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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파일] 짝퉁경유 520만ℓ 팔아넘긴 간 큰 조폭…“연비저하·공해증가 주범”

중앙일보 2016.06.22 15:25
저급재생유와 등유를 섞어 만든 ‘짝퉁경유’를 대량으로 판매한 조폭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58억원 상당의 가짜경유 520만ℓ를 제조·판매한 혐의(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로 폐기물업체 대표 이모(46)씨와 조직폭력배 ‘신한일파’ 조직원이자 주유소 업주인 박모(39)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또 경찰은 짝퉁경유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가담한 21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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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을 통해 싱가포르산 저급재생유를 수입하는 모습 [사진=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이씨 일당은 저급재생유와 등유를 일정한 비율로 섞으면 저렴한 가격으로 짝퉁경유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이들이 짝퉁경유를 만들기 위해 원료로 사용한 저급재생유는 주로 공장에서 산업용으로 사용하거나 화훼단지 난방용으로 쓰이는 기름입니다. 자동차에 사용할 경우 연비가 30% 이상 나빠지는 등 차의 성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특히 일반 경유와 달리 대기오염을 최소화하는 ‘바이오디젤’ 성분이 없어 심각한 공해성분을 내뿜어 대기오염과 직결되는 범죄이기도 합니다.
 
 

이씨는 전북에서 운영하는 폐기물업체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약 3개월간 싱가포르에서 저급재생유롤 무더기로 수입했습니다. 저급재생유와 등유를 섞어 짝퉁경유를 만든 뒤에는 용인과 평택 등 주유소 2곳에 판매해 유통을 주도했습니다. 이씨에게서 가짜 경유를 사들인 주유소 업주 박씨는 지난해 12월22일부터 지난 3월2일까지 8억1000만원(92만ℓ) 상당의 짝퉁경유를 판매한 데 이어 제조법을 익혀 직접 짝퉁경유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주유소 업주 김모씨(37) 또한 박씨와 동일한 수법으로 44억원(370만ℓ)에 달하는 짝퉁경유를 판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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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경유를 판매한 평택의 한 주유소에 설치된 이중밸브 [사진=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이들은 주유소와 경유저장소 내에 이중밸브를 설치해 경찰과 단속반의 눈을 피해왔습니다. 단속반이 출동하면 기존에 짝퉁경유를 뽑아내던 밸브를 잠그고 일반 경유가 나오는 밸브를 열어 정상적인 경유를 판매하는 척 위장해 온 겁니다. 또 단속에 걸린 경우에도 월 500만원을 지급해 바지사장을 내세워 허위진술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가짜 석유류 유통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한국석유관리원과의 공조를 통해 단속을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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