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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앞에 240차례 집회신고만 하고 나타나지 않은 어버이연합, 왜?

중앙일보 2016.06.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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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롯데그룹 규탄 집회를 연 어버이연합. [JTBC뉴스 캡처]

2012년 8월 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엔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50여 명이 롯데그룹 규탄 시위를 열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LOTTE’가 인쇄된 종이를 나무 관 위에 붙이고, 북을 치며 앞으로 걸었다. 당시 롯데는 인천 청라골프장을 인수하기 위해 이 골프장에 지분을 갖고 있던 중소기업의 연대보증을 일부러 해지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롯데가 중소기업의 재무 상황을 궁지로 몰아 골프장 지분을 헐값에 팔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어버이연합은 ‘신동빈(롯데그룹 회장) 각성하라’ ‘법망 피해 신씨 일가에게 이득 몰아주는 롯데그룹’이라고 적힌 피켓을 함께 들었다. 어버이연합은 이날을 포함해 엿새에 걸쳐 롯데 규탄 집회를 열었다.

그런데 이 집회가 그해 12월부터 사라졌다. 어버이연합은 이 때도 ‘경제민주화 무시하는 롯데기업 규탄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사전 신고했지만, 실제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그해 12월 12일~2013년 5월 12일 이런 식으로 열리지 않은 집회는 240차례에 이른다. 집회는 우선 접수한 단체가 있으면 같은 지역 같은 시간에 대한 추가 접수를 할 수 없다. 박 의원은 “이 같은 ‘유령집회’를 통해 롯데 앞에서 열릴 수 있는 다른 시위를 차단시켜 롯데를 비호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경찰도 240회의 유령집회를 묵인한 것으로 봤을 때, 어버이연합-롯데-경찰의 삼각 커넥션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이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청하는 기자의 전화와 문자메시지에 답을 하지 않았다. 추 의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어버이연합을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24일 검찰에 소환된다. 롯데그룹 신 회장도 전경련 소속이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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