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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2건, 6억원 이하' 집단대출 규제…강남 재건축 직격탄

중앙일보 2016.06.28 11:05
지난해부터 달아오른 분양시장 분위기가 과열 양상으로 번지자 정부가 집단대출(중도금대출) 규제에 나섰다.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집단대출 보증 조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전까지 별다른 제한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1인당 2건, 보증금액 6억원(지방 3억원), 보증대상은 9억원 이하만 해당된다.

그간 정부는 신규분양단지의 집단대출을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집단대출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올 2월 강화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서 집단대출이 빠지자 청약 열기는 더 뜨거워졌고 가계부채는 더 늘었다.

집단대출 보증은 아파트 분양 때 중도금 대출을 위해 꼭 받아야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국토교통부 산하)와 한국주택금융공사(금융위운회)가 보증한다. 건설업체가 이 중 한 곳에서 보증서를 받으면 은행은 이를 근거로 아파트 계약자에게 중도금 대출을 해준다. 대개 은행은 공공기관의 보증서를 믿고 계약자 상환 능력 등에 대한 별다른 고려 없이 대출을 진행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미 1인당 2건, 보증금액 3억원으로 제한을 뒀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제한 없이 보증해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한 사람이 사실상 무제한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살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분양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재건축 사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수도권·광역시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9만여 가구로, 이 중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 물량은 1%에 불과했다. 하지만 재건축(일반분양) 아파트의 24%가 9억원 이상이다. 10가구 중 2.4가구는 보증을 받지 못하고 집단대출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신도시 등 인기지역의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도 영향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뿐 아니라 서울 강북 재개발 아파트나 부산 등지의 중대형 아파트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증을 받지 못해 건설사 연대보증 방식으로 중도금 대출을 받을 경우 금융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0.5~1%까지 대출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급적용이 아니라 기존 분양권 거래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정부가 강남발 재건축 청약 열기를 잠재우고 가계대출 감소에 공급 속도 조절까지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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