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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전담경찰관 여고생 성관계사건 은폐사실 속속 드러나

중앙일보 2016.06.28 13:41
부산 학교전담경찰관이 여고생 성관계를 한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건 은폐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다.

선도 대상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어 문제가 된 A(31) 전 경장이 소속된 부산 연제경찰서도 사하경찰서에 이어 사건을 은폐하려한 정황이 드러났다. 연제경찰서가 A 전 경장이 사표를 제출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9일 이 여학생과 상담한 청소년기관에서 관련 내용을 문의받았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부산경찰청은 28일 “청소년기관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사전에 구두로 이 같은 내용을 연제경찰서에 문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 전 경장은 지난달 10일 “경찰관이 적성에 맞지 않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이 사표는 같은 달 17일 수리됐다.

애초 연제경찰서는 A 전 경장의 사표가 수리된 이후 청소년기관에서 비위통보를 받았다고 부산경찰청에 허위보고를 했다. 연제경찰서는 허위보고도 모자라 지난달 23일 청소년기관이 발송한 공문 내용을 인지하고도 상부기관에 보고하지 않았다. 감찰 조사 결과 당시 연제경찰서장 선에서 보고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A 전 경장이 이미 사표를 썼고 성관계 과정에서 강제성이 없었으며, 여고생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 등을 들어 연제경찰서장이 상부기관에 보고를 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사태를 안이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도 대상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B(33)전 경장이 소속된 사하경찰서는 지난 24일 전직 경찰서장 출신 C씨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성관계 사실을 폭로했을 때도 사표 수리 이후에 사실관계를 알았다고 부산경찰청에 허위보고했다.

이달 초 B 전 경장과 성관계를 가진 여고생은 학교 보건교사에게, 보건교사는 여경에게, 여경은 다시 부서 상급자에게 알렸다. 하지만 이 부서 상급자는 휴가 중이던 B 전 경장을 불러 이 사실을 확인하고도 윗선에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이 사건을 은폐하면서 성관계를 한 비위경찰관 2명은 모두 사표가 정상적으로 수리돼 퇴직금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었다. 부산경찰청은 이에 따라 사건은폐 등에 연루된 윗선이 더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전직 경찰관 2명을 상대로 내사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의 도덕성이 비판받은데다 사건 은폐사실이 드러나고 늑장대응 논란마저 일면서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상식 부산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실을 찾아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큰 실망과 분노가 느껴져 마음이 굉장히 무겁다”며 “경찰관이 보호해야할 여고생들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물의를 빚어 정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고 사과했다.

이 청장은 “한 치의 의혹이 없게 철저한 감찰과 내사를 진행하겠다”며 “잘못된 일이 있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차후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청은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27일 연제경찰서장과 사하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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