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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역 흉기 난동' 20대, 평소 정신이상 증세…최씨 제지한 건 용감한 법원 직원들

중앙일보 2016.06.28 19:41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피의자 최모(24)씨가 정신이상 증세로 인해 범행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최씨가 1년전쯤부터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는 최씨 어머니의 진술이 있었다”며 “현재로선 정신이상으로 인한 범행일 가능성이 크지만, 정확한 심신장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추후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28일 밝혔다.

최씨 어머니 A씨에 따르면 경남의 한 대학에 다니는 최씨가 1년전쯤부터 이상한 행동을 보여왔다고 한다. 혼자 있다가 말할 대상이 없는데 갑자기 말을 주고 받거나 이상한 소리를 하고, 갑자기 소리를 내어 웃거나 아무 표정 없이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A씨는 “한번씩 고함을 지르거나, 엄마인 나를 때리는 시늉을 하며 팔을 휘두르다 다시 멍해지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때문에 A씨는 27일 최씨와 함께 인근 정신병원에 가보려고 했지만, 최씨는 27일 오전 10시쯤 “우체국에 갔다 온다”며 경남 사천시의 집을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고속버스를 탄 최씨는 오후 2~3시쯤 서울 서초구 남부터미널에 도착했고, 범행 전까지 주변을 배회했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자신의 집 부엌에서 가지고 나와 가방안에 넣은채 서울까지 들고왔다.

최씨는 이를 이용해 오후 9시 20분쯤 교대역 8번 출구 인근에서 난동을 부렸다. 최씨는 그러나 범행 동기에 대해 "모르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한편 최씨가 난동을 부리는 과정에서 최씨를 제지한 대법원 인사총괄실 송현명(30)씨와 인사운영심의관실 오주희(29)·변재성(26)씨,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이동철(29)씨 등 법원 직원 4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과 송씨 등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당시 저녁식사를 하고 퇴근하던 길이었는데, 칼을 든 최씨가 뒤로 다가와 오씨를 덮쳤다. 오씨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목 부위를 베여 상처를 입었다. 이후 네 사람은 힘을 합쳐 최씨를 제지했다.

송씨 등은 “상황이 정말 심각하고 급박했다. 칼을 든 남자의 눈빛이 이성을 잃은 듯해 오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용기를 내 최씨를 덮쳐 넘어 뜨렸고, 경찰이 오기전 흉기를 빼앗아 최씨를 제압했다. 이들은 “가족들 생각도 나고, 공포감도 들었지만 동료가 공격을 당한 데다가 놔두면 더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며 “시민들이 같이 힘을 합쳐서 큰 범죄를 피한 것처럼 같이 힘을 합치면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최씨를 제압한 네 사람과, 흉기를 빼앗은 시민 조모(30)씨 등에게 표창장과 포상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 최씨에 대해선 29일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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