 치 주저함도 없이 단호하게 엄격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손금주 대변인은 “당은 국고보조금 지출과 관련해 엄정하고 투명한 회계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글=정효식·박가영 기자 jjpol@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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