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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안될 일이 쓰윽 된다면

중앙일보 2016.06.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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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권 신공항 입지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후보지역을 자처하는 밀양과 부산 사이엔 험악한 기류가 맴돕니다. 국비 12조원짜리 인프라를 서로 자기 지역에 깔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신공항이 표면화한 것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약에서부터입니다. 그러다 경제성 부족을 깨닫곤 2011년 스스로 백지화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경제성이 충분한 걸까요. 십조 단위의 혈세를 쓰지 않고도 김해공항의 적체를 해소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김해공항의 공군 비행장을 이전하면 기존 활주로와 비스듬한 방향으로 새 활주로를 확장할 수 있다는데, 이 대안은 왜 묻혀버렸는지요. 남부권에 공항의 수익을 뒷받침해줄 항공화물 수요가 과연 인천만큼 있을지 궁금합니다. 게다가 인천공항 확장 계획과 남부권 공항 신설이 병행되는 데 대해서도 국가적인 중복투자는 아닌가 하는 의문도 나옵니다.

그 의문들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으면 납세자들은 무척 불편해할 겁니다. 공약이니 무턱대고 하자고 한다면 국토균형발전이라느니, 하늘길 적체해소라느니, 국가 제2관문이라느니, 하는 구호는 빛을 바랩니다. 세상엔 될 일이 잘 안되고, 안될 일이 쓰윽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혜택이 넓게 분산되고 피해는 특정집단에 집중되는 경우가 전자요, 편익은 집중되고 비용이 분산되는 구조가 후자입니다. 신공항이 후자로 변질되지 말아야 한다는 게 납세자들의 희망입니다. 분산된 비용의 청구서를 받아들 국민들은 자세히 알 권리가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근로자 임금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정규직의 임금총액은 대기업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두 집단 간 격차가 배 이상으로 벌어진 것은 처음입니다.
 
▶관련 기사
① 신공항 추진위 "영남권 신공항 활주로 2개로"
② [클립Now] 영남권 신공항, 최후의 승자는?


격차를 의식해서인가요. 오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불평등과 분배에 비중을 많이 뒀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너무 크다, 혜택 많은 쪽이 양보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대기업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 늘 그렇듯, 전향적이라는 평가와 자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엇갈립니다. 연설에 대한 평가나 비판은 중요치 않습니다. 연설 내용을 과연 얼마나 실천에 옮기느냐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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