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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황 총리에게 “민통선을 북쪽으로 5㎞ 올려달라”

중앙일보 2016.06.22 03:00 종합 12면 지면보기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22일 열리는 ‘제6차 규제개혁 현장점검회의’에서 민간인통제선과 제한보호구역을 부분적으로 북상시켜 축소하는 방안을 공식 건의한다.

오늘 규제개혁 회의서 건의할 것
철원·화천·양구 등 5개 접경지역
복잡한 출입절차로 관광객 외면

현재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5개 접경지역은 군사분계선 남쪽 10㎞까지 민통선이 그어져 있는데 이를 5㎞로 축소하고, 군사분계선 남쪽 25㎞까지 그어진 제한보호구역도 15㎞로 줄이자는 것이다.

이들 접경지역 5곳의 전체 면적은 4809㎢인데 53.5%(2571㎢)가 통제보호구역 및 제한보호구역이다. 이들 구역이 안보에는 필요하지만 수백억원을 투입한 관광 인프라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주민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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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지사는 2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접경지역 주민들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군사 규제로 오랜 기간 고통을 받아왔다”며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민통선을 북상시키는 방안을 총리에게 직접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오후 2시30분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에서 열리는 회의에는 황 총리를 비롯해 국방부와 국토교통부 등 규제개혁 관련 부처 공무원이 대거 참석한다.

최 지사가 민통선 북상을 총리에게 직접 건의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보다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관광지가 외면받고 있어서다. 화천군 풍산리 안동철교와 동촌리 평화의댐을 잇는 자전거길인 ‘평화누리길’(6.86㎞)은 1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 길은 민통선 안에 위치해 안내요원과 동행해야만 이동할 수 있다.

이 길에 출입할 때마다 이름·주소·연락처까지 남겨야 하기 때문에 지난해 이용객이 1130명에 그쳤다. 고성군 비무장지대(DMZ)박물관과 철원 평화문화광장 등 대부분의 안보 관광지가 복잡한 출입 절차 때문에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재산권 행사 등에도 제약과 불편이 많다 . 양구군 해안면에 사는 백종섭(52)씨의 경우 지난해 10월 6600㎡의 땅을 구입했는데 집을 짓지 못해 8개월째 이동식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다. 군부대로부터 ‘군사기지 및 시설보호법’에 따라 통제보호구역에서 건물 신축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불합리한 문제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 최 지사는 “정부가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5개 접경지역에 대해 군사분계선에서 남쪽 10㎞ 이내로 그어놓은 일률적인 민통선과 25㎞ 이내로 지정한 제한보호구역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원도는 지난 2월 민통선 북상 방안을 국방부에 건의했다. 국방부는 지난 10일 “적 침투 및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작전 공간이 부족하고 민간인 월북 시도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용 불가를 통보함에 따라 최 지사가 황 총리에게 직접 건의하게 됐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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