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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한·미 미사일 방어 강조…사드 논의 급물살 탈 듯

중앙일보 2016.06.24 02:37 종합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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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청와대로 한민구 국방장관과 전군 주요 지휘관 80여 명을 초청해 오찬을 했다. 박 대통령은 “군은 북한이 도발하면 훈련한 대로 초기에 강력 응징해서 그 대가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래 왼쪽부터 이순진 합참의장, 정경두 공군참모총장, 엄기학 3군사령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한이 무수단미사일 발사 성공을 주장하자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우방국 방어를 위한 전략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당장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주한미군 배치 논의가 빨라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북 '화성-10' 발사, 동북아 파장
“예전보다 훨씬 오래 비행” 평가
북 미사일 괌 공격 위협에 대비


22일(현지시간) 미군 기관지 성조지(星條紙, Stars and Stripes)에 따르면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의 성공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전 시험에서는 비행 시간이 짧았지만 이번에는 훨씬 오랫동안 비행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방인 한국과 한반도 주둔 미군 보호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 영토를 지키려면 북한의 위협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미사일 방어 체계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만큼 미국도 이번 무수단미사일 발사가 갖는 의미를 작지 않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동북아 방어를 위한 지원기지인 괌까지 북한의 직접적 위협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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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미 국방


그래서 한국이 독자적인 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한·미·일 3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공조는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박휘락 원장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향상될수록 사드 배치의 필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사드와 관련해 중국을 의식했던 한국의 외교 전략도 어느 정도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도 23일 “방위성이 미국과 신형 요격 미사일 공동 개발을 서두르는 등 양국이 MD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강 대 강’ 대결 국면은 오는 12월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근혜 대통령도 23일 “현재의 (대북 강경) 국면이 단기간에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데 이어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이날 원자력공급국그룹(NSG) 서울총회 특별연설에서 “북한이 비확산 체제에 대한 도전을 지속하는 한 견딜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북한의 무수단미사일 발사로 인해 “당분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 교수)이란 결론에 이르게 된 상황이다.

중국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전현준 원장은 “북·중 관계도 더 냉랭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무수단미사일 발사를 김정은식 ‘대화 압박’이라고도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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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문정인(정치외교학) 교수는 “김정은에게 도발은 미국과 대화를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며 “방법이 틀리긴 했지만, 오바마 정부도 메시지를 보지 않고 노이즈만 캐치해 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반도미래포럼 천영우 이사장은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국제사회의 제재를 감수하더라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끝내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면서 “현 시점에서 대북제재를 약화시키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시간만 벌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현·정용수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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