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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후유증 박인비, 올림픽 티샷 먹구름

중앙일보 2016.06.22 00:50 종합 2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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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제’ 박인비(왼쪽)가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8월 리우 올림픽 출전 전망도 불투명하다. [중앙포토]


한국 여자골프의 에이스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8월 리우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까. 현재로선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PGA투어 국가대항전 불참 통보
컨디션 난조로 올 10개 대회만 출전
세계 랭킹도 2위서 3위로 떨어져


박인비는 7월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국가대항전인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21일 밝혔다. UL인터내셔널 크라운은 7월 22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개막한다. 리우 올림픽은 인터내셔널 크라운 3주 뒤에 열린다.

올시즌 개막전부터 허리와 손가락 부상에 시달린 박인비는 “다친 후 한 달 정도 쉬었다가 다시 경기에 나가곤 했는데 오히려 부상이 악화돼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당분간 푹 쉬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일단 UL인터내셔널 크라운까지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했다. 올림픽 출전 여부는 앞으로 몸 상태를 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이전 열리는 4개 대회에 불참하게 된다. 이 가운데 US여자오픈은 박인비가 LPGA 투어에서 우승한 첫번째 대회이자 여자 골프에서 가장 오래된 메이저 대회다. 박인비는 “이변이 없는 한 US여자오픈 참가도 어렵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리우 올림픽 출전에 대해선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 대회 이후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하는 올림픽 골프에 꼭 출전하고 싶다. 올림픽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누차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좋지 않다.

박인비는 올해 10개 대회에 출전했다. 그나마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로 경기를 포기한 적도 많았고, 예선 탈락도 잦았다. 대회를 끝까지 마친 경우는 다섯 경기뿐이다. 대회 출전이 줄어들면서 박인비의 세계랭킹 포인트는 점점 내려가고 있다. 최근 랭킹 2위 자리를 캐나다의 신예 브룩 헨더슨(19)에 넘겨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4위 렉시 톰슨(21미국)과의 차이도 크지 않다. 올림픽 참가 선수가 결정될 7월11일까지 대회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랭킹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는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올림픽에 나가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박인비는 지난 10일 여자 PGA 챔피언십 기간 중 기자회견을 통해 “일반 대회에서는 성적이 나빠도 상관없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올림픽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로 나가선 안된다”면서 “컨디션이 최고가 아니라면 올림픽 출전권을 후배들에게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2014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한국이 결선 진출 플레이오프에서 미국을 꺾는데 큰 기여를 했다. 박인비는 그 이후 “다른 대회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동료애와 애국심을 느끼게 됐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는 반드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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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열리는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에는 유소연·김세영·전인지·양희영(왼쪽부터)이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중앙포토]


박인비의 불참 선언으로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엔 김세영(23·미래에셋)·전인지(22·하이트진로)·양희영(27·PNS)·유소연(26하나금융그룹)이 참가한다. 세계랭킹 기준 한국 선수 중 5위인 장하나(24. BC카드)도 “몸이 안 좋은 상태인데 혹시 나가서 부진한 성적을 낼까 걱정된다”면서 불참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장하나를 대체할 선수로 유소연이 나가게 됐다.

올림픽에 나갈 선수는 7월11일 결정된다. 김세영이 확정적인 가운데 전인지·양희영·장하나·유소연 등이 남은 자리를 놓고 경합하고 있다. 박인비는 한국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금메달의 주인공은 본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박인비가 UL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에 불참을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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