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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모밀국수

중앙일보 2016.06.20 00:08 경제 8면 지면보기
한여름처럼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시원한 음식을 먹는 일이 잦아졌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많이 찾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메밀국수다. 하지만 음식점에는 ‘모밀국수’라 적혀 있는 곳이 적지 않다. ‘모밀국수’ ‘메밀국수’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메밀국수’가 맞는 말이다. ‘모밀’은 ‘메밀’의 함경도 사투리이기 때문이다.

메밀은 아시아 북중부가 원산지로 중국의 명나라 때 우리나라에 들어온 뒤 일본으로 전해졌다. 고랭지 등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조선시대 구황작물로 큰 몫을 했다고 한다. 메밀국수·메밀묵 등 주로 국수와 묵으로 만들어 먹었으며, 밀가루가 귀했던 당시에 국수 재료는 대부분 메밀이었다고 한다. 냉면 사리의 주재료도 메밀이다. 아마도 함경도나 북쪽 지방에서 ‘메밀국수’를 주로 먹으면서 사투리인 ‘모밀국수’란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판모밀’이란 이름의 메뉴를 즐겨 먹기도 하는데 이 역시 ‘판메밀’이라 불러야 한다. 작은 대나무 발이나 나무 판 등에 올려놓은 메밀 사리를 장국(소스)에 찍어 먹는 형태로, 우리의 전통 메밀국수와 다른 일본식이다. ‘소바’라고도 많이 부른다.

‘소바’(そば·蕎麥)는 메밀을 뜻하는 일본말이며 지금은 ‘소바키리’(そば切り), 즉 메밀국수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인다. 메밀국수는 회(사시미)와 더불어 일본의 전통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메밀국수가 일본에서 발달한 뒤 역수입된 셈이다.

‘모밀국수’ ‘소바’는 ‘메밀국수’, ‘판모밀’은 ‘판메밀’이라고 불러야 한다. ‘모밀’ ‘메밀’이 헷갈리면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생각하면 된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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