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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비 부풀리기 2012년의 3배…20대 총선 보전금 21억원 깎였다

중앙일보 2016.06.20 02:05 종합 3면 지면보기
①각 정당이 대행 업체 선정→②비용 발생→③선거→④정당별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청구→⑤심사→⑥국고에서 보전→⑦해당 정당이 업체에 상환.

다른 당서도 수의계약·과다청구
“회계감사 투명성 높이게 제도 개선”

선거 운동과 관련된 비용이 국고(國庫)에서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일은 각 정당이 맡기지만 그 정당이 일정 수준 이상 득표를 하면 나중에 선관위가 국고로 대가를 보전해주는 ‘선거공영제’다.

하지만 선거비용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의 경우 이런 과정을 밟아 신청한 비례대표 선거비용 40억4348만원 중 5억4899만원을 보전받지 못했다. 중앙선관위가 심사한 결과 ▶선거공보물 인쇄비용에서 5억1591만원 ▶간판·현판 제작비용에서 1124만여원 등이 부당 청구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본지 6월 17일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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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민의당의 선거공보물과 관련해 선관위는 “통상적인 인쇄물 제작가격과 비교해 지나치게 많은 돈이 청구됐다”며 ‘국고보전금 부풀리기 청구’를 지적했다. 실제로 19일 본지 확인 결과 국민의당의 비례대표 공보물은 모두 8쪽으로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 공보물(12쪽)에 비해 분량도 적었다. 하지만 국고보전 신청액수는 3당 중 가장 많았다.

문제는 국민의당뿐 아니라 다른 당에서도 국고보전금 청구 내역에 대해 다시 따져봐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이다. 비례대표 선거와 관련한 국고보전 청구 내역을 보면 ▶새누리당은 47억531만원을 신청했으나 4억5880만원을 삭감당했고 ▶더민주도 45억8780만원을 청구했다가 7억4656만원을 보전 거부당했다. 국고보전 청구액과 삭감액의 비율로만 따지면 더민주 16.3%-국민의당 13.6%-새누리당 9.8% 순이다. 정의당도 삭감률(7.2%)은 가장 낮았지만 47억9741만원을 청구했다가 3억4311만원이 깎였다.

결국 이들 4개 정당이 국고보전을 신청했다 ▶통상거래가격 초과 ▶부당선거운동 연루 등의 이유로 선관위가 거부한 금액만 20억9746만원에 이른다. 반면 19대 총선 때 4대 정당(새누리당·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자유선진당)의 삭감액은 6억200만원에 불과했다. 4년 만에 선관위 심사를 못 넘은 부실·부당 청구가 세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다만 이 중 더민주는 중앙당의 경우 선거 관련 대행업체들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입찰 방식으로 선정했다. 비례대표 공보물의 경우에는 인쇄업체까지도 200만 부씩 10여 개 업체에 나눠 의뢰해 제작했다. “제작 기간이 촉박해 믿을 만한 업체에 맡겨야 한다”는 이유로 한 업체와 20억여원어치 공보물 제작을 수의계약했던 새누리당보다 투명한 일처리를 한 편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물론 더민주도 중앙당에서 집행한 비례대표 선거비용이 아닌 지역구 선거비용(시·도당이나 각 후보들이 집행)에 대해선 얼마나 투명하게 국고보전 청구가 이뤄졌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월 내란선동 혐의로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추가했다. 2010년 경기지사 선거 등에서 자신이 대표였던 홍보업체 CNP를 통해 국고보전금을 부풀려 받아낸 혐의를 인정해서였다.

당시 판결문에서 법원은 “(이 전 의원의 국고보전 부당 청구가) 선거공영제의 근간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정당들이 선거관련 회계감사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제도개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남궁욱·최선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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