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유정 변호사 측 브로커 이동찬 검거…법조·경찰·정관계 ‘현직’ 수사 급물살

중앙일보 2016.06.20 01:38 종합 12면 지면보기
정운호(51·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사업 로비 의혹과 관련해 법조계와 경찰, 정·관계 인사 등 ‘현직’들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 대표가 현직 부장급 검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진술이 나오고 브로커 이동찬(44)씨가 18일 도주한 지 40여일 만에 체포되면서다.

또 다른 검사, 수사 상황 전달 의혹도
홍만표 변호사는 오늘 구속 기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이씨를 경기도 남양주시 커피숍에서 체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씨는 ‘지명수배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 의해 붙잡혔다. 그는 체포에 저항하며 2층 커피숍에서 뛰어내리다 발을 다쳤다. 이씨는 커피숍 인근 아파트에 은신해 왔으며 체포 당시 전직 검찰 수사관 강모(49)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강씨는 이씨가 뛰어내린 틈을 타 도주했다.

검찰은 이씨의 아파트를 압수수색해 소지품과 휴대전화 2개를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현금 수억원을 가지고 있다는 첩보가 있었지만 아파트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강씨가 현금을 들고 도주한 것으로 의심하고 그를 추적 중이다.

이씨는 최유정(46·구속 기소) 변호사가 정 대표와 송창수(40·수감 중) 전 이숨투자자문 대표에게 재판부 청탁 명목으로 불법 수임료 100억원을 받는 과정에 가담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수임료 일부가 이씨에게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이와 별개로 “경찰이 수사 중인 사기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며 송 전 대표로부터 직접 억대의 돈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 등에게서 “전직 경찰관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식당에서 경찰관 로비 명목으로 이씨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전직 경찰관도 조사했다.

이씨는 지난 4월 최 변호사와 정 대표 간 폭행사건이 불거지자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들과 동행한 채 구치소에 있는 정 대표에게 합의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송 전 대표와 관련해 법원 관계자들에게 로비하겠다며 돈을 받아 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이씨는 현재 검찰 조사에 불응하고 있다.

검찰은 정 대표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모(54) 검사에 대한 자금 추적도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검사가 뇌출혈로 입원 중인 만큼 의료진 의견을 들은 뒤 소환 일정을 잡겠다”고 말했다. 박 검사는 2010년 정 대표의 서울메트로 매장 입점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 대표는 “박 검사가 감사원 고위 관계자와 고교 동문인 점을 노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정 대표의 돈을 심부름한 A씨(52)로부터도 “1억원이 박 검사에게 실제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A씨가 ‘배달사고’를 냈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단독] 정운호 “홍만표, 검찰 고위층 친분 언급”
[단독] 현직 검사가 2010년 ‘정운호 1억’ 받은 단서 확보


한 전직 검찰 고위 간부는 “현직 검사를 가장 먼저 타깃으로 삼은 것은 ‘제 살 도려내기’를 통해 수사의지를 보여 주고 판사나 경찰관,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했다. 검찰은 외부 기관에 파견 중인 이모(45) 검사가 지난해 대기업 임원 B씨를 통해 정 대표에게 검찰 수사상황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다. 해당 검사는 “수사정보를 유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19일 “이 검사로부터 정보를 얻었다고 정 대표에게 거짓말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은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를 정 대표와 관련한 변호사법 위반, 조세포탈 등 혐의로 20일 구속 기소한다.

서복현·장혁진 기자 sphjtbc@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