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성규 환경장관 "'건강한 사람은 미세먼지,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하더라"

중앙일보 2016.06.22 12:40
기사 이미지

윤성규 환경부장관. [중앙포토]

윤성규 환경부장관이 미세먼지와 관련해 "일부 의사들은 '건강한 사람은 그렇게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하더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이라고 너무 주장해서 심각성이 커졌다"고 21일 말했다. 윤 장관의 발언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인근의 한 식당에서 환경부 출입기자들과 저녁을 겸해 가진 간담회에서 나왔다. 지난 3일 정부가 미세먼지 특별 대책을 발표한 이후 윤 장관이 미세먼지와 관련해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인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기자간담회서 발언…"환경부가 '삼각파도'에 포위된 느낌"
"WHO에서 미세먼지를 '발암'이라 주장해 심각성 커져"

문제의 발언은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국민 공감대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피부에 와닿을 실행계획을 마련할 방안을 말해달라'는 언론의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윤 장관은 국민이 미세먼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과 관련해 "WHO 국제암연구소가 미세먼지를 발암물질로 지정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WHO가) 작년에 소시지를 발암물질로 지적했다가 전세계적 반발이 세니 (한발) 물러났다. 또 요즘엔 (WHO가 과거에 발암물질로 지정한) 커피가 발암성이 아닌 것으로 됐다"고 답했다. 이어 윤 장관은 "사실 발암물질에 대해 어떤 의사들은 '건강한 사람들은 미세먼지를 그리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국민들이 WHO에서 미세먼지를 '발암'이라고 너무 주장해서 가치 부여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책 당국자 측면에선 건강한 사람이나 약한 사람이나 다 (미세먼지 대처가) 가능하도록 어쨌든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커지게 된 과정을 설명한 발언이지만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WHO의 탓으로 돌리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윤 장관은 이에 앞서 모두연설에서 지난 3일 나온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큰 골간을 만들었고, 6월 말에는 실행계획을 만들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해나갈 것이다. 이로써 미세먼지가 확실하게 감소 추세로 넘어가는 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미세먼지 대책에 평점을 준다면 몇 점을 주겠느냐"는 또 다른 질문에 대해  "점수를 스스로 매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언론에서) 후하게 주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대다수 언론이 '특단 없는 특단의 대책'이라 지적한 것과는 상당한 인식 차이를 보이는 답변이다.  환경부는 경유차 미세먼지 억제책 중 하나로 기획재정부에 경유값 인상을 건의했지만, 이번 대책에선 추후 검토과제로 돌려졌다. 박 대통령이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한 석탄화력도 노후 발전소를 폐지하거나 신설 발전소에서 미세먼지 저감 장치를 강화한다는 정도만 반영됐을 뿐 에너지 생산 중 석탁화력 비중 자체를 줄이는 내용은 이번 대책에 반영되지 않았다.

윤장관은 미세먼지 대책이 성과를 내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점도 언급했다. 윤 장관은 "국민은 어느날 갑자기 미세먼지 수준이 '좋음'으로 될 수 있게끔 돼야 시원하지 5∼10년을 기다려 달라고 하면 좋은 대책이라 생각하지 않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윤 장관은 "미세먼지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약 40% 줄었는데, 2013년 이후 다시 고개를 조금 들었는데, 일시적 현상이 아닐까 본다. 이번 미세먼지 대책으로 앞으로는 안정적 추세로 줄어들도록 (대책을) 잘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장관은 최근 미세먼지, 가습기 살균제 사건, 폴크스바겐 사건 등 환경 관련 이슈들이 잇따라 불거진 것과 관련해 "환경부가 유례없이 '삼각파도'에 포위된 느낌이다. 버뮤다해협인가 싶었다"는 말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윤 장관이 '건강한 사람은 미세먼지를 그리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한 것은 불필요한 공포를 경계하자는 취지일 것"이라며 "환경부가 미세먼지 대처에 소극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해석하지는 말아달라"고 해명했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