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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운호 게이트’ 현관 비리 의혹의 몸통 밝혀야

중앙일보 2016.06.20 00:35 종합 30면 지면보기
검찰이 현직 검사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1억원의 금품을 받은 단서를 잡고 조사 중이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의 브로커로 활동했던 이동찬씨도 검거했다. 이에 따라 판검사 출신 전관(前官)을 넘어 현관(現官) 비리 의혹의 몸통이 드러날지 주목되고 있다.

검찰은 현직 검찰 간부 박모 검사와 정 대표 사이에서 돈 심부름을 한 것으로 지목된 A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했다. 정 대표는 최근 검찰에서 “2010년 박 검사에게 전달해달라며 A씨에게 1억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서울메트로 입점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무마하기 위해 청탁성 자금을 건네도록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사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 브로커 이동찬씨가 검거되면서 ‘정운호 게이트’ 핵심 인물들의 신병이 모두 확보됐다. 이씨는 최 변호사가 맡았던 정 대표 사건, 송창수 전 이숨투자자문 대표 사건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이다.

지금까지 현관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는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박 검사 조사로 현관 수사의 물꼬를 트게 됐지만 곁가지에 불과하며, 이제 시작일 뿐이다.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와 관련된 부분은 아직 뚜껑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해외 원정 도박 사건으로 수사받던 정 대표가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을 받고 ▶3차 수사 후 도박 혐의 기소 때 횡령 혐의가 빠지고 ▶정 대표 측의 보석 요청에 검찰이 ‘재판부가 알아서 해달라’고 한 과정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최 변호사가 수사·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법원에 어떤 로비를 벌였는지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고리들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한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시민들을 납득시키기는 힘들 것이다.

검찰은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롯데그룹을 대상으로 전방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수사가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검찰 자신의 손부터 살펴야 한다. 검찰은 검사장 출신이 한 해 100억원을 벌고, 어떻게 123채의 오피스텔 쇼핑이 가능했느냐는 국민의 물음에 응답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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