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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story] 맞춤형 보육사업 개선방안 찾아야

중앙일보 2016.06.22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7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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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정책연구소장

정부는 오는 7월부터 맞춤형 보육사업을 시행하면서 어린이집의 운영체계를 종일형 보육과 맞춤형 보육으로 구분하기로 했다. 맞춤형 보육사업 시행계획에 따르면, 영아를 둔 맞벌이 가구, 세 자녀 이상 가구 등은 기존처럼 하루 12시간 종일형 보육을 이용할 수 있으나 두 자녀 이하 가구, 홑벌이 가구(전업맘) 등은 하루 6시간까지만 무상으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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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맞춤형 보육아동에 대해서는 종일형 보육료의 80%만 지원한다고 한다. 맞춤형 보육사업의 방향이 이렇다 보니, 당초 부모 및 어린이집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라는 맞춤형 보육사업의 취지에 동의했던 부모와 보육교직원마저도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물론 정치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맞춤형 보육사업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기류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최근 맞춤형 보육사업의 시행연기 및 철회를 요구하며 길거리에 나선 부모와 보육교직원을 바라보며 가구의 특성, 부모의 선택에 따라 어린이집을 다양하게 이용하게 만들겠다는 정부정책에 대해 왜 저렇게까지 반대할까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정부의 맞춤형 보육사업 시행계획 안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부모와 보육교직원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영아를 둔 전업맘들은 자신들의 취업여부에 따라 아이가 원하는 만큼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업맘 유아의 경우 아무런 제한 없이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전업맘 영아의 경우만 어린이집 이용시간을 6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또한, 전업맘도 자녀를 양육하다보면 아르바이트, 공부, 구직활동, 질병, 이혼 등 개인 사정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종일형 보육을 이용 하려면 그 속사정을 모두 밝히도록 한 것도 문제다. 이러한 점만 놓고 보더라도 현행 맞춤형 보육사업은 “영유아는 자신이나 보호자의 성, 연령, 종교, 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 인종 및 출생지역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아니하고 보육되어야 한다”라는 영유아보육법상 보육이념에 반할 소지가 크다.

그리고 시범사업 당시 종일형 보육을 이용할 수 있는 다자녀 기준이 두 자녀였던 것을 정부가 정당한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세 자녀로 변경하면서 한 자녀 가구, 두 자녀 가구의 육아부담은 오롯이 가정의 몫이 되어 버렸다.

1983년 이후 30년 새 둘째 이상 출생아가 50.3% 감소한 인구통계를 보더라도 다른 가구에 비해 두 자녀 가구의 육아부담이 적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두 자녀 가구에 대하여 종일형 보육의 이용기회를 제한하는 조치는 모든 국민이 안고 있는 육아부담을 외면하는 것일 뿐 아니라 저출산 문제 해소에도 역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세 자녀 지원정책은 출산 장려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하고 출산 정책의 초점을 두 자녀 낳기에 둬야 할 것”이라는 영남대 김한곤 교수의 주장과 같이 다자녀의 기준은 당초 시범사업과 같이 두 자녀로 환원하는 것이 서민가구의 보육부담 해소 및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제 정부는 맞춤형 보육사업의 강행만을 고집하기보다 맞춤형 보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아서 국민의 눈높이에 딱 맞는 국민 맞춤형 보육제도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만이 국가책임제 보육과 신뢰 받는 보육을 강조했던 정부가 가지는 책임과 대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김종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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