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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거대경제세력 견제 위해 대주주 의결권 제한”

중앙일보 2016.06.22 02:15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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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왼쪽 둘째)가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우상호 원내대표 등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진영 의원. [사진 강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17년 야당의 집권 전략으로 재벌 개혁과 세제 개혁을 통한 “포용적 성장”을 내세웠다. 포용적 성장은 국민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경제민주화 의지 없어 불평등 심화
옥시·구의역도 탐욕·양극화 때문”
여당 “논리 비약” “명연설” 엇갈려


김 대표는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10차례에 걸쳐 ‘거대경제세력’을 언급했다. 재벌이라는 용어를 대체한 개념이었다. 그는 “거대경제세력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며 “선진국 의회도 거대경제세력의 의회 로비 때문에 경제민주화를 못했다. 의회의 본분은 거대경제세력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그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상법 개정,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진 전속고발권(불공정 거래에 대한 검찰 고발 결정권) 폐지였다. 김 대표는 2012년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시절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상법개정안을 제안했지만 입법화엔 실패했다. 그는 “거대경제세력의 탐욕을 제어해야 한다”며 “전속고발권의 실질적 폐지는 독점 폐해에 손을 댄다는 국민적 의지”라고 강조했다.

세제 개혁과 관련해선 정부와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조세부담률을 감세정책 이전으로 돌리고, 세출에서의 재원 확보를 해야 한다. 국회에서 세제 개편 논의를 해야 한다”며 “새 정부가 예산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구성원에게 일정 수입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제 도입도 언급했다.

특히 그는 경제 불평등이 심화된 현실에 대해 “현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하고도 대통령의 의지가 없어 경제민주화가 사라졌다”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옥시 사태,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역시 “기업의 탐욕을 막지 못한 정치의 문제이자 불평등과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선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역할은 ‘돈 퍼붓기’가 아니라 시장에서 스스로 구조조정할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책은행, 기업의 한국판 ‘철의 삼각동맹’에 대한 국회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운호 비리게이트’는 전관예우의 고질적 병폐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전관예우와 법조비리 근절을 위한 관련법 개정뿐만 아니라 현직의 법조윤리 확립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당·정파를 초월한 ‘국회 헌법개정특위’ 설치도 제안했다. 안보에 대해선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전제로 중국이 제안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동시 병행 전략’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이 같은 구상을 들은 일이 있다.

김 대표의 연설에 대해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경제민주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억지스러운 논리의 비약”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경륜이 묻어나는 연설로 아주 좋은 연설”이라고 덕담을 했으며, 유승민 의원도 “공감한 부분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글=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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