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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트럼프는 회사를 네 번이나 파산. 자기는 무사"

중앙일보 2016.06.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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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중앙포토]

미국 대선 본선 초반전에서 우세를 보이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된 '경제 문제'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정면 승부를 걸었다. 클린턴은 21일(현지시간) 대선 경합지인 오하이오주에서 경제 연설을 하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을 파산시킬 것"이라며 트럼프의 '경제 무능'을 꼬집었다.

지난 2일 외교 안보 연설, 7일 경선 승리 선언으로 상승 기류를 탄 클린턴으로선 '성공한 기업가' 이미지가 있는 트럼프의 경제 분야 약점을 부각시킴으로써 부진에 빠진 트럼프를 확실하게 따돌리겠다는 심산이다.

지지율 격차를 벌리고는 있지만 본선까지는 4개월 이상 남은데다 이날 발표된 CNN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보다 경제를 더 잘 다룰 것 같다"고 답한 응답자가 51%(클린턴은 43%)나 되는 만큼 클린턴으로선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선 승부처로 꼽히는 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미시간주 등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역)’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다. 클린턴이 이날 경제 연설을 발표장으로 오하이오를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클린턴은 이날 45분 연설 내내 트럼프의 경제 무능을 거론했다. 그는 "트럼프는 얼마 전 '내가 비즈니스를 위해 했던 일을 이제는 나라를 위해 할 것'이라 말했는데 그 동안 뭘 했는지 살펴보자"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트럼프는 사업에 관한 많은 책을 썼지만 그것들은 모두 '챕터 11'(파산보호)로 끝나는 것 같다"며 "수년에 걸쳐 그는 의도적으로 부채를 늘린 다음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곤 "자신의 회사를 한 두 번도 아니고 네 번이나 파산시켰다. 수백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주주들은 전멸하고 트럼프와 계약했던 많은 중소 업체들이 파산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무사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트럼프가 운영에 실패한 카지노들처럼 미국을 파산시키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주장도 폈다. 또 “우파와 좌파, 중도 경제학자 모두 트럼프의 경제 구상이 재앙이며 그가 대통령이 되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보고서를 인용,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경제 성장은 둔화하고 실업률은 상승해 집권 직후부터 임기 말인 2020년까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경고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미 경제가 2018년 초부터 침체에 빠져들고, 2008년 금융 위기 때보다 침체가 훨씬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의 공약이 이행된다면 큰 폭의 일자리 감소와 실업 증가, 높은 금리, 주가 하락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반격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10여 개의 글을 올리며 "클린턴은 국무장관으로 있으면서 대 중국 무역적자를 40%나 늘렸다", "e메일로 나라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 클린턴이 어떻게 경제를 이끈다는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또 트럼프 캠프에선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임 시절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명예총장으로 있던 '로리엇 에듀케이션'에 국무부 자금을 보내 돈세탁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22일 기자회견에서 클린턴의 경제 연설을 정면 반박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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