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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실습 기숙형 귀농학교 열었다

중앙일보 2016.06.22 01:20 종합 2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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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형 훈련소로 문을 연 경북 영주시 ‘소백산 귀농드림타운’이 지난 13일 첫 입교식을 했다. 뒤로 보이는 건물이 생활관.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13일 경북 영주시 아지동 ‘소백산 귀농드림타운’.

소백산 귀농드림타운 1기 입학
숙소 머물며 부속 농장서 실습
가족이 함께 교육받을 수 있어
1주~10개월, 교육과정도 다양


농식품부·경북도·영주시가 80억원을 들여 전국 최초로 설립한 귀농학교인 농업창업지원센터다. 귀농을 꿈꾸는 도시인들이 학교안 숙소에서 일정 기간 묵으며 농사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익히는 훈련소다. 또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다. 그동안 도시인이 귀농을 알아 보면서 하루 이틀 숙박하던 ‘귀농인의 집’과는 성격이 다르다.

소백산 귀농드림타운은 10일 개관식에 이어 이날 3개월 귀농과정의 1기 입교식이 열렸다. 첫 입교생은 25명. 오후 2시 행사 직후 이들 중 김동운(44)·최진미(42)씨 부부를 만났다.

김씨는 롯데그룹에서 20년간 근무하고 지난해 퇴사했다. 그는 회사 주재원으로 인도네시아에서 4년간 머물며 파파야 등 열대 과일과 친숙했던 게 인연이 됐다. 서울에서 열린 귀농귀촌박람회에 들렀다가 영주에 마음이 끌렸다고 한다. 영주가 다른 곳보다 농업이 발달돼 있더라는 것이다. 그는 이후 2박3일 영주 현장견학에도 참여했다. 더욱이 고향 울진을 갈 때 거쳐가는 곳이 영주이기도 했다. 김씨는 “귀농을 준비하는 동안 당장 머물 곳이 없었는데 내게 딱 맞는 시설”이라고 말했다. 아내 최씨도 올 들어 5월 간호사 일을 그만두고 귀농 대열에 동참했다. 딸은 일찌감치 취업해 김씨 부부는 서울에 더 있을 이유도 없었다.

부부는 서울 집도 처분해 이제 돌아갈 곳도 없다. 김씨는 사과와 인삼 농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자신이 생기면 열대 과일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그는 “농업은 정년이 없지 않느냐”며 “지쳐 있는 육체도 여기서 치유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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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과정에 입교한 예비귀농인이 이론을 배운 뒤 경작하게 될 실습용 텃밭(왼쪽)과 비닐하우스.


드림타운은 교육관과 숙소, 텃밭, 비닐하우스, 실습농장, 퇴비장 등 2만9900㎡ 규모로 조성돼 있다. 교육은 1주 귀촌과정부터 3개월, 10개월 귀농과정 등 다양하다. 혼자 머물 수 있는 원룸형이 있고 부부 등이 이용할 수 있는 가족형 등 총 30가구 분이 마련돼 있다. 가족형은 한 달에 24만원을 낸다. 방을 들어가 보니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편의시설이 모두 구비돼 있다.

교육은 토양관리·비료관리·농기계 등 공통과목을 이론과 실습으로 공부한다. 실습용 텃밭도 할당된다. 사과·딸기 등 작목별 공부는 멘토를 지정해 이뤄진다. 선배 귀농인의 농장을 견학하고 부석사 등 유적지도 견학한다. 입교식엔 귀농 4년차인 이철희(58) 귀농귀촌연합회장도 참석해 길잡이 역할을 약속했다. 회원은 영주에 400여 명이 있다.

영주시는 드림타운 개관에 맞춰 대기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퇴직을 앞둔 대기업 직원들이 영주에 많이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삼성SDI 울산사업장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곧 40명을 교육한다. 또 KT와 쌍용, KBS연수원 등도 접촉했다. 영주는 지난해 359가구 600여 명이 귀농·귀촌하는 등 최근 5년간 1500여 가구 2900여 명이 이주했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소백산 아래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사과·인삼 등 특화작목이 많아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영주에 있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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