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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포드의 복수? “트럼프 후원 안한다”

중앙일보 2016.06.20 01:13 종합 1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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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가 표적으로 삼았던 애플과 포드자동차가 다음달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후원하지 않기로 했다. 7월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확정하는 ‘트럼프 추대식’ 자리다.

7월 공화당 전당대회 후원 중단
부시 부자 등 정치인 불참 이어
JP모건·모토롤라·UPS도 외면


18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애플은 노트북 제공과 현금 지원 등 일체의 후원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통보했다. 애플은 트럼프가 여성, 이민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적 발언을 계속하는 점을 문제 삼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일각에선 후원 중단을 애플의 복수로 간주하기도 한다. 올 초 연방수사국(FBI)은 샌버나디노 총기 테러범이 사용했던 아이폰을 열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자 애플에 잠금해제를 요청했지만 애플은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지난 2월 트위터에 “애플이 테러범 정보를 넘길 때까지 삼성 휴대전화만 쓰겠다”며 아이폰 불매운동을 내걸었다.

애플은 2008년 대선 때 민주·공화 양당에 14만 달러(1억6000만원) 어치의 맥북 등을 지원했고 2012년엔 무상 지원 대신 제품을 대여해 줬다. 포드자동차도 트럼프가 맹공을 가했던 기업이다. 포드가 멕시코에 조립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계획을 놓고 트럼프는 지난 4월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집권하면 이를 막겠다고 선언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과 포드 외에도 웰스파고 은행, JP 모건체이스 등 대형 금융업체와 모토롤라 솔루션, UPS, 월그린 등이 내부적으로 후원 중단을 결정했다. 이들은 모두 밋 롬니가 후보로 선출됐던 2012년 공화당 전당대회를 후원했던 업체들이다. 트럼프 반대론자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트럼프와 엮이는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속속 트럼프를 피하며 민주당도 유탄을 맞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간 공화·민주 양당을 후원해온 기업들의 이번 발표로 이들이 민주당 전당대회도 후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어쨌든 7월 공화당 전당대회는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 밋 롬니, 존 매케인 등 전 대선 후보 등이 불참하는데 이어 기업들의 후원마저 대폭 줄어드는 전례없는 추대식 자리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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