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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복지, 깔딱고개만 넘으면 선진국 수준”

중앙일보 2016.06.20 00:50 종합 2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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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흥봉(74·사진)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선진국을 산 꼭대기라고 봤을 때 우리나라는 7부 능선에 서 있다. ‘깔딱고개’만 넘으면 선진국에 도달하는 그 지점”이라고 말했다. 오는 27일 열리는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의 상임조직위원장으로서 한국 복지 현주소를 이렇게 진단했다. 차 회장은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보건복지부 장관, 세계노년학회(IAGG)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세계사회복지대회 위원장 맡은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27일 개막, 80개국 3000명 사상 최대
“사회보험·연금 발전 경험 서로 공유”

 
세계사회복지대회는 어떤 행사인가.
“1928년 미국 뉴욕에서 처음 개최된 지 88년 만에 한국에선 처음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 행사다. 세계 80여개국에서 3000여명의 사회복지 분야 학자들과 현장 종사자가 참여한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 40년의 사회복지 발달 경험을 전세계 사회복지인들과 공유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제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탈바꿈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의 복지 수준이 7부 능선이라고 했다.
“제도와 프로그램, 시설·조직·인력·재정 등을 기준으로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아직 100%는 아니라는 뜻이다. 연금제도는 갖춰져 있지만 늦게 발달한 만큼 연금 받는 노인은 40% 밖에 안된다. 건강보험 보장률도 60% 수준으로 선진국(80%)에 비해 떨어진다. 재정 역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친다. 모자란 부분을 채우면 2030년대 초반쯤 완전 선진 복지국가로 들어설 것으로 본다.”
고령화 시대의 사회복지 정책 방향은.
“노인복지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국가가 복지로 모든 걸 해결해주는 방식은 안 된다. 어려운 노인을 도와주되 노인 스스로 책임지고 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른바 ‘고령자 자립사회’다.”
보편적 복지 또는 선별적 복지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여전하다.
“둘은 상황에 따라 같이 가야 한다. 가령 건강보험제도는 보편적 복지로 가야 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선택적 복지 원리에 따라 하는 거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복지는 공짜가 아니다.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무상으로 베푸는 것은 국민을 ‘거지’로 만드는 꼴이다.”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한가.
“남은 3부 능선을 올라가려면 증세는 필요하다. 다만 전체 국민이 다같이 세금을 더 부담하는 형식의 십시일반의 증세로 가야 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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