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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이는 트럼프…조직 자금 전략 3무 한계

중앙일보 2016.06.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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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후보.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가 잔인한 6월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3일 테드 크루즈의 경선 포기로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뒤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추월하며 기세를 올리다가 이달 들어 다시 하락세다. 여론조사를 집계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6월 실시된 9차례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모두 클린턴에 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트럼프 지지율은 2004년 조지 W 부시, 2008년 존 매케인, 2012년 밋 롬니 모두에 비해 낮은 수치”라고 전했다.

당초 트럼프는 클린턴보다 앞서 대선 후보 지위에 올라서며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전국 조직과 대규모 후원금, 치밀한 전략이 없이 사실상 개인 플레이로 움직여 왔던 트럼프의 나홀로 선거가 한계를 노출했다. 공영라디오방송인 NPR은 “트럼프는 5월 한달 대선에 도움이 안되는 지역을 찾아 다녔다”며 엉뚱한 동선을 꼬집었다. 공화당의 아성인 텍사스·조지아주와 민주당의 철옹성인 캘리포니아주에 집중해 정작 중요한 경합주를 뚫었어야 할 시간을 허비했다는 의미다. 미국 대선에서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는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의 ‘굳은자’이고, 선거 때마다 결과가 바뀌는 경합주가 승패를 결정했다.

트럼프의 ‘짠돌이 선거’도 벽에 부닥치고 있다. AP 통신은 “(현장에 나가 있는) 트럼프 캠프의 유급 인력은 30명가량”이라며 “반면 클린턴은 전역에서 군단을 가동중”이라고 비교했다. 일간지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클린턴 캠프는 중앙과 지역의 유급 직원 670명에게 250만 달러(29억4000만원)를 썼다. 반면 트럼프 캠프는 전체 유급 인력이 113명 뿐이고 한달치 월급도 63만5000달러(7억3000만원)에 불과했다.

통신은 “트럼프는 유급 인력을 더 늘릴 생각이 없다”며 “대신 공화당 조직으로 현장에서 표를 다지는 아웃소싱을 계획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와 당 지도부의 갈등이 재발하며 전망이 밝지 않다. 트럼프는 19일(현지시간) “나는 (당 지도부와) 뭉치든 뭉치지 않든 나는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당 지도부는 자기 일이나 하라”라고 지도부를 또 비난했다.

클린턴 캠프는 지난 16일 플로리다·아이오와 등 8개 경합주에서 트럼프를 공격하는 융단폭격식 TV 광고에 돌입했지만 트럼프 캠프는 자금 부족으로 맞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당과의 협조 속에 실탄을 축적했던 클린턴과는 달리 트럼프는 후원금 모금보다는 언론 노출로 광고 효과를 대신해 왔기 때문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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