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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산은, 대우조선에 낙하산 인사…감사원 지적 뭉개고 강행했다

중앙일보 2016.06.20 03:00 종합 2면 지면보기
KDB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이 감사원 지적마저 무시하고 낙하산 인사를 감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감사원 ‘감사 결과 처분 요구’에 따르면 감사원은 2008년 8월 산은에 “출자전환(대출을 주식으로 전환)한 민간 기업에 산은 퇴직 임직원을 취업하게 하는 등으로 경영상 부담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산은 퇴직자를 감사실장·사외이사에
재무본부장 출신은 차례로 CFO 올라
대우조선 측 “이사회·주총 거친 것”

감사원 금융담당과는 2008년 이후 지금까지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1번의 정기감사와 5번의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특히 2008년 실시했던 정기감사에서 감사원은 산업은행이 자회사를 관리하는 과정이 적정하지 않다며 ‘주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감사원은 산업은행 출신인 신대식 대우조선해양 전무(감사실장)와 허종욱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 등을 사례로 거론했다.

감사원 처분 이후 2인은 1년 이내에 물러났다. 산은 부총재 출신인 신대식 당시 실장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직권으로 2008년 10월 해임했다. 허종욱 당시 사외이사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2009년 3월 자진해 물러났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산은과 대우조선해양은 산은 재무본부장을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보내는 일종의 ‘공식’을 만들었다. 덕분에 김유훈·김갑중·김열중 전 산은 재무본부장들이 2009년부터 차례로 대우조선 CFO 자리에 올랐다. 당시 산업은행 행장은 민유성씨였다.

이에 대해 이영호 대우조선해양 인사 담당 이사는 “경력직 임원 채용 시 업무 전문성이 있고 결격 사유가 없으면 채용한다.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승인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산업은행 임원들이 금융업종과 무관한 곳에 재취업하는 행위는 출자전환 기업에 대한 지배권을 활용해 영향력을 행사한 사례”라며 “주의 처분이 구속력이 강하지 않은 조치인 데다 감시망이 느슨해진 틈을 타 낙하산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려왔습니다] 6월 20일자 ‘산은, 대우조선에 낙하산 인사 감사원 지적 뭉개고 강행했다’ 기사와 관련, 산업은행 출신으로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을 지내다 해임된 신대식씨는 “2008년 9월 해임은 대우조선해양이 감사실을 폐지하는 등 정당한 사유와 절차 없이 이뤄진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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