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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당첨 1년 뒤 다시 1순위…“재당첨 금지기간 늘려야”

중앙일보 2016.06.20 01:59 종합 5면 지면보기
최근 분양시장이 투기판이 된 데는 정부 책임도 크다. 청약 1순위 자격 완화로 밑밥을 던졌고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서 집단대출(중도금대출)을 제외하면서 주택 수요를 분양시장으로 몰았다. 올 들어 5월까지 주택담보대출 19조원 중 52.6%인 10조원이 집단대출이다.

분양시장 투기 막을 대책은
정부, 경기 불황에 잇단 규제 완화
대출 규제서도 중도금은 제외

결과적으로 정부가 ‘판’을 깔고 ‘호객’까지 하면서 군불을 땐 셈이다.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됐음에도 정책의 ‘미세조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과열이 도를 넘는 수준”이라며 “재당첨 금지와 같은 조치를 통해 지금이라도 시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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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이 투기판으로 변질된 데는 2014년 나온 ‘9·1 대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정부는 잇따른 규제 완화에도 주택시장이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재건축 가능 연한 단축 등 주택시장 전반에 걸쳐 규제를 완화했다. 서울·수도권의 청약 1순위 자격을 청약통장 가입 후 24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인 것도 이때다.

당시 정부는 “주택공급 부족기에 도입된 획일적인 청약 규제로 실수요자의 불편이 크다”며 청약 1순위 자격 완화 이유를 밝혔다.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분양시장은 나쁘지 않았지만 ‘규제 개혁’이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분양시장 문턱은 더 낮춰준 셈이다.

그러자 분양시장은 ▶1순위 자격 완화 ▶전세난 ▶공공택지 신규 지정 중단과 같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더해지면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듬해 2월 청약 1순위 자격 완화 시행 직후부터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청약 광풍이 불어닥쳤다. 한 부동산개발회사 사장은 “공공택지라면 어디든 청약자가 몰리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1년은 전 직원이 미분양된 공공택지 아파트용지만 보러 다녔다”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인허가 물량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해에만 76만5000여 가구가 인허가를 받았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1977년 이후 최대치로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가 한꺼번에 공급됐던 90년(75만378가구)보다도 많다. 그런데 정책의 미세조정은커녕 지난해 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서 집단대출(중도금대출)을 제외하면서 오히려 기름을 끼얹었다.

분양시장에 이상 징후가 뚜렷해졌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올해 초부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당장 분양시장에 개입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지금 분양시장을 규제하면 시장에 규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선 심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재건축 등 다른 시장까지 얼어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집단대출 규제도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집단대출과 제2금융권 대출 관리를 금융권 ‘스스로’ 강화하도록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 동향을 관계기관과 함께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하면 대응하겠다”며 “특히 집단대출 취급 동향 등에 대한 현장점검을 통해 증가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금융권 스스로의 리스크 관리를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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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분양 양극화…일원동 래미안 45대 1, 전국 단지 21%는 청약 미달


전문가들은 그러나 재당첨 제한이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연장과 같은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당첨된 적이 있는 사람에 한해 일정 기간 1순위 청약을 제한(재당첨 제한)하면 1순위 자격 완화로 인한 충격을 어느 정도 완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부의 섣부른 개입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의 분양시장 과열은 일부 지역에 한정된 문제인데 정부가 청약 규제 등을 내놓으면 시장이 더 왜곡될 수 있다”며 “정부는 다만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분양권 거래의 위험성이나 분양권 거래가격 등을 꼼꼼히 체크해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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