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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재단 계열사 의결권 제한” …대기업 비상

중앙일보 2016.06.28 02:05 종합 8면 지면보기
공익재단이나 학원법인 같은 공익법인의 계열사 의결권을 제한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후 대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법이 시행되면 계열사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법안 발의, 지배구조 영향 우려
대기업 71%, 재단이 계열 지분 소유
“이슈 만들기 표적 규제” 비판도

중앙일보가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주식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집단 71%가 공익법인을 통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28개 대기업집단 중 20개 그룹 소속 40개 공익법인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했다.

이 가운데 주식 일부라도 우선주로 출자받은 곳은 4곳에 불과했다. 배당에 유리한 우선주보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를 보유한 곳이 훨씬 많다는 얘기다. 공익법인이 사실상 경영권 승계나 우호지분 확보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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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은 삼성재단 소속 3개 공익법인이 6개 계열사 주식을 나눠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배구조 관련 핵심 계열사인 삼성생명 지분을 각각 6.86% 보유하고 있어 의결권이 제한될 경우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도 정몽구재단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4.46%와 이노션 지분 9%를 보유하고 있다.

LG·한화·현대중공업·한진·두산·LS·현대그룹도 그룹 내 대표 기업 지분을 1% 이상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운영하는 롯데문화재단이 7개, 신영자 이사장이 맡고 있는 롯데장학재단이 6개 계열사 주식을 출자받았다.

이달 초 박영선·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계열사 의결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19대 국회에서 여당의 반대로 폐기된 법안과 거의 같지만 야권의 의석수가 늘어난 20대 국회에서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일부 대기업은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이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까 좌불안석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그룹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련 토론회나 국회·정부 발언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야당을 중심으로 입법이 추진되고 정부나 학계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라 내부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다만 이달 초 대기업집단 기준의 완화로 대상 기업이 28개로 줄어든 상황이어서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면 실제 규제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공익법인 보유 지분율이 높지 않거나 비핵심 계열사라서 지배구조와 무관한 경우도 많아 실제 영향을 받는 기업은 일부에 그칠 수 있다.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슈를 만들기 위한 ‘표적 규제’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며 “부분적인 사안에 집중한 규제보다는 편법 행위를 방지할 종합적인 대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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