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러시아 국기 단 미녀새, 리우 올림픽서 못 본다

중앙일보 2016.06.20 00:39 종합 27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조직적인 도핑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8월 리우 올림픽에서 뛰기 어려워졌다. 러시아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4·사진)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러시아 국기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오륜 마크를 달고 나서야 한다.

IOC, 러 육상팀 출전 금지안 동의
개인자격 오륜기 달고 참가 가능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1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11월 러시아육상연맹에 내린 국제대회 출전금지 처분을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IAAF는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육상 선수들의 도핑(금지약물 복용)을 후원하고 은폐했다”는 내용의 세계반도핑기구(WADA) 조사 결과에 따라 러시아에 연맹 자격 정지와 함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19일 사전 이사회를 열어 “IAAF의 결정을 지지하고 존중한다”고 결의했다.

그렇지만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리우 올림픽 출전이 완전히 봉쇄된 건 아니다. 도핑에 연루되지 않은 선수들은 IAAF가 주관하는 도핑 테스트를 받은 뒤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러시아육상연맹이 자격 정지를 받은 탓에 러시아 국기 대신 오륜 마크를 달고 뛴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이날 IAAF의 결정에 대해 “선수들이 경쟁할 기회를 빼앗는 잔인한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IAAF의 결정으로 러시아의 여자 장대높이뛰기 스타 이신바예바도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세계 최고기록만 28차례 경신했던 이신바예바는 도핑에 연루된 적이 없지만 IAAF의 징계로 인해 리우 올림픽 출전이 좌절될 위기에 몰렸다.

이신바예바는 17일 러시아 타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포함한 도핑과 무관한 선수들까지 출전을 금지한 것은 공정하지 않다. IAAF와 WADA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다”면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

구 소련 시절을 포함해 올림픽에서 통산 89개의 금메달만을 땄던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IAAF의 출전금지 결정을 막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WADA는 최근 추가 보고서에서 “러시아 보안국 요원이 도핑 검사관을 협박하고 세관에선 샘플에 손을 대는 등 조직적으로 약물검사를 방해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커졌다.

한편 8월 올림픽 개막을 앞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이어 재정 위기까지 겹쳐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 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프란시스쿠 도르넬리스 리우 주지사는 18일 “심각한 경제 위기로 재정이 고갈됐다”며 ‘재정 비상 사태’를 선언했다. 리우 주 정부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세수가 줄어든 데다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공무원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