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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연금 확대 또 하나의 걸림돌…보험 만족도 세계 꼴찌

중앙일보 2016.06.22 00:01 경제 2면 지면보기
한국 소비자의 보험에 대한 만족도가 전 세계 꼴찌 수준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사 캡제미니(Capgemini)가 최근 발표한 ‘세계보험보고서 2016’에 따르면 30개국 중 한국의 보험소비자 경험평가지수(CEI)는 가장 낮은 30위였다. 미국(2위)이나 독일(5위)은 물론 아시아 국가 중 일본(14위), 중국(19위), 대만(23위)에도 한참 뒤쳐졌다. 보험시장 규모로 한국이 세계 8위(2014년 수입보험료 기준)임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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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판매, 철새 설계사
“신뢰 잃으면 보험사 손해” 지적

캡제미니는 30개국의 보험 소비자 1만5800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경험평가지수를 매겼다. 보험상품과 판매채널에 대한 만족도 등을 종합해 지수화했다. 한국은 2013, 2014년엔 30개국 중 29위, 지난해엔 25위에 머물렀다. 줄곧 하위권을 맴돌다 이번엔 꼴찌로 떨어졌다.

설문조사 결과 한국 소비자 중 보험과 관련한 경험이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33.6%에 그쳤다. 전체 30개국 중 가장 낮은 비율이다. 미국(58.5%)이나 프랑스(56.8%), 독일(54.2%) 소비자 중 과반수가 보험과 관련해 긍정적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금융감독원의 민원 통계와도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금융민원의 3건 중 2건 꼴(64%)로 보험 민원이었다. 전체 민원 접수건수는 전년보다 7% 줄었는데 보험사 민원만 6.3% 늘었다.

수익성이 악화된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심사를 깐깐하게 하고 갱신시 보험료를 크게 인상한 탓이라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가입할 때는 이것 저것 다 보장된다며 설득해놓고 막상 고객이 보험금을 청구하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며 지급을 미루거나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보험사가 이익을 남기기 위해 고객에게 줄 보험금을 깎거나 지급하지 않으려는 행태가 점점 심해진다”며 “소비자 신뢰를 잃게 되면 결국은 보험사 손해”라고 말했다.

충분한 설명 없이 가입시키는 불완전 판매, 수당만 챙긴 뒤 고객 관리는 몰라라 하는 ‘철새 설계사’ 같은 고질적 문제도 소비자 불만·불신을 키우는 요소로 지적됐다. 보험연구원 이태열 실장은 “ 소비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보험사는 상품을 더 단순하게 설계해 신뢰를 쌓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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