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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탈북자 보호는 당사자 인권과 국가안보 고려해야

중앙일보 2016.06.20 19:07 종합 30면 지면보기
중국 저장성의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다 총선 직전인 4월 7일 국내로 들어온 여성 종업원 12명의 신병 보호 방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이영제 판사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낸 이들에 대한 인신보호 구제심사 청구를 받아들이면서다. 민변은 “여종업원들이 정부 발표처럼 스스로 한국에 온 건지, 아니면 북한 주장처럼 국정원에 납치·유인된 건지를 가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2명을 법정에 출석시키라고 국정원에 통보했다. 정부 측은 “ 21일로 예정된 심리에는 변호사 출석으로 대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변이 제기한 인신보호 구제심사 청구는 인신보호법에 근거한 것이다. 위법한 행정처분이나 다른 사람에 의해 부당하게 시설에 수용된 사람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법원에 석방을 요구할 수 있는 법률을 이용한 것이다. 민변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탈출 바로 다음날 정부 당국이 이들의 입국 사실을 발표하는 바람에 중국 민보와 인터넷 등에 당사자들의 신상정보가 다 공개됐다”면서 “이들이 법정에 나와 자유롭게 본인들의 의사를 밝혀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물론 총선 직전 당국이 비공개 관례를 깨고 급하게 입국 사실을 공개한 것은 총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가 깔린 잘못된 행위다.

하지만 탈북자들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변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인권은 물론 국가 안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민변이 소송 대리인 자격을 얻기 위해 탈북자들의 북한 가족을 접촉하고 위임장을 수령한 것도 당사자들의 안위를 해칠 수 있는 일이다. 대한변협이 내세운 국정원 인권보호관이 “당사자들은 북한 가족의 신변안전을 우려해 개인 신상이나 발언이 알려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 고집할 경우 정치적 목적을 가진 것으로 의심을 살 수도 있다. 법원도 남북 대치상황을 외면한 채 법리와 절차에만 집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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